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철도공사 이철 사장입니다! 이철 사장은 1948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시절 삼선개헌반대투쟁위원회 전국학생 대표위원과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의장으로 활동했습니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제12,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2005년부터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과연 철마는 달릴 수 있을 것인가...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데요, 5월 17일에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를 시험운행해 보자고 합의가 됐는데 구체적으로 합의 내용이 어떻게 됩니까?
이철 : 시험운행을 하기 전에 군사적 보장조치를 취하도록 쌍방이 노력하고, 다음 실무접촉은 4월 27, 28일 양일간 하고. 그리고 5얼 17일에 경의선과 동해선을 시험운행한다. 이 세 가지 항목입니다.
박인규 : 작년에도 사실 시험운행을 하기로 했다가 하루 전에 취소돼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는데 그때도 군사적 보장조치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철도공사에서 하실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만 잘 될 수 있을까요?
이철 : 뭐 잘 돼야겠지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북이 군사적으로 집중관리하고 있는 지역이라서, 특히 북측의 경우 군부가 휴전선 일대나 전체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보장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입장입니다. 또 거기서도 내려올 수 없고. 특히 개성공단 같은 경우도 임시군사보장합의서에 따라 출입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전례로 봐서도 군사적 보장조치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만약에 시험운행이 된다면 경의선과 동해선이 어디서 어디까지 가게 되는 겁니까?
이철 : 원래 계획은, 경의선은 문산과 개성이고 동해선은 재진. 금강산 근처인데 재진은 우리한테 좀 생소한 지역입니다.
박인규 : 재진은 남한에 있는 곳입니까?
이철 : 남쪽에 있습니다. 원래는 저진이라고 불렀는데 저진과 금강산역인데 재진 이남에는 지금 철도가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개 구간..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두 개 구간에 시험운행을 하게 되죠.
박인규 : 그럼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는 겁니까?
이철 : 예.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고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고
박인규 : 만약 이게 성사가 된다면 잘만 하면 올해 안에 개성공단을 열차로 통과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이철 : 그렇습니다. 시험운행만 성공한다면 언제든지 통근열차 같은 걸 운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정치적 문제만 해결되면 올해 안이라도 열차 타고 개성공단 가서 일하고 오고 그럴 수 있군요?
이철 : 그렇죠. 더구나 개성공단의 가치와 이용도를 훨씬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남북 양측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남북철도연결이 사실 2000년도 1차 장관급 회담부터 시작돼서 벌써 7년이 됐는데 잘 안 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게 되면 시베리아, 유럽까지 다 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남북 시험운행이 잘 되고 계속 추진된다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어떤 게 있습니까?
이철 : 일반인들은 사실 잘 모르시겠지요. 철로를 연결한다는 게 그냥 낭만적 여행을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철로와 도로를 연결하는 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특히 북측에는 일반 도로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 북측의 경제개발, 경제협력, 사람의 왕래를 위해선 철도가 꼭 필요합니다. 그뿐 아니라 만주나 시베리아까지 간다면 기차 없이는 물자수송이 거의 불가능하죠. 워낙 먼 거리고 도로가 잘 안 돼 있고, 또 도로는 대단히 비효율적입니다. 철도가 장거리 대량수송에 가장 유리하고. 또 중앙아시아의 천연자원, 광물을 개발하거나 그쪽에 우리 수출품을 보내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유럽까지 가는 건 더 말할 것 없습니다. 훨씬 더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싸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차이는, 일반인들은 참 잘 모르시는데, 언뜻 느끼지를 못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항공이나 선박의 경우에는 점과 점의 연결입니다. 한 도시와 도시만 연결하죠. 그런데 철도는 모두가 선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인근 모두가 가역권, 교역을 할 수 있는 지역이 되죠. 그래서 지나가는 모든 지역에 타고 내리고 물건을 싣고 내리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철로를 연결하는 것과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하는 것은 차이가 많다. 그래서 선로를 연결해서 그야 말로 철의 실크로드, 우리가 교역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다 동원될 수 있는 혜택을 누리자는 겁니다. 만약에 철로가 연결된다면 남과 북은 동시에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됩니다.
박인규 : 사실 꿈같은 얘깁니다만 서울서 기차를 타고 베이징이나 모스크바를 거쳐서 런던, 파리, 베를린까지 가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직은 이른 것 같고. 작년에 사실 철도시험운행이 잘 되면 월드컵 응원열차를 철도로 한 번 가보자 했는데 무산됐어요. 내년에 북경 올림픽이 있는데 혹시 철도 타고 베이징으로 남북이 응원을 같이 가는 것도 가능할까요?
이철 : 불가능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북측의 태도, 아까 말씀드린 군사적 보장조치 이런 부분만 문제고 기술적 문제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북측에 있는 선로의 일부가, 속도가 많이 날 수 없는 구간이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은 비교적 단기간에 보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응원열차는 상징적 의미입니다만 그게 바로 정기열차가 상업적 운행이 가능하다면 남북 간에 엄청난 이익을 얻기 때문에, 그뿐 아니라 중국도, 러시아도 유럽까지도 큰 이익을 얻게 되죠.
박인규 : 정치적 문제만 해결되면 기술적으로는 문제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돈 문제는 없습니까? 재정적인...
이철 : 투자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북한의 철도를 개량하거나 보수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겠죠. 시간도 듭니다. 그러나 그것은 장기적인 목표, 우리가 남북측이 모두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본다면 사실은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죠.
박인규 : 어쨌든 다음달 말, 17일로 예정된 시험운행이 잘 돼야 앞으로 풀릴 거니까 기대를 해보구요. 21일인가요, KTX 이용객이 1억 명을 돌파했어요. 철도공사 사장으로 계시면서 2년 되셨는데 1억 명 돌파하는 걸 보니까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철 : 예. 참 대단한 기록입니다. 세계 초유의 기록이고, 신칸센.. 일본이 가장 먼저 고속철을 운행했는데 일본의 신칸센이나 프랑스의 떼제베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짧은 시간에 1억 명이 됐다는 말씀이시죠?
이철 : 예. 참 우리 직원과 저도 숨가쁘게 달려온 날들이었는데요, 철도공사가 독립되면서 사실 여러 가지 조직이나 시스템, 예산지원이나 직원들의 의식 등 모든 면에서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출발했는데, KTX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약간의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할 수 없었던 큰 기록을 만들었고. 이건 바로 국민들 모두가 우리 고속철... KTX를 사랑해 주셨다는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3년 1개월 만에 1억 명. 전 국민이 적어도 두 번 이상 KTX를 탔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하루에 몇 명이 이용하십니까?
이철 : 원래 개통 초기에는 하루 7만 명 남짓 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만 명을 돌파해 10만 2천 명 정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개통 당시보다 거의 1.5배 가까운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 자체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초창기에는 사실 역방향 좌석 문제, 눈이 부시다는 등 여러 가지 불편도 많고 역과의 연계성도 문제가 있다고 불만이 많이 있었는데, 3년 만에 1억 명을 돌파하게 된 요인이랄까요.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이철 : 기차는 기본적으로 장거리 대량수송에 유리합니다만, 우리 KTX가 굉장히 빠르고 안전하고 또 정해진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했다. 그런 게 국민들께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방금 말씀하신 연계교통수단이 준비돼 있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굉장히 큰 문제가 있습니다. 선로 구조에 지하철과 연계, 또는 시내버스와 연계, 기차와 기차 간의 환승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걸 많이 개선해 가면서 노력한 결과 고객들이 많이 사랑해 주셨고. 또 올해에 국가고객만족도 조사가 있는데 그런 조사에서 보면 철도서비스가 항공이나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앞질러서 고객들이 가장 만족한 교통수단이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런 것들은 아마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을 겁니다. KTX가 참 우리가 세계적으로 안정되게 잘 운영했습니다.
물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이나 프랑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 프랑스나 독일에는 오히려 앞서는 정시 운행률 같은 걸 지키고 있습니다. 또 세계 최초로, 아마 고객들이 잘 모르실 텐데 휴대폰에 문자로 다운받듯이 티켓을 다운받아서 휴대폰을 들고 가면 그게 티켓이 됩니다. 열차표가 되는 거죠. SMS 티켓서비스라고 하는데 이건 세계에 전혀 없는, 고객 위주의 서비스입니다. 또 요즘 각 역사, 서울역도 그렇지만 특히 대전역은 전국의 중심지인데 역 건물에 회의실 연계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싸게. 그러다 보니 전국 각지에 지점을 두고 있는 회사나 관공서에서 대전역에서 모이자. 그래서 거기서 회의실을 빌려서 회의를 하고 당일에 돌아가는, 이런 서비스도 하고 있고. 또 각종 할인혜택도 많습니다. 이런 여러 가시 서비스가 결국 KTX를 빠른 시간 내에 제자리를 잡게 만든 결과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KTX 건설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이다 뭐다 해서 건설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서 적자가 있었다던데 지금 이렇게 1억 명 돌파하고 이용객이 늘면서 KTX 자체의 수지규모는 많이 호전됐나요?
이철 : KTX의 자체의 수지타산은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일반열차, 화물열차에서 적자가 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철도공사의 운영 전체는 아직도 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예정돼 있던,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그런 규모보다 오히려 한 절반 정도 줄였다. 우리 철도공사 직원들이 작년에 굉장히 노력해서, 원래 정부나 우리의 예상은 9400억 정도 적자를 작년에 보게 돼 있었는데... 철도공사 전쳅니다. 그런데 작년도에 결산해 보니까 5200 남짓 적자를 봤습니다. 예상보다 무려 4천억 이상 적자폭을 줄인 건데 그건 결국 그만큼 돈을 더 벌었다는 겁니다. 사실은 우리가 워낙 적자폭이 크기 때문에 자랑을 크게 못합니다만 이건 정말 좋은 성적이었고 국민들이 칭찬해 주셔야 될 부분 아닌가. 우리 직원들한테 꼭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인규 : 그렇지만, 예상보다는 적자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은 아직도 5천억 적자라니 문제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이철 사장께서는 이번 KTX 1억 명 돌파를 계기로 해서 철도 르네상스도 말씀하시고 철도가 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어요. 그걸 말씀을 좀 해주시죠.
이철 : 사실 철도공사가 작년에 5300억 가까운 적자를 만들었는데 예상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엄청나게 큰 적자입니다. 그게 철도공사 직원들이 잘 못해서가 아니고 원래 재무계획을 잘 못했습니다. 외국의 경우와 대비해 본다면, 외국은 정부가 운영하는 철도를 공사화 할 때 운영하다 생긴 적자마저 정부가 인수하고 지금부터 잘 운영하십시오, 하고 공사화를 시켜줍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부채를 다 탕감하고 새롭게 출발시켜 준다.
이철 : 예. 그런데 우리나라는 건설하다가 생긴 부채마저 철도공사에 안겼습니다. 무려 4조 5천억 정도인데 나머지 선로 사용료도 연간 5500억을 부담합니다. 선로는 정부 것이고 우리 철도공사는 역사와 차량을 유지하면서 영업을 하는데, 거기에 선로사용료 5500억을 부담하는 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용료를 내고 있습니다. 그럼 연간 7천억 이상을 우리가 정부에 부담하고 있는 꼴인데, 그래서 우리가 작년도에 5천억 남짓한 적자를 본 건 사실 적자가 아니라 경영정상화에 다가가고 있다는 표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운영상 적자가 아니라 시설투자와 선로사용비에 따른 적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정부가 좀 어떻게 해달라는 말씀이신데, 정부에서 반응이 좀 있습니까?
이철 : 정부의 재정상태를 감안한다면 사실 정부도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철도공사 임직원들의 잘못으로 생긴 적자가 아니라는 건 인정받아야 하고. 그래야 명예롭게 우리가 근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빠른 시간 내에 선로사용료 부분은 조정돼야 합니다. 재정상태가 어렵더라도 부당하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로사용료를 우리가 부담한다면 말이 안 되죠.
박인규 : 선로사용료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말씀하셨는데, 예를 들면 프랑스나 일본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이철 :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쌉니다. 그건 여러 가지 자료를 우리가 다 갖고 있고. 외국의 경우는 공사화 되고 난 뒤에 일정 기간 동안 선로사용료 자체를 아예 없애 주는 나라도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어떤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전국에 자동차를 위한 도로를 까는데 그건 사실 자동차를 위해서 까는 건데 그걸 자동차 회사가 깐다면 아마 자동차 회사가 엄청난 적자일 것이다. 왜 나라 돈으로 하지 않느냐... 하여튼 그런 부분에서 정부에서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철 : 선로사용료는 도로사용료와 마찬가지인데, 도로와 비교할 때 국도나 지방도는 정부가 깔고 거기 이용자가 고속버스 회사든 자가용이든 화물트럭회사든 전부 무료로 이용하죠. 그런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로사용료를 내고 이용하고 있다. 이건 잘못돼 있죠. 정부가 이제 그런 걸 인정하고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할 시점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철도계통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하던데 차제에 확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철도교통의 르네상스를 위해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나눴습니다만 그래서 철도공사 자체적으로 적자를 줄이기 위한 나름의 자구노력을 보이면서 그런 말을 해야 좀 힘이 있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이철 : 저희들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 점 때문에 작년에 정부와 철도공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6개월 동안 협의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철도공사가 자구노력을 많이 하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정부가 한다. 정부도 지원한다는 합의를 봤는데요, 거기에 따라 철도공사가 작년부터 굉장한 자구노력을 한 결과 무려 4천억 이상의 경영적자를 줄였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고. 올해도 계속 앞으로 적어도 몇 년 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을 해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정부가 거기 따른 여러 가지 지원을 계속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뿐 아니라 우리 자체의 영업수지를 대폭 늘리고 부채를 까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텐데, 그 하나가 용산 역세권 개발이나 대전 영세권 개발, 서울역 북부 지역, 그리고 수색 역세권... 역세권 개발사업도 포함됩니다.
박인규 :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철도공사에서 상당히 기대를 하는 사업인 걸로 알고 있는데 서울시하고 약간 문제가 있다면서요?
이철 : 그렇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래 전부터 서울시가 일종의 혐오시설인 철도공작창을 요지인 용산에서 빼고 거길 개발하자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발표했고 우리한테 요청했습니다.그런데 제가 철도공사 사장으로 와서 적극적으로 그걸 노력하려고 했더니 이제 보니 서울시보다 철도공사가 더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가졌는지...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을 우리한테 의뢰한달까요? 기대는...
우리가 갖고 있는 땅이 아니라 우리와 인접한 땅 7만 평을 동시에 개발해 달라. 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거기 무려 3천여 세대가 이미 입주해 있습니다. 거길 재개발 하려면 우선 그건 우리의 고유 의무가 아니라 서울시의 고유 의무입니다. 더구나 그걸 법적, 행정적 절차를 우리가 밟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런 불가능한 책임을 우리한테 지우는 건 참 어려운 문제인데 서울시가 떠넘기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도로 자기들이 할 수 없으니까 우리한테 협력을 구한다고 생각한다면, 진정 협력을 한다면 해결될 겁니다. 지금 협의를 하고 있으니까요.
박인규 : 서울시가 끝까지 안 한다고 하면 못하는 건가요?
이철 :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건 우리를 위한 우리의 재정적자를 메우거나 재무적자를 메우거나, 아니면 부채를 까는 사업일 뿐 아니라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서울시민을 위한 개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아마 그러리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결코 서울시가 자신들의 일을 우리한테 떠넘기는 일은 하지 않겠지요.
박인규 : 모쪼록 서울시와 철도공사가 마음을 합쳐서 개발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철 사장님 나오셨으니까 약간 불편한 질문일 수 있지만 안 여쭤볼 수 없는 게... KTX 여승무원 문제가 1년이 넘었어요. 어떻게 좀 잘 해결될 수 없을까요? 입장이 어떠십니까?
이철 : 그대로 말씀드리면 이 문제는 사실 다 해결된 겁니다. 이미.
박인규 : 민세원 지부장이 여기 나왔는데 그분은 전혀... 자기네들이 철도공사의 정규직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 아니라고 하던데요?
이철 : 전에 근무하던 KTX 전 승무원들이 압도적 다수가 현재 직장에서 만족하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옮겨서요.
박인규 : 정규직이라는 게 철도공사가 아니죠?
이철 : 철도공사는 아닙니다. 원래 그분들이 철도공사의 자회사로 입사했고 그 자회사의 1년짜리 비정규직으로 계약직 근무를 하다가 제가 취임하자마자 바로 정규직으로 바꿔 줬습니다. 그래서 압도적 다수가 거시서 현재 만족하고 근무하고 있는데 문제는 일부 전직 승무원들... 한 60여 명 되는 걸로 파악합니다만 그분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면서,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라, 철도공사의 정규직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서 끝없는 투쟁을 하고 있는데, 무리한 요구입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개인적으로는 참 안타깝지만 해결할 방안이 없습니다. 그건 노조의 요구인, 우리 철도공사의 직원 모두의 요구인, 우리 철도공사는 모두 공채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어긋나는 집단 특채를 요구하는 거니까 그건 받아들여질 수도 없고 받아들여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도 참 안타깝습니다. 다른 얘긴데요 85년 2.12 선거 때 돌아온 사형수라고 해서 정치에 입문하셨고 커다란 돌풍을 일으키셨는데 정치를 떠나신 지 한 10년 되셨지만 혹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돌아오라는 러브콜 같은 게 있지는 않으신지요? 있다면 또 응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이철 : 항상 구체적인 요구가 있기도 하고 때때로는 막연한 기대로서 반영될 때도 있죠. 그러나 지금 현재 공기업의 자리나 정치적 역할이나 모두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쪽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공적인 역할이나 임무가 요구된다면 그걸 굳이 피하진 않겠다. 지난번 총선 때 당선되리라고 기대하고 부산에 간 건 아닙니다. 요구가 있어서 갔던 건데.. 그런 경우나, 철도공사 사장 자리도 자리가 좋아서 온 건 아니고 그냥 어떤 임무를 요구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공적인 임무가 요구된다면 어떤 것도 피하진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인규 :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4만 명의 종업원을 가진 공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작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계시는 동안 많은 일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계획이라든가 혹시 국민에게 하실 말씀 있으시면, 못다 한 말씀 있으시면 한 마디 해주시죠.
이철 : 철도공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혁명적 변화.. 세계에서 아마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그런 공기업일 거고 그런 집단입니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다 국민들이 용서해 주시고. 국민들도 정부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신다면 거기에 아마 분명히 철도 가족들은 보답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아까 말씀하신 남북철도... 대륙철도연결.. 이건 단순히 낭만적 여행을 위한 행사가 아닙니다. 정말 우리 경제의 혈맥을 잇는, 대륙과 비로소 하나 되는 어마어마한 변화를 의미하고 우리 민족이 반드시 기대를 걸 수 있는 그런 큰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그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철도공사 사장으로서 일단 철도 르네상스를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리고. 혹시 또 정치에서 보게 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철 :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철도공사 이철 사장을 초대해 남북 열차시험운행이 갖는 의미와 준비 상황은 어떤지 또, 최근 이용객 1억 명을 돌파한 KTX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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