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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알카에다는 우리 땅에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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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알카에다는 우리 땅에서 나가라"

파키스탄 정부와 손잡고 알카에다 소탕작전?

지난 19일부터 파키스탄 서북부 와지리스탄 지역에서는 토착종족인 탈레반 세력과 국경을 넘어 온 알카에다 세력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밤에도 계속된 이번 교전으로 양 측 사망자만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공세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밀려난 알카에다가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몸집을 불리자 친미성향의 파키스탄 정부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가 지역 내 무장세력 간의 구도에까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샤라프 통해 탈레반으로 전해진 딕 체니의 압력?
  
  
와지리스탄에 알카에다 병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였다. 주로 우즈베키스탄이나 체첸 출신 알카에다 용병들로 수 백 명 규모로 추정된다.
  
  알카에다가 아예 와지리스탄에 본부와 훈련캠프를 다시 세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달 <뉴욕타임스>는 알카에다의 부활 소식을 알리면서 이 지역을 '무장세력의 허브'로 규정했다.
  
  이처럼 지난 몇 년간 알카에다가 타지인 파키스탄에서 둥지를 틀 수 있었던 것은 토착세력인 탈레반의 비호 아래에서만 가능했다. 와지리스탄은 파슈툰 족의 집단 거주지이고 파슈툰 족은 탈레반의 주류 종족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파키스탄군의 알카에다 소탕작전이 강화되면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관계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 정부와 와지리스탄의 탈레반 세력은 지난 9월 평화협정을 맺은 상태다. 파키스탄 정부가 이 지역에서 파키스탄군을 철수하고 테러 용의자를 풀어주며 무기를 반환하는 대신 무장세력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넘어가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 같은 무장 파키스탄 정부의 온건정책은 미국으로부터 "파키스탄 정부가 오히려 무장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급기야 지난 달 26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딕 체니 미 부통령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원조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경지대의 통제를 당부했다.
  
  압력을 받은 파키스탄 정부는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에 정부와 협정을 맺은 탈레반도 그간 베풀어 왔던 호의를 거두고 알카에다에 무장해제나 철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탈레반의 철수 요구에 알카에다는 와지리스탄 지역 파슈툰 부족장의 암살 시도로 반격에 나섰고 이번 교전의 단초가 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희생자는 알카에다 진영이 최소 35명, 탈레반 진영이 최소 12명에 달하며 알카에다가 이동 중인 스쿨버스를 공격해 파슈툰 족 어린이 2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지도부는 당장 이 지역에 고위급 지휘관 두 명을 파견해 알카에다와의 휴전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만,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부와의 협정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번 달 초에도 알카에다 병사 한 명이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양 측이 교전을 벌여 19명이 사망하는 등 와지리스탄 내 탈레반과 알카에다 간의 긴장은 꾸준히 고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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