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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의 '위성요격 계획' 왜 알고도 침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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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의 '위성요격 계획' 왜 알고도 침묵했나?

중국과 협상하면 MD 구축에 차질 생길까봐

미국 정부가 지난 1월 중국이 미사일로 위성을 요격하는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지만 미리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내셔날헤럴드트리뷴(IHT)>는 23일 조지 부시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중국의 3번째 위성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이 준비되고 있는 듯한 징후를 발견한 직후 대응 방법에 대한 협의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정보기관들이 요격실험이 준비되고 있는 중국 송린 기지에서의 군사적 움직임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데 따른 것이었다.
  
  협의에서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후 중국에 보낼 항의서 초안 작성에까지 들어갔으나 결국 중국이 실험을 할 때까지는 아무 말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MD 추진 부시 행정부 '중국 의도에 말릴라'
  
  부시 행정부가 '사전 무대응' 방침을 세운 까닭은 중국의 계획을 저지할 만한 수단이 신통치 않았던 데다가, 미국이 중국의 군사활동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에 노출시키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압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5년 7월 7일과 2006년 2월 6일 각각 행해졌던 중국의 위성요격실험도 사전에 탐지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별다른 사전 대응은 하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는 두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후 사후 항의만 했었다.
  
  하지만 중국의 움직임에 사전 대응하는 것은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을 위한 부시 행정부의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보다 중요한 배경이었다는 게 이 신문의 지적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우주공간에서의 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협정이 있어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MD 개발을 위한 융통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그같은 제안을 거절해 왔다.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은 행정부의 관리들이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적 경쟁을 규제하는 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할 의사가 있었다면 중국의 위성 요격실험을 저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 아메리카 재단'의 군비통제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는 "미국이 중국과 우주공간에서의 무기 사용에 대해 제네바에서 토론을 할 의지가 있었다면 중국에게 요격실험을 하지 말라고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그같은 대응 방안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요격실험이 끝난 후 우주 공간에서의 군비경쟁을 촉발시켰다거나 파괴된 위성의 잔해가 미국의 위성들에 위협이 된다는 등의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이같은 대응은 당시 '이중잣대' 논란을 불러왔었다. 자신들은 의욕적으로 우주공간의 군비증간 계획을 추진하면서 중국만 비판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 부시 행정부가 이미 그같은 비판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었고, 중국의 의도에 말려들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을 품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중국의 새로운 군사적 도약을 저지할 기회를 잃은 건 아닌지 등에 대한 새로운 논란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러시아 위성 발사 못잖은 충격 주었다"
  
  중국은 지난 1월 11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약 859km 상공에 떠 있던 자국의 낡은 기상위성을 격추하는 위성요격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미 정보당국은 SC-19 미사일을 위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거듭 포착됐고, 1월초에는 정찰정보 수집·분석기관인 미 국립지리정보기구(NGIA)로부터 SC-19의 시험이 월내에 있을 것 같다는 보고가 나왔다. 요격 대상은 펑윈-1C라는 노후한 중국 기상위성으로 추정됐다.
  
  <IHT>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공군이 중국의 실험 당일 평상시 2회였던 이 위성의 위치점검을 6회로 늘리는 등 면밀하게 위성의 움직임을 관찰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실험 결과 미국의 저궤도 영상 위성을 요격할 능력을 내년쯤이면 갖추게 되어 안보에 적잖은 위협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마이클 모셀리 미 공군참모총장은 최근 회의에서 "중국의 위성 요격실험 성공은 러시아가 우리보다 먼저 위성을 쏘았을 때에 못잖은 충격을 주었다"며 "그 실험으로 이제 우주 공간은 과거보다 위험한 곳이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일부 관리들은 중국 요격실험의 목표는 미국의 영상 위성을 차단하는 능력을 제고하는 것과 동시에 대만과의 충돌시 미국의 군사 작전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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