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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키 정권, 시아파 내에서도 '팽'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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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키 정권, 시아파 내에서도 '팽' 당하나

親美 경향에 불만…사드르 진영 무더기 퇴각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앞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7일 반미-급진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말리키 정권에 '박아뒀던' 장관 6명을 모두 퇴각시킨 것을 시작으로 의회에서도 불신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1년 간 '자치 정부'란 간판이 무색케도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정책에 끌려 다니기 일쑤였던 말리키 총리에 대해 쌓여 온 정치권의 불만이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같은 시아파 내에서마저 외면하는 상황이 당장 말리키 정권을 전복시키진 않겠지만 정권의 영향력과 수명에는 적잖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이면 취임 1년을 맞는 말리키 총리가 정치적 통합과 전쟁 종식이라는 두 가지 과제 중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바그다드 치안 강화작전' 동조에 배신감 느껴
▲ 시아파 최대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왼쪽)가 말리키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으로 보여 말리키 총리(오른쪽)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시아파 최대 지도자로 꼽히는 사드르는 내각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말리키 정권의 버팀목이 돼 왔다. 사드르 진영 의원 30명은 주요 법안 처리 시마다 정부 편을 들어 '친(親) 말리키 파'가 의회에서 박빙의 우세를 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드르는 자기 진영 장관들을 내각에서 사임시킨 데 이어 의회에서 맡아 온 사실상 여당 역할도 중단하려는 듯 보인다.

사드르 진영의 사리흐 알 오가일리 의원은 24일 미국의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총리를 교체할 의사가 없고 시아파 동맹을 깰 생각도 없다"면서도 말리키 총리가 미군이 주도하는 바그다드 치안 강화 작전에 동조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오가일리 의원은 "침략자들은 떠나야 하며 이라크인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며 미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역시 사드르 진영인 바하 알 아라지 의원도 같은날 <유에스에이투데이>와의 인터부에서 "말리키 총리가 정부를 강화할 만한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정부는 몇 주 안에 임기를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요구 '석유 수익 분배법'에 싸늘한 의회

말리키 총리는 사드르 진영의 외면으로 당장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연신 이라크가 직면한 정치적, 종파적 문제의 책임을 말리키 정권에 떠넘기며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것이 석유이권을 둘러싼 종파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이라크 석유 판매 수익을 종파별로 나누는 법안의 제정이지만 사드르 진영의 이탈로 말리키 정권의 의회 장악력이 와해된 상황에선 원만한 처리를 기대키가 어렵다.

지난달 14일 미군 주도의 바그다드 치안 강화 작전이 시작된 이후 의회에서 정부가 요구한 주요 법안 처리에 차질이 잦아진 것으로 미루어 말리키 정권의 '스탠스'에 대한 반발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이라크 의회 내에 말리키 정권의 통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말리키 진영의 일원마저도 말리키 정부를 "마비된 정부"라고 폄하할 정도였다. 카심 다우드 의원은 "현 정부는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얼마나 더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종파 내에서도 불신을 받는 말리키 총리가 수니파의 도움을 바라기도 어렵다. 오히려 말리키 총리의 피동적인 태도에 수니파 진영의 누적된 불신이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의회 내 수니파 진영의 대변인인 셀림 압둘라 의원은 "수니파의 정부 참여 여부는 이라크 정부 내에 모두를 존중하는 정치적 공감대가 조성됐느냐에 달려 있지만 현 정부는 이런 개념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우리가 진정한 파트너인가'란 자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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