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중국전문가 강준영 교숩니다! 강준영 교수는 1962년 충남 연기 출생으로 85년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1996년 대만 국립정치대학 동아연구소에서 현대 중국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4년부터 1995년까지 재단법인 대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중국 베이징대학과 대외경제무역대학, 미국 U.C.Berkeley 교환교수를 역임했습니다. 99년부터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교수와 같은 대학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고, KBS 객원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난주에 원자바오 총리가 우리나라에 와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는데 중국 총리가 우리나라에 온 건 7년만이라고 해요.
강준영 : 맞습니다. 총리로서는 2000년에 당시 주룽지 총리가 방문하고 7년만이구요, 물론 노무현 대통령도 방문을 두 번 했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여러 번 정상회담을 했습니다만 총리로서는 두 번쨉니다.
박인규 : 원자바오 총리가 서민적 풍모가 있다고 해서 서민총리라는 말도 있고, 중국내 서열은 3위라고 평가하는데 어떤 분입니까?
강준영 : 원자바오 총리는 사실 우리가 중국정치체제를 이해할 때 우리들과는 많이 다른 면이 있어서 서열 2위, 3위 이런 말을 하는데 실제로 중국의 정치는 당이 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당의 수장인 총 서기가 서열 1위죠. 지금 후진타오구요. 그리고 행정부는 내각을 이끌고 있는 국무원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국무원은 중국의 중앙정부이면서 최고 권력의 행사기관입니다. 그러니까 이 국무원 밑에 내각이 있고, 우리가 잘 아는 31개 성시의 지방정부가 있는 겁니다. 북경시, 상해시, 산동성 정부.... 전체적으로 국무원 총리는 당 총서기와 함께 중국의 권리를 분점하고 있는 체젭니다. 그래서 지금 체제를 후진타오, 원자바오 체제라고 얘기하는 거고. 사실 중국의 총리는 우리와는 개념이 다른데요, 5년 임기가 보장되고 두 번 연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총리를 실권형과 실무형 총리로 나눌 수 있거든요. 권력형 총리라고 보통 얘기하는데 예를 들어서 이전의 리펑 같은 경우가 권력형이고 원자바오 총리는 실무형입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아주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당 총서기인 후야오방, 자오즈양, 장쩌민 3대를 다 모신 사람입니다. 사실은 중앙판공청이라는 공산당 살림을 맡고 있고 총서기 비서실 같은 덴데 지도자가 바뀌는데도 계속 그 역할을 한다는 건 이 사람의 실무능력이 상당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 실제로 중국의 권력핵심에 오르려면 다 혁명열사의 자제라든가 소위 중국에서 얘기하는 아주 좋은 성분을 갖고 있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굉장히 서민형, 일반 가정에서 태어나서 올라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총리가 되고 나서도 상당히 서민적인 풍모... 20년 된 점퍼를 입고 다닌다거나 다 떨어진 운동화를 수선해서 신는다거나 이런 걸로 국민적 인기도 아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민형 총리라고 보통 얘기하죠.
박인규 : 정치가형이기보다는 실무관료형이군요. 그런데 국무원 책임을 맡고 있다면 서열 2위일 것 같은데 3위라고 하면.. 2위는 어딥니까?
강준영 : 중국이 공식적으로 서열을 발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통 중국의 관영방송인 CCTV 아나운서가 지도자들을 읽는 순서가 서열이 되구요, 그 다음 회의장이 입장하는 순서가 보통 서열이 되는데, 시스템상으로 보면 원자바오가 2위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 서열 2위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인 우방궈라는 사람이 하고 있거든요. 공산당 경력이 앞서기 때문에, 당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2위가 우방궈, 3위가 원자바오다.
박인규 : 전인대회라는 게 우리로 치면 국회 같은 데죠?
강준영 : 그렇습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사실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권력기관인데 그 중 상무위원회, 그리고 입법기능을 갖고 있는 두 분의 위원장이 전인대 상무위원장입니다. 그 사람이 우방궈인데, 그래서 우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우리 국회의장에 해당한다고 얘기하죠.
박인규 : 그럼 이번에 원자바오 총리가 와서 노무현 대통령과 어떤 주요한 합의를 했습니까?
강준영 : 사실 한중관계는, 우리는 동북공정이나 이런 게 굉장히 큰 현안입니다만 지난 15년간 아주 우호적이고 협력적 분위기 속에서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양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핵심은 역시 북핵문제 해결이죠. 북핵문제를 어떻게 공조를 하면서 해결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늘 한중간에는 문제가 되고 있죠. 그래서 이번에도 평화적 해결, 외교적 해결, 그리고 2.13 북핵합의 이후 어떻게 한중이 보조를 맞춰서 합의를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졌구요.
이번에 특히 관심을 끄는 건, 원자바오 총리가 원래 한중교류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기 직전에 한미FTA가 타결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이 그동안 줄기차기 우리에게 제창해 왔던 한중FTA를 빠르게 진행하자는 얘기들이 결국 화두로 크게 떠오르게 된 거죠.
그 다음 동북공정 같은 경우가 우리는 굉장히 정치적 문제로 해석하면서 이것이 양국 우호관계에 결정적 결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하는데, 중국은 이게 지방정부의 일이고 학술적 문제니까 자꾸 확대하지 말자, 덮어놓고 지나가는 거죠. 이번에도 양국관계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합의였습니다. 서로 그 문제를 깊이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 거구요.
박인규 : 언론들이 약간 관심이 있어서 여쭤보는 건데, 북핵문제가 원래 4월 14일 지난 주말에 1단계로 북한이 핵사찰 등을 받아야 되는데 안 받았습니다. 혹시 중국이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강준영 : 지금 상황은 완전히 페이스가 북미간 양자대화로 넘어갔죠. 지금 핵심문제는 BDA.. 소위 자금 문젠데, 사실 자금동결이 해제된 지 2, 3일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모든 북핵폐기도 하고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가시적 조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미국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노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의 회담에서 BDA문제를 잘 해결해야 북핵문제가 풀릴 거다, BDA가 전제조건이다, 그러니 그걸 잘 해결해 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며칠 있다가 BDA 불법자금 문제가 공식적으로 해결됐고 다만 그것이 4월 14일이 한계였음에도 불구하고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인 상황을, 북한이 시간이 없었다는 걸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구요. 어쨌든 중국도 BDA 자금이 풀리면 북한이 하도록 하는 데 대해서, 2.13 합의의 초기 이행조치를 진행하는 데에 힘을 기울일 거고 우리도 그렇게 할 거고. 현재로서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며칠 말미를 주면 해결되지 않겠냐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한중관계 얘기 하면 주로 우리는 경제 쪽을 주목하는데 이번에 정상간 회담을 하면서 양국간에 해군, 공곤의 핫라인을 구축하자. 말하자면 군사 분야의 협력관계 얘기가 나왔어요. 이걸 주목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강준영 : 실제로 굉장히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한중 관계의 핵심적 내용이 북한 요소 아니겠습니까. 중국과 북한은 우호조약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일단 유사시에 빠지면 중국군이 무조건 참전하게 돼 있는 우호협정조항이 있거든요. 물론 이제 중국에서는 그게 이미 사문화 됐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실 서해상에서 북방한계선.... 꽃게잡이 어선... 중국과 북한 어선들이 엉켜 있다 보니 해상분쟁이 생깁니다. 이걸 공식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합동수색훈련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은 군사수색이란 말이죠. 군사적인 교류의 진전이 이뤄졌다는 건 양국 군사교류가 한 단계 발전한 거죠. 그리고 핫라인도 설치했단 말이죠. 그럼 이게 지금 현재로서는 의미를 크게 부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한반도가 분쟁상황에 빠지거나 내지는 빠지려는 조짐이 보이거나 할 때는 사실 한국, 중국, 북한이 얽혀있게 되는 관계가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상당히 군사적으로 억지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데에 우리가 주의를 해야 될 것 같구요.
박인규 : 얼핏 생각하면 중국과 북한이 우호조약이 있으니까 한중간에 협력이 강화되면 북한이 견제한달까 싫어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강준영 : 지금 사실 그런 상황이 북한으로선 좀 어렵죠. 왜냐 하면 중국이 사실 80% 이상 북한경제의 목줄을 죄고 있습니다. 원유나 식량, 그리고 중국의 묵인하에 사실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진전이 이뤄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정적인 한반도 관리라는 차원에서 중국이 용인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북한이 그걸 깨고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나오겠다는 등의 시도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지금 제일 관심사는 한미FTA인 것 같아요. 중국도 사실은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한미FTA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강준영 : 한미FTA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 마디로 중국의 언론이나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보면, 이것은 미국의 중국 견제다. 이런 시각이 많습니다. 왜 그렇게 보냐 하면 중국이 그동안의 경제적 부상을 바탕으로 소위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화경제권 블록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여기에 역외국가인 미국이 끼어들었다. 그렇게 됨으로써 자신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질 수 있는 힘.. 이 부분이 삭감된다. 이러니까 전체적으로는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정치적인 생각을 좀 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입장에서 한중FTA는 경제적 실익이 매우 많습니다. 왜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느냐 하면, 일단 미국과는 글로벌 스탠더드 문제가 있습니다. 국제규격에 맞느냐 안 맞느냐, 또 인권문제가 나올 수 있고 노동착취를 하면서 싼 물건을 내는 거 아니냐는 등 여러 가지. 지적 재산권 문제... 카피해서, 또 카피해서 이상하게 내서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있는데, 우리와는 비교적 그런 문제가 적죠. 왜냐 하면 기술격차도 우리의 선도업종과 중국의 선도업종이 비슷한데 2, 3년 차이밖에 안 나고, 정치적 부담이 좀 덜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 같은 경우는 아시아 주도권을 다투면서 역사문제 등이 늘 감정을 자극하는데 우리와는 그런 부분이 좀 괜찮습니다. 정치적 부담이 가장 적으면서 경제적 실익을 가장 많이 챙길 수 있는 게 바로 한중FTA다. 그래서 실제로 2002년부터 아주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 것들이 이번에 한미FTA가 타결이 되니까 우리와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좀 본격적으로 하자는 걸 이번에 원자바오 총리가 얘길 하게 된 거죠.
박인규 : 중국으로서는 여러 모로 정치적 영향력도 있고 경제적 실리도 있고 한중FTA가 좋다는 건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농산물 시장이....지금 한미FTA로도 축산물 시장이 흔들리는데 중국하고도 하게 되면 야채 쪽까지도 완전히, 그야말로 초토화 된다, 그래서 어렵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한중FTA를 어떻게 끌고 가는 게 좋을까요?
강준영 : 그 말씀이, 사실 우리가 2002년부터 민간연구도 시작했고 지금 쭉 해온 결괍니다. 물론 FTA는 해봐야지 알죠. 예를 들어 NFTA라든가 여러 가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해보니까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나는데 한중FTA는 산업구조상 너무 극명하게 길이 나와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농수산물 같은 경우는 거의 전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리고 우리가 일부 우위를 갖고 있는 몇 가지 분야도 금방 중국한테 추월당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데 사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실체를 앞에 놓고 우리가 안 하면서 끝까지 가느냐.... 이건 또 방법이 아닙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건 주로 실을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없습니까?
강준영 :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죠.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수출입으로 살아가는 국가입니다. 수출주도형 국가인데 결국 중국시장이 열리면 우리의 대중수출도 늘어나고 제조업도 많이 나갈 수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좀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농수산물 문제인데 중국은 이 점에 대해서 농수산물은 일단 유보할 수 있다, 그러니까 빨리 시작부터 하자. 이번에 원자바오 총리를 수행하고 온 보시라이 상무부장은 아주 대놓고 그런 말을 합니다. 농수산물 얘기 일단 안 할 테니까 일단 다른 분야부터 FTA를 시작해 보자. 이런 얘기를 아주 공식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난 3월 22, 23일에 산관학 합동회의가 북경에서 열렸습니다. 그때 우리는 포괄적 FTA방안을 얘기했고 중국 같은 경우는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따지는데 그때도 농수산물은 일단 유보해 주겠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구애에 가깝게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일각에선 중국경제가 조만간 침체될 수도 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분석들이 나오는데, 중국경제의 앞날은 어떻게 보세요?
강준영 : 지금 중국경제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아주 극명하게 대비돼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발전추세를 상당히 유지할 거다. 왜냐 하면 지속적인 외자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이머징 마켓이고... 확대되는 마켓이고. 그리고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 갈 거라는 시각이 있고.
또 하나는 그런 것과 별도로 중국 내부의 낙후된 금융시스템이나 빈부격차 이런 것들이 결국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켜서 중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발전이 안 이뤄질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이 갑자기.... 소위 경착륙이라고 해서 갑자기 붕괴가 된다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데, 문제는 중국의 갑작스런 붕괴는 전 세계적으로 어떤 국가에게도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거죠. 중국도 그걸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고도성장을 계속 유지하긴 어렵겠지만 중국도 앞으로 5년 이내에는 자기네도 6, 7% 견실한 성장으로 들어가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더 이상 거품이 많아진다면 나중에 수습불가능해질 수 있다. 그래서 사실 후진타오, 원자바오 정부의 핵심정책이라는 것이 분배정책에 주어져 있거든요. 그 전까지의 발전모델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발전주의였다면 이제는 성장과 분배를 중시하는 균형정책이란 말이죠.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생에서 표현이 되느냐... 이런 부분이 바로 중국의 안정,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같이 맥을 이어서 가는 거니까 어떤 한 부분에 의해서 좌우될 거 같진 않고, 어떻게 중국 내부에서 잘 풀어주느냐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우리가 한미FTA를 이제 타결을 시켰는데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봤을 때 한중FTA를 어떻게 우리가 끌어가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세요?
강준영 :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 이미 로드맵이 나와 있습니다. 한미FTA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EU와 해서 충분한 학습효과를 가진 다음에 최대한 중국과의 FTA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을 완충할 수 있는 학습기간을 갖자. 이게 우리 입장이죠. 그래서 중국이 아무리 서둘러도 해보고 우리가 한미FTA를 해보고. 물론 우리가 아직 의회비준도 안 했고 시작도 안 해본 상탭니다만, 이것과 더불어서 또 하나의 경제실체인 EU와 해보고 이렇게 되면 중국이 무리한 요구를 못하게 돼 있습니다. 미국과 EU도 이렇게 했는데 너희 맘대로 그렇게는 안 된다. 그 다음 우리가 또 지금 일본과의 FTA도 중단된 상탭니다만 자연스럽게 한일FTA에 대한 논의도 시작한다면 그런 부분이 상당히 완충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아주 실리를 계산해서 천천히 가도 한중FTA는 괜찮습니다.
박인규 : 원자바오 총리가 우리나라에 왔다가 일본에 갔어요. 중국과 일본이 말하자면 누가 아시아의 지도국가냐... 그럼 묘한 신경전도 있고 역사문제가 있어서 상당히 관계가 안 좋은데, 어쨌든 원자바오 총리가 얼음을 녹이는 여행을 했다고도 말하고 일본 의회에 가서 연설도 했습니다. 이번 원자바오 총리의 일본 방문... 성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중일 간에는 2000년 이후에 정상외교가 사실 실종됐죠. 작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나서 아베 총리가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이 중국입니다. 그때 후진타오와 뭘 했느냐, 중일 양국은 이제 전략적 호혜관계를 맺자... 이런 얘길 했는데, 이때부터 해빙무드가 시작된 거죠. 금방 지적하신 대로 역사나 가스전 문제, 일본에서 센가쿠 열도라고 하는 조호도 문제 등 아주 첨예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최대한 얘기하지 말자는 거죠. 전략적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작전상 그렇게 한다는 뜻 아닙니까? 일단 해결하기 어려운 정치문제는 얘기하지 말고 해결 가능하고 성과가 가능한 분야부터 얘기하자. 그래서 이번에 원자바오 총리의 일본방문을 눈여겨보시면 거의 모든 일이 경제에 집중돼 있습니다.
물론 의회연설에서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평가한다는 얘길 했지만 경제각료회의를 신설한다든가 이런 쪽으로 많이 갔는데, 중국 내부에서도 최근 몇 년 전부터 그런 논의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일본과 그렇게 반목을 할거냐. 중국이 일본과 반목하면 미일관계만 가까워진다. 그러니까 전략적으로 중국도 일본과 적절한 선을 갖고 있어야 된다는 걸 이제 중국의 젊은 소장학자들이 많이 주장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더 이상 악화시키면 동아시아 전략에 있어 불리하다는 거죠. 그래서 정치적으로도 전략적 타협을 합니다 이렇게 보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중일관계를 잘 아시는 분이 중일관계를 '경열, 정냉, 감전' 그러더라구요. 경제는 뜨겁고 정치는 냉랭하고 국민감정은 이미 전쟁상태다. 우리도 그러면 일본과 관계를 더 악화된 걸 막아야되는 건가요?
강준영 : 저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냐 하면, 통치자는 국민감정을 전달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우리가 전 국민이 일어나서 자꾸 이렇게 하는 부분들은 다른 지역에서 보면 굉장히 극단적으로 비춰질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일본이라는 선진국의 위상, 그리고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위상과 한국의 중진국이라는 위상은 좀 다릅니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을 안타깝지만 조절해야 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런 걸 무조건 덮어두자는 게 아니고, 적절하게 일침을 가할 때는 가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협력하는 유연한 외교가 굉장히 필요한 거죠. 사실 독도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는 이미 정치행위를 떠나서 양국 국민의 감정문젭니다. 그리고 우리는 식민지 지배를 당했기 때문에 그런 것보다 심하게 우리에게 문제가 다가오는데 핵심적인 문제는, 예를 들어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금방 지적하신 대로 아시아의 주도권을 다투려고 하면서 주변국에게 불편한 감정을 주면 안 되거든요. 동북공정이 대표적인 예구요. 이렇게 하면서 자신들끼리 해빙무드 하는 거...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가 볼 때는 좀 어불성설인 부분이 분명히 있죠... 그래서 이중잣대를 거둬야 되고. 역사문제는 해석의 문젭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호존중을 해주면 우리가 생각할 때 그렇게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거죠. 상당히 민족주의적 감정을 갖고 있고. 저는 그래서 한, 중, 일은 세계 민족주의 삼강이다. 그런 표현을 자주 쓰는데, 그런 부분들을 스스로 탈피해야 사실 동북아의 전반적인 안정 분위기가 이뤄진다는 생각을 좀 많이 합니다.
박인규 :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일본방문은 중일관계까 더 이상 악화되는 걸 막자는 취지로 볼 수 있겠군요. 그런 입장에서는 한국도 어떻게 일본을 대해야 될지 많은 고민을 해야 될 부분이 있겠네요. 한중수교 15주년이 됐는데, 지금 15년간 한중관계의 발전을 보시면 앞으로 어느 쪽으로 발전돼 나갈지. 우선 지금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강준영 : 지금까지는 아주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잘 왔습니다. 그리고 2012년 되면 수출 2000억불 시대가 열린다고... 지금 하루에 만 명이 중국을 가고 있거든요. 한류, 중국 붐, 이런 것들이 아주 양국간에 교차되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어느 시기보다 훨씬 좋은데, 문제는 앞으로 상당한 갈등소지를 안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경제 같은 경우도 상호보완보다는 경쟁관계가 훨씬 심해질 겁니다. 우리가 중국과 FTA를 체결하거나 추진하다 보면 중국의 시장경제주의를 인정해야 되고, 또 중국의 M&A습격에 가까운 열풍을 견뎌야 되고.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북한문제가 있는데 북한에 대해서 중국이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혈맹관계를 벗어나서 어쩌고 이렇게 얘기는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훌륭한 카드란 말이죠. 남북한을 균형잡을 수 있는. 결국 이런 문제는 금방 해결될 수 없는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은 결국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나갈 거기 때문에 우리가 그 틈에서 대미관계와 대중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잘 정리해야 됩니다. 그래야 안정적인 한중관계가 이뤄진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미국과 멀어지는 게 과연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냐, 이런 비생산적인 논의는 그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과 가깝고 중국과 가까워야 양국으로부터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는 상황에 있다. 그렇다면 그런 틀 안에서 남북관계도 조율돼야 하고 대미, 대중, 대일관계가 조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한중관계도 우리가 무조건적인 중국 쫓아가기... 이런 부분은 피하면서 가는 것이.... 중립적이라는 게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렵죠. 다만 자세하게 연구하고 대비하는 과정에서 그런 공간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미관계나 대중관계를 양자택일적인 것으로 보지 말고, 미국과 가까워지면 중국과 멀어진다가 아니라 미국과도 가깝고 일본과도 가깝고 중국과도 가깝고... 그런 것이 우리나라 외교가 나아갈 방향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외국어대 중국학과 강준영 교수를 초대해 한중 수교 15주년을 되돌아보고,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앞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전략들이 필요한지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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