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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입장 달라도 '통합신당'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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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미 FTA 입장 달라도 '통합신당'은 함께"

<한미FTA 뜯어보기 338 :단식현장 인터뷰> 김근태 "단식이라는 방식 밖에 없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거듭 "면구스럽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당 의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도 그랬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도 거듭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면구스러운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몇 달 전까지 집권여당의 당 의장을 지낸 김 전 의장이 단식 농성을 벌이는 것이 과연 적절하느냐"는 지적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벌써 20일 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국회 밖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정배, 임종인 의원에 대한 것"이다.

"당의장으로서 면구스럽지만"

첫번째 지적은 김 전 의장에게 뼈아프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즉각 김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등의 단식에 대해 즉각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일격을 날렸다. 지난해 당 의장 재직 당시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정부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의원들에 대해 '공개 경고' 결정을 내린 전력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장은 "당 의장 재직할 때부터 미국의 TPA 시한에 말리지 말고 협상하라, 협상의 투명성 확보하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하면서 "부당한 비난은 옳지 않으나 한미 FTA를 좀 더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밀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개 경고'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공개경고를 받은) 의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여당의 입장에서 정부와 국회 사이에 권한 분쟁을 당의 공식기구를 거치지 않고 제소한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됐다. 내용에 대해 경고한 것이 아니라 절차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미FTA 갈려도 대통합 신당은 함께"
▲ ⓒ프레시안

두 번째 지적은 김 전 의장으로서도 답이 쉽지 않은 문제다. 김 전 의장은 '한미 FTA 반대라는 생각이 같은데 왜 단식 농성을 같이 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두 분은 건강하기 때문에 찬바람을 맞고 있다. 두 분에게 더 큰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에둘러갔다. 재차 '함께할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그쯤 합시다"라며 말을 잘랐다.

천정배, 임종인 의원 등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국회 밖에, 당에 남아 있는 김 전 의장은 국회 안에 단식 농성장을 차린 것처럼 갈래갈래 갈린 구(舊)여권이 대통합신당을 만들 수 있겠느냐는 문제도 쉬이 답이 나지 않았다.

김 전 의장은 '한미 FTA 체결에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는 손 전 지사와 대통합신당에서 함께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섣불리 미래를 가정할 것은 없다"며 "왜 한미FTA에 찬성하느냐를 두고 실질적 의견과 주장으로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에둘러 갔다.

그는 소위 '평화개혁세력' 내에서도 한미 FTA에 대한 인식차가 크다는 데 대해서도 "정치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토론을 주고받는 과정에 국민들이 '차이가 있지만 이 범위에서 같이 할 수 있지 않나' 판단해 줄 수 있고, 서로 다르지만 수구적인 한나라당 후보들과 경쟁하기 위해 대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결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과 '개성공단' 신경전

이날 김 전 의장의 단식농성장에는 정동영 전 의장이 방문했다. 두 전 의장은 애초 '한미 FTA 반대'라는 단식농성의 취지와 달리 '개성공단'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정 전 의장은 오는 28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다.

정 전 의장은 "한미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와 관계없이 북미관계는 진전되고 있고 미국 입장에서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고 낙관했다.

정 전 의장은 "2.13 6자 회담 이전과 이후 국면이 달라져 미국의 네오콘이 퇴조해 북미 관계와 개성공단 문제를 연동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막판 협상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지렛대로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북한을 시장경제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은 없을 것"이라며 "김근태는 여기서 (단식)하고 정동영은 개성공단에서 역할을 하자"고 화답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한미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평가를 달리했다.

정 전 의장은 천정배 의원과 임종인 의원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하는 중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가 해결되면 부족하지만 국민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도 중요하나 농산물이나 의약품, 지재권,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4900만 미래 경제의 문제에 대해 개성공단 하나 가지고 한미 FTA를 빅딜 할 수는 없다"고 반박해 인식차를 드러냈다.

당초 <프레시안>은 천정배 의원과의 인터뷰도 시도했으나 천 의원 측은 '무기한 단식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건강상의 이유'로 라디오 방송 인터뷰 외에 언론 인터뷰를 일절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반대 입장 분명해"

-지난해 한미FTA와 관련해 권한쟁의소송심판을 청구한 의원들에게 '공개경고' 결정을 내린 전직 당의장으로서 부담이 있었을 텐데.
=(그 의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때는 당이 어려울 때이고 여당이었다. 여당인 입장에서 정부와 국회 사이에 권한 분쟁을 당의 공식 기구를 거치지 않고 헌재에 제소한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됐다. 내용에 대해서 경고한 것이 아니라 절차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단식에 대해 '정치쇼'라는 비판이 있다.
=그런 지적은 정치적이다. 단식하는 것은 반성하는 의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한미 FTA를 좀더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밀었어야 하는데 그를 못한 데 대한 반성이다. 당의장 때 '미국 시한인 TPA에 구속되서는 안 된다, 쟁점이 뭔지 협상이 뭔지 투명성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때는 막바지가 아니라 언론도 덜 주목했다.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에 오니 막판 타결한다고 몰아치는 것 같아 국익을 중시하는 그런 협상을 하라고 촉구하는 입장에서 단식을 한다. 부당한 비난은 옳지 않으나 책임을 느낀다.

-당 지도부는 한미FTA와 한덕수 총리 지명자 동의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인데.
=당 지도부 개인적 의견이지 당론 채택된 적 없다. 나는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한미 FTA체결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반대'라는 입장을 명확히 갖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는 한미 FTA 지지한다고 하는데 '대통합신당'에서 함께 할 수 있나?
=한미 FTA는 명백한 개방이나 쇄국의 논쟁이 아니다. 왜 한미 FTA를 찬성하나를 두고 근거를 두고 토론을 하길 바란다. 미래를 미리 가정할 것은 없고, 국민 앞에서 왜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한국 경제가 한미 FTA 타결 이후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한 실질적 의견과 주장이 있어야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한미 FTA에 관해선 구(舊)여권 내에서도 인식 차가 있는데 대통합신당 가능할까?
=정치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대연합 속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를 두고 경쟁이 있을 수 있고 그 경쟁에서 주도하는 그룹과 보조하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판단과 소신, 미래의 한국경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국민 앞에 제시해야할 것이다. 토론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접근 할 수도 있고, 국민들이 '차이가 있지만 이 범위에서 같이할 수 있지 않나' 판단해줄 수 있고 또 '수구적이고 특권 보수인 한나라당 후보들과 경쟁하기 위해 대연합을 이뤄야한다'고 결단해줄 수 있다.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같은데도 천정배, 임종인 의원과 단식을 한 자리에서 하지 않는 이유는?
=두 분은 건강하기 때문에 찬바람을 맞고 있다. 두 분에게 더 큰 성원이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같이 할 생각은?
=그쯤 합시다.

-정동영 전 의장이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를 확보하면 한미 FTA에서 국민들에게 상당한 동의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개성공단 관심 많다. 미래의 문제이고 개성공단도 중요하나 농산물이나 의약품, 지재권,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4천 900만의 미래가 걸린 문제에 대해 개성공단 하나 가지고 한미 FTA를 빅딜 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

-오랜만에 단식농성에 나선 소감은?
=단식을 하려니 부담도 됐다. 국민에게 죄송한 면도 있고 단식에 '올인'한 문성현 대표도 있어서 단식하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전 당의장이 단식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있고 그 지적이 타당해서 어떻게 할까 타당해서 고민했다. 그러나 국민에게 송구스럽지만 이 방식을 택했다.

-건강에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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