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22일 미국이 북한 자산 해제 의무를 지키지 못해 6자회담이 실패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휴회 사태를 맞은 6자회담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이날 러시아로 귀국하기 직전 이타르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2.13합의 이후 30일 안에 북한 동결계좌를 해제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문제는 미국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돕기를 원했지만 해결 과정에서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들 자금의 일부라도 미국의 의심을 사게 되면 미국의 제재나 금융계 및 미국 정부로부터 부정적인 인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잘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제를 생기게 하고 그것을 해결하겠다고 한 사람이 먼저 그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30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아 회담이 위기에 빠졌다"고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로슈코프 차관은 이어 현재 6자회담의 상황을 보면 제5차 6자회담에서 합의한 참가국들의 의무사항이 이행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고 말해 향후 사태 추이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특수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수많은 기술적,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60일 안에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중국은행이 북한 자금 입금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자금을 접수할 다른 은행을 현재 물색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나 몽고, 러시아에 있는 은행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 측 친구에게 만약 중국은행이 자금을 접수하지 못하겠다면 러시아 등 다른 나라 은행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접수하는 금융기관에)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서면 각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DA 계좌주 확인 단계에 머물고 있는 듯
한편 BDA 자금을 수령하기로 돼있다고 알려진 중국은행은 이날 아직까지도 BDA로부터 북한자금의 이체를 요청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리후이(李禮輝) 중국은행 행장은 이날 홍콩에서 열린 영업실적 발표에서 "현재로서는 우리는 이번 송금을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볼 때 현재 북한 동결자금은 아직도 마카오에서 계좌주 확인 및 송금신청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을 추정케 한다.
리 행장은 "중국은행은 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에서 해제되는 자금을 처리하기 위한 어떤 접촉도 가진 적이 없다"며 "중국은행은 6자회담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동결자금이 언제 해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으로 현재 북한 동결자금은 아직도 마카오에서 계좌주 확인 및 송금신청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을 추정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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