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는 수업 시간에 '불온한 글'을 제출해 담당교수가 일대일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으며 그 뒤로도 잔인한 상상을 담은 희곡을 쓰는 등 "주변 사람들을 불안케 하는 존재였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위험성 알렸으나 경찰 개입 힘들다는 답변"
2005년 가을 학기 때 창작 수업을 담담했던 루신다 로이 전 영어과 학과장은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 씨의 행적과 그의 창작 과제물에 드러나는 주제에 대해 걱정을 한 끝에 일대일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로이 교수는 "조 씨의 작문에는 명시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 아래엔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그는 내가 지금껏 살아 오면서 봐온 사람 중에서 제일 심각한 외톨이였다"고 말했다.
로이 교수는 조 씨가 실내에서도 모자를 눈까지 깊숙이 내려 쓴 채 선글라스를 착용했다고 평소 모습을 회상했다. 로이 교수는 또 조 씨에게 질문을 하면 뭔가 속삭이면서 답변을 하는 데 20초가 걸렸다고 말했다.
로이 교수는 또 "조 씨가 영특한 학생이었지만 다른 학생들과 교수들이 그의 존재를 불편해 하는 것을 그대로 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로 로이 교수를 사진 찍기도 해서 로이 교수는 "그를 만날 때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로이 교수는 경찰 측에 조 씨의 위험성에 관해 알렸으나 경찰이 개입하기에는 법적 장애물이 너무 많을 것이란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로이 교수는 조 씨에게 생활 상담을 권했지만 조 씨는 "듣는 일에 싫증이 난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상담에 가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끔찍한 폭력과 무기 등장한 희곡 써 내"
조 씨가 '위험한 글'을 써 낸 것도 비단 한 번만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와 함께 희곡 작문 과목을 수강한 이안 맥팔레인은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해 가을학기 조 씨가 '리처드 맥비프', '미스터 브라운스톤'이란 두 편의 희곡을 쓰고 학생들끼리 돌려 보고 평가를 해주었다고 밝히고 "그의 희곡은 마치 악몽과도 같이 끔찍한 폭력과 무기가 등장하는 등 매우 비뚤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조 씨의 희곡 내용이 너무 끔찍한 나머지 동료들이 매우 조심스럽게 논평을 해주었으며, 교수조차 조 씨에게 최종 논평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
조 씨가 쓴 희곡 '리처드 맥비프'는 아들과 계부 간의 갈등을 그렸으며, '미스터 브라운스톤'은 카지노에서 우연히 만난 학생들과 교사 간의 해프닝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건 직후 범인이 아시아계로 알려지자 같은 반 학생이었던 동료들은 즉각 조 씨를 범인으로 떠올렸다고 맥팔레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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