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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무기감축조약 중단"…러, 美에 '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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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무기감축조약 중단"…러, 美에 '선공'

동유럽 MD 두고 미-러 관계 냉전 이후 최악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26일 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이행을 중단할 것임을 나토에 확인했다고 밝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스헤페르 총장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CFE 이행 '유예'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루지야 및 몰도바 주둔 러시아군 철군해야 비준'
  
  이에 앞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나토의 회원국들이 CFE를 비준할 때까지 러시아는 조약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조약의 이행을 위해 노력했으나 상대국들은 러시아 국경 부근에서 군사력을 늘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토 회원국들이 이 조약을 비준하고 엄격히 준수하기 시작할 때까지 이행 유예를 선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헤페르 나토 총장은 러시아의 조치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히고 "나토는 CFE를 유럽 안보를 위한 초석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CFE는 1990년 11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간에 체결한 재래식 전력 감축조약으로 전차, 대포, 전투기 등 재래식 전력의 보유 상한선을 정한 뒤, 그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파괴하거나 민수용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감축을 실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약은 구 소련 해체 이후의 상황을 반영해 1999년 개정됐고 러시아는 비준을 마쳤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몰도바와 그루지야에 있는 러시아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비준을 미루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CFE와 러시아군 철수는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관련이 있다고 해도 러시아는 이미 철군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갈등 고조시 북핵 문제 미-러 협력 약화 우려
  
  러시아는 나토가 동유럽으로 확대되면서 나토 전력이 러시아 국경 부근에까지 배치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이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폴란드에 1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고 체코에는 레이더 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로 동유럽 미사일방어 기지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를 방문해 미사일방어 기지 문제를 설득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 후 열리는 이번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미사일방어 기지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대립을 중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러시아가 CFE의 이행을 중단하는 '선공'을 펴면서 대립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동유럽 미사일방어 기지는 러시아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우려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의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 부근에서 점차 증강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가 CFE에서 탈퇴하면 러시아는 기술적으로는 국경 지역에 전력을 증강 배치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실제로 그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의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군사적인 의미보다는 국내 정치적인 동기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CFE 이행 유예를 선언은 서방 국가가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사일방어기지 설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탈냉전 이후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고 평가되는 현 상태가 계속될 경우 이란 등 중동 문제, 북한 핵문제 등에서 양국의 협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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