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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생 선발보다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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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생 선발보다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4/13] 상지대 김성훈 총장 - 대학교육의 방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법률 캠프, 로봇 시연회, 콘서트 투어 올해 지방대학들의 신입생 모시기 경쟁을 위한 아이디어들입니다. 몇 해 전부터 일부 지방대들의 신입생 등록률이 80%에 이르지 못하고 또, 지방대 학생들은 취업을 할 때 불이익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교육계 삼불정책 존폐 논란이 일면서 교육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신입생 최종등록률100%, 취업률 70%로 끌어올린 대학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어제에 이어 상지대 김성훈 총장을 초대해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한 비결과 우리 교육계 현실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상지대 김성훈 총장입니다!

박인규 : 어제에 이어서 또 모시게 됐습니다. 워낙 FTA가 큰 문제기 때문에 한 가지만 더 여쭤보고 넘어갈까 합니다. 농업 문제기도 하지만 이게 또 한 도의 문제기도 한데 이번 FTA협상으로 제주도 감귤농업이 굉장히 위기에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정부에서는 그것 때문에 오렌지 문제를 상당히 막으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을 하시던데, 어제 보니까 일간지에도 제주도민들의 광고가 나왔고...'도와주십시오' 했는데, 이번 한미FTA타결로 제주도 농민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김성훈 :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나 WTO에서는 한 지역이 몽땅 영향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항상 관대하게 할 수 있는 관례와 조항들이 있거든요. 감귤의 경우는 제주도민의 53% 이상 소득을 차지하고 있고 제주농민의 85%가 감귤농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지역이 몽땅 날아가는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소위 말하면 오렌지나 감귤을 포함한 협상내용을 보면 소위 생산기, 수확기는 50% 관세를 유지한다고 돼 있거든요. 그런데 수확기를 보니까 9월에서 내년 2뤌까지거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보면 12월에서 다음해 한 5, 6월까지거든요. 잘못됐습니다 그게. 지금 방식으로 되면 우리가 요즘 인기 높아진 한라봉이라고 머리가 울퉁불퉁한 것, 만감류라고 늦게 나온 감귤이나 또는 저장한 감귤들이 다 영향을 받거든요.

실질적으로 이번 협상에 의해서 전부 감귤이 수확기가 아니라 비수확기에도 영향을 받고 비수확기에는 50% 관세를 30%로 낮춰서 7년간 하다가 7년 후에는 폐지한다고 했는데 그건 낮춰선 안 된다는 얘기죠 그쪽에서는. 더군다나 비수확기 개념도 3월부터라고 해선 안 되고 6월부터 11월까지로 해야 한다는 거죠.

실제 현실이 반영 안 됨으로써 제주도의 감귤농사는 7년 기다리기 전에 쓰러지게 될 운명에 있다는 아주 절절한 호소인데, 그것은 추가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원래 우루과이라운드 협정도 내용을 추가적으로 고쳤고 IMF협약도 나중에 추가적으로 수정했었거든요. 체결되기 전까지 이런 것은 고쳐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또 한 자도 못 고친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잖아요.

박인규 : 미국에서는 고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양 측이 합의할 수만 있으면 고칠 수 있는 건가요?

김성훈 : 그렇죠. 미국에서 이런 거 고쳐 달라고 나올 때 우리도 이런 거 고쳐 달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마치 안 된다고 버티고 있죠.

박인규 : 제가 작년 8월인가요 김종훈 협상대표가 제주도에 가서 제주농민들과 간담회 하는 곳에 저도 갔는데 상당히 절박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제주농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한미FTA 얘기는 이 정도로 하기로 하고, 지금 현직이 상지대 총장으로 3년째인가요?

김성훈 : 2년 지나고 바로 이제 3년 들어갑니다.

박인규 : 농업 전문가로 주로 활동하시다가 장관을 하시고 이제 대학총장을 하시는데 같은 관리직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대학과 정부 부처는 다른 것 같아요. 총장을 해보시니까 어떠십니까?

김성훈 : 총장직은 장관직, 대통령직보다 어려울 거라 생각해요. 윌슨 대통령.. 옛날 민족 자결론, 우리 3.1운동과 관계된 그분이 프린스턴 대학 총장 하다가 대통령 입후보를 하니까 행정경험도 없는 당신이 어떻게 대통령 하려고 하느냐, 그러니까 교수나 학생이라는 아주 스페셜한 애니멀들.... 특별한 사람들을 나는 잘 가르쳐 온 사람이니까 대통령직, 행정은 문제 없다고 했는데 역시 대학교는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나 다름없고 학생 한분 한분이 소중한 미래 인재기 때문에 그분들의 동의나 거기의 의견을 수렴해 가면서 행정을 해야 하니까 훨씬 더디고. 그러나 민주적이 돼야... 아주 튼튼하게 나갈 수 있어서 힘은 좀 듭니다. 고통스럽고 짜증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참연습장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좀 힘들지만 즐겁습니다.

박인규 : 최근 몇 년 사이에 지방대학이 굉장히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김 총장께서는 서울에 있는 중앙대학교에 근무하시다가 지방대학교에 총장으로 내려가셨는데 여건이 많이 다른가요? 어떤 점이 가장 어렵습니까?

김성훈 : 예. 천양지차죠. 우선 학생들 확보가 어렵고, 각종 기부금이나 지원받기도 어렵고 중앙정부의 혜택도 거의 지방사립대학은 0입니다. 거의 없습니다. 제로. 그러니까 말만 지방사립대학이지 광야에 던져진 기관입니다. 제가 대학교 가서 보니까 학생들 다 모집 못해서 추가모집하고.. 추가모집해서도 확보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 가운데서도 올해 상지대학은 신입생 등록률이 100%...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김성훈 : 작년에는 5.4대 1 되더니 올해는 7.2대 1로 지원율이 높아지고 깜짝 놀랄 일은 100% 등록을 다 했고 재학생들도 97%나 등록을 했습니다. 그 비결은 학생제일주의죠. 학생이 없는 대학, 학생이 없는 교수와 직원 이것은 존재할 가치가 없죠. 학생을 제일주의로 해서 모든 것을 학생편의로 고치고. 각종 까다로운 규정들, 옛날 권위주의 시대에 만든 규정들, 학생들의 편의에 맞게 고쳐 나가고 언제든지 한 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규정을 고쳐야 되면 고쳐 나가고 학생들의 요즘 취향에 맞게 학교의 전용시설들도 없는 예산에서도 휴게시설을 비롯해서 또 강의실을 첨단으로 만들어 나가고. 그리고 식당. 가장 중요한 게 식당인데 네 개 식당, 교수와 학생 두 개씩 식당이 있는데 그것을 친환경유기농산물로 다 식단을 바꿨죠. 학교에서 일반 농산물과의 차액을 지불하니까 학생들은 1600원짜리 유기농 식단,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1600원으로. 가격 차액은 학교 예산으로 지원하죠.

박인규 : 유기농 식단 말씀하셨는데, 농업 전문가시기도하니까 농촌마을하고 1교1촌운동...

김성훈 : 그렇습니다. 호저면이라고 대학 근처에 있는 6개 마을하고 단과대학이 다 1교1촌을 맺었고, 아마 우리 대학이 그걸 처음으로 시작했을 겁니다. 그걸 맺었고, 거기에 원주생협이라고 생활협동조합이 조직돼 있거든요. 거길 통해서 1차적으로 공급받고, 거기서 공급받지 못한 것은 강원도 지역에서 공급받고, 강원도 지역 바운더리에서도 안 나오는 것을 밖에서 가져오는 방식인데요...

▲ ⓒ프레시안

박인규 :
지난번에 말씀하신 소비자가 농촌을 살려야 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군요.

김성훈 : 그렇습니다.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손잡고 나가는 거죠. 그게 상생이죠.

박인규 : 상지대는 취업률도 70%라고 하던데 그 정도면 상당히 높은 거죠?

김성훈 : 네. 이게 항상 4월 1일 기준이기 때문에 74%라 하지만 실질적으로 졸업 막 하고 나서 취업 못 하는 경우 많거든요. 시험 봐서 합격해서 영양사나 복지사라든가 자격증 따고 나서 취직하는 걸 따지면 실질적으로 90%대가 넘어요. 그래서 12월 말 기준으로 하면 아마 93, 94%가 취업률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박인규 : 신입생 등록률 100%, 취업률이 크게 잡아서 90%.. 이런 것들이 김성훈 총장님 오시고 나서부터인 겁니까? 아니면 예전부터 그런 겁니까.

김성훈 : 물론 과거가 없이 어떻게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습니까. 그 전에 쌓였던 내공이 결실을 본 거죠. 제가 운이 좋았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수님들이 신입생이 들어오면 10명을 맡아서 일생동안 멘토링을 합니다. 학생들의 모든 문제를 상담합니다. 하다못해 인생, 연애문제부터 시작해서 취업문제, 그리고 학생들에게 취업연습기회를... 우선 교육도 시키지만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 기업체에 가서 인턴을 하도록, 학교가 월 1인당 70만원씩 보태줍니다. 기업체에서 얼마 주든 관계없이 너 가서 한 번 일해 봐라. 그래서 거기서 경험을 쌓아라. 그렇게 하니까.. 그리고 우리는 여대생이 많으니까 여대생 커리어 개발센터를 만들어서 여대생들한테도 똑같은 각종 취업알선, 커리어.. 경력계발을 위한 지도를 하고 있거든요.

박인규 : 김성훈 총장님 하시기 전에 강만길 교수, 한완상 교수, 김찬국 교수 등 진보적이기로 대표적인 학자 분들이 총장을 하시면서 그동안 상당히 반석 위에 올라갔는데...

김성훈 : 완전히 우리 사회 명망가이신 변형윤 서울대 명예 교수, 박원순 변호사, 이필상 교수, 안병욱 교수님.. 명망가들을 모여서 정이사 체제로 출범했거든요 2004년에. 저는 총장이니까 오로지 학생제일주의를 실천하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대학이 돼서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서 그 덕에 우리 학생들 취업이 좋아지고 좋은 인재가 크는 곳. 저는 그 외에는 관심 없습니다.

박인규 : 상지대의 예를 보니까 어떤 한 분이 교주가, 이사장이 돼서 하는 것보다는 여러 분들이 참여해서 민주적으로 운영하면 학교가 굉장히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학법 개정안도 사실 그런 학교 운영에 여러 분들이 참여하자는 의미 아닌가요?

김성훈 : 사학법 개정과 저희 대학은 관계없는 것이 이미 저희들은 완전 개방형으로 이사를 모집해서 하고 있는데, 투명하게 경영하고. 그러니까 총장, 처장들 판공비도 매월 공개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학생들과 등록금 결산을 다 같이 하고 예산 같이 세워서 그에 따라 등록금을 9.1% 올리고 5.5% 올려도 뒷탈이 하나도 없습니다. 투명하게 경영하고 있거든요.

박인규 : 다른 지방대학들도 개방형 이사제랄까 그런 걸 통해서 많이 참여하시면 좋지 않을까..

김성훈 : 개방형 이사제나 사학법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총장의 운영방침일 것 같아요. 저는 사학법에 반대도 찬성도 않고 의견을 안 내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학교 경영의 투명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은 교수들끼리 파벌이 없습니다. 어디 고등학교 대학 출신 이런 게 별로 없는 편입니다. 아예 공개적으로 없습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을 아예 파트너로 주인으로 삼아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경영하면 그게 제일 좋은 거죠.

박인규 : 지방대학 총장을 현재 2년 해오시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으셨을 텐데 정부의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게 있다고 보십니까?

김성훈 : 우리 총 예산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교육부 예산 중에서 사립대학교에 지원하는 예산항목은 4.5%에요. 그런데 저희 대학 같은 경우는 그것도 제대로 받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교육부가 지방사립대에 좀 간섭하시려면 제발 사립 중고등학교 도와주듯이... 사립 중고등학교는 알다시피 수입, 교사들 월급, 운영비 등 정부가 다 대주잖아요. 좀 도와주고 간섭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안 도와주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아마 안 따를 거예요. 학생들과 같이 하다 보니까 얘기가 돼서 건물도 학생들과 합의하고 지어요.

박인규 : 대학이 좋아지려면 좋은 교수와 학생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나 보니까 모든 대학들이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최근에 이른바 3불 정책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 같아요. 대학에 자율성을 줘야 한다. 서울대 같은 경우는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3불제라는 게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인데, 이 3불정책을 계속 하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좀 풀어서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김성훈 : 말씀 시작하실 때 대학이 좋으려면 교수와 학생이 좋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3불 정책을 고쳐야 한다는 논리였는데,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죠. 어떤 고등학생을 뽑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겁니다. 제가 상지대학 총장 하기 전에 모 대학에, 두 대학에 있었지만 그 과가 좋대서 우수한 애들이 들어왔는데 어느 과는 선생들이 솔직히 말하면 학생들을 열심히 챙기지 않고 교육하지 않다 보니까 그 과는 제일 취업률이 낮고 제일 바보대학교 졸업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일 인기 없는 과에 들어온 학생들, 소위 말하는 입학자격시험이나 수능시험 기준으로 볼 때 낮은 애들 들어오는 과가 선생들이 똘똘 뭉쳐서 학생들과 함께 완전히 인성교육부터 시작해서 지성교육을 해나가니까 졸업할 땐 100%가 취업을 해서, 그 학교는 바보들 들어와서 천재가 돼서 나간다는 그런 과가 있습니다.

이게요... 대학교들이 뭘 고민해야 하느냐. 학생들을 어떻게 이 시대와 미래세대에 필요한 사람으로 교육해 나갈 것이냐. 그러기 전에는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어떻게 하면서 지성을 교육할 것이냐를 고민해야지, 기껏해야 부자들 위한 기여입학제, 또는 고교를 전부 다 1, 2, 3등으로 매기는 등급제... 그거 생기면 혼란을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고교가 등급이 매겨지면 거기 들어오는 중학생들이 등급이 매겨지고 그럼 초등하교 등급 매기면 도대체 이것이 가져올 파장은 생각도 안 해보는 무책임한 주장들을 하고 있습니다.

본고사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교육부가 얼마나 많은 걸 허용해주고 있느냐 하면 면접도 적성검사도 할 수 있고 논술도 할 수 있고 대학이 좋은 인재감인지 알아내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하고 있고, 내신 안에는 또 봉사 얼만큼 했느냐 이 사람이 사회적으로 적응을 얼마나 잘하느냐 여러 가지 자료들이 있습니다. 선진국 어디를 가 봐도 사람 전체를 평가해서 뽑아들이지, 어디 본고사 하나만 봐서 뽑는, 제비뽑기 운처럼 하는 게 아닙니다. 너무 서울에 있는 이른바 부자 대학들이 자기들 눈앞의 이익밖에 생각 안 하는 것 같고, 그런 분들이 명색이 대학교 교육협의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아주 개탄해 마지않습니다. 그분들이 한 번 사립 대학교 총장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겪어 봤으면 좋겠어요.

박인규 : 좋은 학생을 선발하려 하기보다는 잘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김성훈 : 잘 가르치면 좋은 학생들이 옵니다.

박인규 : 또 일각에선 이런 반론이 있어요. 삼성 이건희 회장이 말씀하셨나요? 인재 하나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 수월성 교육이 키워야 된다, 우리 사회는 엘리트를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고사가 필요한 게 아니냐, 이런 논리도 있는 것 같던데요...

▲ ⓒ프레시안

김성훈 :
그렇게 하려면 수월성을 하는 것이야... 특목고가 있고 뭐 하는 것이야, 어떤 프로그램은 필요하죠. 그런데 이것을 전체 대학교에다 쓰라는 말입니까? 이건희씨 말은 그런 뜻이 아니죠. 대학 내에서도 우수한 애들을 또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좋은 인재를 키운다는 문제하고, 전체 대학을 상대로 해서 기여입학제 해라... 기여입학제 하면 뻔한 대학들 있잖아요. 그 대학 몇몇 대학들만 돈 몇 십억씩 받아서 그 돈 가지고 뭐하겠다는 겁니까? 현재 돈들이 해마다 몇 백, 몇 천억씩 쌓여 있으면서... 제대로 학생들 키우는 데 선생들이 발벗고 나서는 일, 그렇게 하도록 하은 게 총장들이 할 역할이지

박인규 : 대학 본고사 관련해서는 자율성이란 이름을 내거시는 분들이 있어요. 3불 정책이 김 총장님 보시기에 학생 선발에 관한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시진 않습니까?

김성훈 : 도대체 그것과 자율성이 무슨 관계입니까? 정부가 간섭한다는 의식을 전혀 안 합니다. 우리가 본고사 대신에 가령 수능성적과 내신성적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우리 대학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본고사만이 유일하다고 하는 건 말이 맞지 않는 겁니다. 그것이 유일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 때문에 자율성이 없다는 말은 말이 안 됩니다. 실질적으로 그걸 보강할 수 있는 장치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일 못된 것은 고등학교를 1번부터 순서 세우는 것. 이것이 미칠 우리 교육계 전체의 파장.... 이렇게 되면 사회 양극화, 교육의 양극화 심각해집니다. 이제 고교도 엉망으로 만들 것이고 초등학교도 망칩니다. 알다시피 그것이 미국이나 서구 사회처럼 제도로 기부문화가 정착되고 사회적으로 정직성이 보편화된 나라에서 하지 우리나라 같은 데서 기여입학제 하면 어떻게 운영될지 뻔하지 않습니까...

박인규 : 우리 교육이 제대로 된 인간을 키워내기 위해서 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성훈 : 우선 사람을 키워내야 합니다. 첫째, 인간이 인간다워야 합니다. 장사꾼 같은 셈법으로만 학생들을 대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이 시대가 필요한... 말하자면 기능공을 생산하는 게 아닙니다. 기술자를 생산하고 설계사를 생산하고 지도자를 생산하는 것이 대학입니다. 그런데 흔히 일부 기업가 출신이나 기업가들은 우리로 하여금 기능공을 요구합니다. 대학들이 또 거기 아부해서 맞춤형 교육을 합니다. 특정한 기능만 키워내는.... 맞춤형 교육을 반대는 않습니다. 저희 대학도 하겠다는 과가 있으면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대학은 리더를 키우는 것이고, 기술 분야에서는 기술을 키우는 것이지 마치 기능공... 그런 것을 하는 학교들이 있지 않습니까? 좀 그렇게 큰 인물을 키우는 대학으로 교육을 생각해야지 너무 장사꾼 셈법만 가지고 들이대니까 3불제 폐지하자는 주장 같은 게 나오는 겁니다.

박인규 :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사람을 전인교육이 돼야 한다.

김성훈 : 제대로 된 지도자를 생산해내는 것.... 각 분야에서. 이렇게 대학이라는 본령에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약간 다른 질문이긴 한데요, 김 총장께서는 시민단체 경실련에서도 활동을 오래 하셨어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라서 시민단체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데 혹시 경실련에선 올해 대선 관련해서 어떤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김성훈 : 지금 경실련이 사실은, 제일 먼저 우리가 최초의 소위 말하면 시민단체고 맏형 노릇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거 안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이것저것 다 시민단체가 간섭했습니다. 백화점식으로. 그래서 우리는, 경제정의, 사회정의...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 받는 사회 만드는 것에만 주력하고자 하는데 정치 문제가 거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거 때 우리가 의견을 내지만 선거 때 나와서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처럼 낙천낙선운동 한다, 또는 뭘 반대한다 이래서 선거에 영향 미치는 행위는 하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경력이나 그분의 모든 활동사항을 조사해서 이것을 공개해서 시민들로 하여금 선택을 올바르게 하도록 하는, 정보를 제대로 주는 역할을 경실련이 쭉 해왔습니다.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가 정책을 질문해서 받아서 쭉 분석해서 이 사람이 정책을 실현하려면 돈이 얼마 필요하다.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중에 예산의 10%를 농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제대로 못 지킬 거 알았어요. 아니나다를까 대통령이 지금 5.5% 밖에 투자를 않고 있거든요. 119조라는 것은 예산을 합친 거라고 어제도 말했지만 그건 일종의 정치용 쇼구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우리가 현실성을 평가해서 이 공약은 맞지 않을 것 같다, 틀릴 것 같다....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지, 누굴 편들거나 누구의 뭘 반대하거나 촛불 들고 가서 낙천낙선운동 이런 건 하지 말자는 겁니다 저희들은.

박인규 : 경실련의 정책후보 검증... 저희가 한 번 기대를 해보구요. 지금 상지대 총장으로서 한 2년 남으셨는데 아무래도 가장 많이 하시는 일이 대학 총장으로서의 역할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지대 총장으로서 계획이랄까...

김성훈 : 저희 상지대학은 현재 전국에서 제일 큰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대학으로 만들었거든요. 모든 학교 캠퍼스가 지열과 풍력과 태양광열을 이용한... 그래서 석유 에너지를 쓰지 않는 대학을 목표로, 그걸 지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남녀 기숙사와 학교 건물 하나는 통째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환경주의를 실천해 나가고 지역사회를 도와주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더불어서 우리도 발전하기 위해서 계속 관학협력을 맺어서 우리 지혜로 지역사회 경제발전에, 각 시, 군들.. 강원도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 충청북도, 경상북도도 해나가는... 학생들한테는 여전히 앞으로도 학생제일주의니까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때 정말 상지대학에서 꿈을 키웠고 자기가 선택 잘 했구나 하는 말을 듣도록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박인규 : 아까 고교서열제야 말로 큰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대학도 사실 서열... 이런 게 있어요. SKY다 이런 게 있는데, 김성훈 총장께서는 상지대 총장으로서 앞으로 상지대가 어떤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김성훈 : 우리는 지금 환경 분야, 유기농을 비롯한 생명 분야, 그리고 사람이 누구든지 다 동의하지만 건강, 복지 분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양 관광 분야, 이 다섯 가지를 특성화 시키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보건과학대학 만들었더니 거기는 막 10대 1, 20대 1로 모여듭니다. 그래서 건강, 생명, 환경, 복지, 휴양 관광... 이 다섯 가지 분야를 특성화 시키고 있어서, 일반 가지고 서열 매기지 말고 특성화 된 걸 가지고 한다면 우리가 한국의 최고가 되고 싶고.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그런 대학을 지향합니다.

박인규 : 적어도 인간의 삶과 관련된 부분에서만은 최고의 대학이 되고 싶다.

김성훈 : 네. 21세기의 수요에 맞는 대학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 각 대학들이 특정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하면서 개성있는 인재를 많이 만들어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성훈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상지대 김성훈 총장을 초대해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한 비결과, 우리 교육계 현실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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