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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한다던 민주당-탈당파, 하루만에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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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한다던 민주당-탈당파, 하루만에 '원수'

통합협상 '먹구름'…알고 보니 '돈' 싸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모임 간의 합당 협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두 세력은 19일 하루 종일 합당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했지만 '징검다리 신당' 창당과 합당 일정, 당 지도체제, 각 당 창당발기인 비율 등 신당의 주도권과 관련된 모든 쟁점을 두고 날카롭게 대치했다.
  
  양측은 전날도 조직분과와 당헌당규 분과 등 세 개의 분과위를 열었으나 핵심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특히 지난 17일 발표한 합의 내용을 두고 양측의 해석이 갈리면서 협상은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양측은 현재 각각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막판 조율에 나서기로 했지만 협상 결렬에 대한 전망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신당모임 '먹튀' 할라" VS "민주당이 주도해선 안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가장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지점은 징검다리 신당 창당과, 민주당과의 합당 일정에 대한 부분이다. 양측은 민주당에서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 통합신당모임과 공동으로 징검다리 신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에만 합의한 상태다.
  
  민주당은 내달 6일을 최종 합당 시점으로 상정하고 오는 29일쯤 징검다리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신당모임은 일단 내달 6일까지 징검다리 신당을 창당하고 내달 중순 이후 민주당과 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신당모임이 지난 17일 저녁 '4자 대표자 회담'의 합의를 어겼다며 크게 반발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오늘 오전 이강래 의원이 박상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독자정당을 창당하고 그 이후에 통합을 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는 "4인 회동의 합의를 정면으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갈등에는 국고보조금 문제가 깔려 있다. 민주당의 계획대로 내달 6일 합당절차까지 완료하면 2.4분기 국고보조금은 합당된 신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반면 신당모임 쪽 안대로 하면 국고보조금은 징검다리 신당에게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국고보조금 금액은 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으로서는 신당모임의 '먹튀'를 우려하고 있다. 신당모임이 민주당 일부 의원과 신당만 창당하고 추후 합당 절차를 미루거나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신당모임은 민주당 측 주장대로 하면 사실상 민주당에 대한 흡수 통합으로 '도로 민주당'이 된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오는 20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하고 29일쯤 징검다리 신당을 창당하려면 사실상 민주당의 지역당 조직 등을 그대로 승계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흡수 합당'이 된다는 것이다.
  
  당명-지도체제 문제도 '뜨거운 감자'
  
  신당의 당명과 지도체제, 발기인 비율도 논란의 대상이다. 민주당은 당명에 '민주'라는 이름을 반드시 포함시켜 민주당의 정통성을 표현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신당모임은 '도로 민주당'으로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모에 붙여 새로 정하자는 입장이다.
  
  지도체제 문제에서도 민주당은 민주당측 인사가 대표를 맡는 단일 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신당모임은 신당모임, 민주당, 시민사회세력에서 각각 한 명씩 대표를 맡는 공동대표 체제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기인 비율도 민주당은 '민주당 : 신당모임'이 각각 15:15의 비율로 하되 각각 5명씩 시민사회세력을 추천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신당모임은 신당모임, 민주당, 시민사회세력이 10:10:10의 비율로 하되 시민사회 추천권을 자신이 갖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렬로 가나
  
  협상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협상 결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지금 중앙위를 개최해 통합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며 "박상천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번에 열린우리당 탈당파와의 통합협상이 잘 안되더라도 중도개혁세력 통합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당모임도 이날 최종협상이 결렬될 경우 20일 헌정기념관에서 신당 발기인대회를 독자적으로 강행한다는 내부 일정을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말도 난무
  
  협상 결렬 분위기는 공개적으로 치고받은 양측의 말싸움에서도 확연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통합신당모임 측은)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도의감이 결핍된 것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이 정착민이라면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 분들은 유목민이라 정말 협상이 힘들다"고 맹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는 152명의 열린우리당도 상대해 왔는데 거기서 뛰쳐나온 20여 명을 상대하기가 이렇게 힘들지 예전엔 몰랐다"며 "23인의 국회의원 여러분, 이제 임기는 1년 여 남았다. 지금 당장 총선 실시한다면 재선율이 얼마나 되겠는가. 여론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는 국민들이 잘 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통합신당모임 측도 반발했다. 양형일 대변인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타나 "유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양 대변인은 "말그대로 '정착지'를 가진 공당의 대변인이면 대변인답게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 의원이 '대변인이면 혀로 돌아다니고 발로 말해선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초 열린우리당 소속 수도권 초,재선 의원 10여 명이 탈당해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의 합당 시 동참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협상이 난항을 면치 못하면서 이조차 여의치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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