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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황사 일수 3배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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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00년 이후 황사 일수 3배로 늘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3/15] 기상연구소 황사연구팀 전영신 팀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철 불청객이 있습니다. 바로 황산데요. 이미 몇몇 지방에 약한 황사가 발생하는 등.. 올해는 예년보다 황사가 일찍 찾아들어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고, 특히 지난해 황사가 심했던 탓에 때문에 올해 황사가 얼마나 심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무엇보다 황사는 농작물 재배는 물론.. 국민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황사에 대한 예측을 통해 미리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지난 10여년간 황사를 연구해온 기상연구소 황사연구팀 전영신 박사를 초대해.. 올해 황사 전망을 비롯한 황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황사 전문가 전영신 박삽니다! 전영신 박사는.. 1963년 서울 출생으로.. 86년 서울대 기상학과를 졸업했고, 97년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86년부터 기상청 산하 기상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기상연구소 황사연구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어김없이 봄이 왔습니다. 예전에는 봄이 오면 농부가 제일 바쁘다고 했는데 전영신 박사님도 상당히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왜 바쁘시죠?

전영신 : 1년 12달 하늘을 바라보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봄철에 3, 4,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황사현상을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연구가 저의 주 업무고 특히 봄철의 경우는 황사예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황사... 이게 문자 그대로 하면 누런 먼지라는 뜻인데, 중국에서 이게 온다고 대개 온다고 알고 있고, 왜 봄철에 많이 생기는지, 다른 계절엔 없고 그것도 궁금해요.

전영신 : 한 85% 이상이 봄철에 나타나고 있는데요, 아시아 대륙이 사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대륙이잖아요. 그 가장 중심부에는 건조한 지역이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티벳 고원으로 막혀 있고 동쪽으로는 바다가 멀리 떨어져 있고, 그래서 그 지역은 기상학적으로도 상당히 건조하고 바람도 강한, 그런 특징이 나타나는데 특별히 봄철에는 시베리아 기단이라는 거대한 공기 덩어리가 쪼개지는 시깁니다. 그래서 공기덩어리가 차고 건조한 공기특성이 점점 봄철에서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점점 따뜻해지는 기운을 땅으로부터 받아서 그게 얼음 갈라지듯이 갈라집니다.

박인규 : 공기덩어리도 갈라집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전영신 : 네, 그래서 이동하면서 오는 게 바로 이동성 고기압 또는 이동성 저기압이구요. 그 이동성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나, 저기압 후면 등 특별한 부분에는 강풍대가 조성됩니다. 아주 강한 바람이 부는 지역인데요, 그 지역이 바로 봄철에 황사 발원지라고 하는 건조한 지역을 통과할 때, 그때 황사가 공중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박인규 : 강풍을 따라서... 어떤 자료를 보니까 황사를 영어로는 Asian dust... 아시아의 먼지라고 하던데, 황사는 아시아 밖에 없나요?

전영신 : 아니요. 아시아에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서남아시아라든지... 아라비아 반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는 지역에 사막이 상당히 많잖아요. 거기서는 아주 심한 모래폭풍의 형태로 강한 바람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사하라 사막... 거기서도 그 주변에 바람으로 인해서 그 먼지가 스페인이나 영국, 유럽까지 다 전달되기도 하고.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의 텍사스주 북부에도 서쪽에 있는 애리조나주 네바다 사막에서의 먼지가 텍사스 북부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 올 3월에.... 전 세계적으로 지금 공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는 어디서 오는 겁니까?

전영신 :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황사 발원지라고 부르는 곳이 황하 중상류입니다. 거기가 위도로 따지면 한 40도 부근, 경도로 보면 100에서 110도 정도 해당하는데 그 지역에 한반도보다 한 서너배 이상 되는 넓은 면적이 아주 건조합니다. 거기서 주로 날아옵니다.

박인규 : 올해는 벌써 2월부터 황사가 시작돼서, 이건 도대체 올해엔 황사가 얼마나 오려고 벌써부터. 지금까지 세 번인가 왔다는데, 어떻게 보세요?

전영신 : 이번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2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5 내지 7도 정도 높은 지역도 있어요.

박인규 : 100년만에 최고, 기상관측 이래 최고라는 것 같은데...

전영신 : 그건 조금 과장된 거구요, 2002년도만큼 지금 2월이 더웠습니다. 지금 그 정도의 고온인데 다행스러운 건 그 지역의 강수량은 2002년도보다 좀 더 많아요. 그런 상탭니다.

박인규 : 덜 건조하니까. 그렇다면 올해는 2002년 그때보다는 황사가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나요?

전영신 : 심하지 않기를 바라기는 하는데, 이게 기온과 강수량뿐만 아니라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인자가 있습니다. 그게 바람인데요, 그 바람이 얼마나 자주 형성돼서 한반도쪽으로 와 주느냐에요. 그런데 그게 생겨서 오는데까지 그 거리가 3천에서 5천 킬로미터까지 돼요. 그 정도 거리를 오면서 상당히 많은 양이 떨어지기도 하고 중간에 수송되다가 없어지기도 하는데, 그 바람이 얼마나 한반도 쪽으로 잘 불어주느냐가 관건입니다.

박인규 : 우리는 한반도 쪽을 빗겨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모든 예측은 틀리기 위해 있다는 말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황사 전문가시니까 지금까지의 기온, 현지의 강수량 등을 포함해봤을 때 올해 황사는 대략 이런 형태, 이런 정도일 것 같다. 일단 모험을 한 번 해보시죠...

전영신 : 벌써 오늘이 3월 중순인데, 4월이 가장 많은 발생을 보이죠. 그래서 지금 4월에 만약 비가 줄줄줄 내리는 상황이면 황사가 다 발원해도 다 만주 쪽으로 넘어가고, 이게 점점 남서기류의 영향이 강하다는 증거거든요. 북서기류와 남서기류가 서로 힘자랑을 하다가, 힘겨루기를 하다가 남서풍이 우세해지는 게 여름입니다. 봄이 일렀다는 말도 있지만 결국은 여름이 더 빨리 온다는 생각을 하시면, 남서기류가 훨씬 더 강해지게 되면 황사기류는 우리나라보다는 북쪽으로 지나갈 가능성도 있고. 이 기류가 언제 세력싸움에 따라서 다시 북서기류가 지배적이게 되면 한반도 쪽으로 훨씬 더 많은 황사가 나타날 수도 있구요.

박인규 : 아무래도 황사예측을 하려면 여러 가지 중국과의 공동연구도 필요할 것 같은데, 실제로 전 박사께서는 황사 연구를 위해서 황사 발원지에도 몇 번 갔다 오셨다면서요, 말씀 좀 해주시죠.

전영신 : 제가 2002년도부터 지금까지 중국을 한 10차례 정도 다녀오고 몽골은 작년에 두 번 정도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갈 때마다 가는 계절, 지역마다 특징이 어마어마하게 다릅니다. 특히 작년에 갔을 때의 특징은, 중국의 내몽골 지역에서 만주 지역에 걸친 지역을 제가 돌아볼 수 있었는데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역이 다 옥수수밭이에요. 그 옥수수밭을 제가 처음 목격했습니다. 가을철 9월 10월에 갔으니까 수확을 하기 직전이었어요. 그때 그 넓은 지역이 다 옥수수더라구요. 대부분의 양을 우리나라에 수출도 하고 자국에서 쓰기도 한다는데 그 많은 옥수수가 추수되면 그 밑둥이 좀 남아요. 밑둥이 남으면 그 뿌리를 뽑아서 연료로 또 씁니다. 그러면 그 지역이 다 모래땅이에요. 그래서 겨울철에는 그 지역도 역시 거의 다 사막에 준하는 지역으로 바뀌어요. 다른 작물을 일부 심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역이 그렇게 계절에 따라 다른 토양특성을 보였어요.

박인규 : 다니시면서 중국, 몽골에 황사감시기상탑을 설치했다는데, 사람이 가서 감시하는 건가요?

전영신 : 아니요. 자동기상탑인데요, 한 2, 4, 8, 16, 20m 고도별로 풍향, 풍속, 기온, 습도 등을 측정하구요, 먼지농도도 측정하는 걸 한 15m 고도의 저층에 또 하나 놔서, 어느 정도의 바람, 어느 정도 난류로 밑에 있는 토양이 불어 올라가는가를 테스트하는 기곕니다.

박인규 : 그럼 그 체크를 서울에서 하나요?

전영신 : 네. 서울에서 하고 있는데요,

박인규 : 자료가 오나요?

전영신 : 중국 북경대학의 협조를 받아요. 북경대 교수님이 저희랑 같이 설치하셨고 그 데이터가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기상탑에서 저희가 전화 모뎀을 이용해서 일단 북경대학을 통해서 다시 저희가 이메일로 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몇 군데나 설치돼 있습니까?

전영신 : 세 군데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도 계속 그게 늘어나나요?

전영신 : 그게 탑 설치에서 유지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저희 땅도 아니고. 그래서 저희가 현재 매년 한 대씩 세 대를 설치해 왔고. 우리 비용으로... 올해에는 두 대를 설치하는일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가서 또 설치해야 되는데 기계가 잘 고장나요. 아무래도 먼지도 많고 해서

박인규 : 베이징대학 말씀하셔서 질문하고 싶은데, 어떻게 보면 중국은 우리보다는 황사피해가 적을 것 같아서, 거기도..

전영신 : 아니에요. 거긴 더 심합니다.

박인규 : 중국하고 상호간의 공동연구가 많이 되나요?

전영신 : 중국은 저희랑 같은 황사라는 개념이 서로 다릅닏만, 중국은 모래폭풍이에요. 태풍은 아시죠? 태풍은 보통 폭풍우라고 해서 비를 몰고 오는 바람, 모래폭풍은 모래를 몰고 오는 강한 바람이에요. 그 바람 때문에 전신주가 넘어가거나 집들이 많이 파괴된다든지 이런 식의 피해 때문에 실제 인명피해도 80명 이상 죽은 사례도 있고. 그래서 이건 엄청난 재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타클라마칸 사막 부근에서 열차가 뒤집어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게 뭐냐면... 아주 넓은 타클라마칸 사막에 줄 하나 딱 그어보세요. 거기에 기차가 지나가거든요. 거기에 모래바람이 불었을 때 그건 당연히 넘어갑니다. 그 정도로 거기는 심각한 상태구요. 거기에 비한다면 우리 한반도나 일본 지역만 해도 모래폭풍의 일부분이 공중의 상층바람을 타고 살포시 떨어지는 먼지현상일 따름입니다.

박인규 : 어떻게 보면 큰 건 다 중국에서 끝내고, 그렇다면 중국에서도 황사, 모래폭풍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겠네요?

전영신 : 93년부터 진행됐어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많은 사상자를 낸 사례가 1993년 5월 5일이었거든요. 그때 이후로 상당히 활발한 연구가 진행됩니다.

박인규 : 보통 태풍 하면 태풍주의보, 태풍경보, 호우주의보, 호우경보가 나는데 우리도 황사예보를 시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전영신 : 네. 저희가 예전에는 그냥 황사가 올거다 안올거다 정도로 예보를 했는데 이제는 황사가 몇 시 어느 지역에 농도가 얼마냐 이런 정도까지 국민들이 요구하셔서 준비하고 있는데, 황사특보제라는 건 황사주의보가 있고 황사경보가 있습니다. 주의보와 경보가 좀 헷갈리시지 않으세요?

박인규 : 그냥 저는 경보가 더 센 거라고 알고 있는데

전영신 : 맞습니다. 경보는 아주 무서운 거구요, 주의는 주의 정도만 하시면 되는 정도인데 주의보를 내리려면 어떻게 하느냐, 한 시간에 평균농도가 400마이크로그램 퍼 입방미터 정도 이상이 두 시간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저희가 황사주의보를 내는데, 어떻게 체감하시면 되냐면, 400정도의 농도라는 건 누구나 봐도 공기 중에 먼지가 있다는 걸 알고 보실 수 있어요. 그런데 황사가 손바닥 내민다고 보이는 게 아니고 멀리 보셔야 돼요. 공원에서 운동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바로 코앞에서는 안 보여요 황사가. 멀리 산이나 건물 쪽을 보시고 운동하시는 게 좋겠더라구요. 그게 주의보구요. 경보는 400의 두 배, 800마이크로그램 퍼 입방미터 의 농도가 예상될 때 저희가 내립니다.

박인규 : 그럼 주의보 내렸을 때 예를 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다, 밖에 나가면 안 좋다든가.. 어떻습니까?

전영신 : 저희가 일단 황사에 대한 피해대처방법으로는 일단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십시오 정도로만 말씀드리구요. 건강하신 분들은 약한 황사일 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예민하신 분들... 기관지쪽이나 호흡기 쪽, 그런 분들의 경우는 특별한 조치를 좀 취하시는 게 더 낫고. 황사가 강한... 주의보 이상 경보 이상의 수준일 경우는 저도 숨쉬기가 힘들더라구요. 지난 2002년도에 심한 황사가 있었을 때 제가 마침 여의도에서 신대방동 쪽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제가 자동차의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먼지가 쏟아져 들어오는 거예요. 그 농도는 2500이에요. 그런 농도일 때는 자동차 문도 열지 마시고 환기도 안 하시는 게 나을 정도가 돼요. 그런 예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세 번 있었습니다. 작년 4월에 있었고 2002년도 3,4월에 있었거든요. 그런 정도로 심할 때는 정말 각별히 주의하시는 게 좋고, 그렇지 않고 평상시의 약한 황사현상일 경우에는 건강하신 분들의 경우는 큰 걱정은안 하셔도 되고요.

박인규 : 혹시 농작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까?

전영신 : 농작물에는, 실험을 했어요. 최근에 석사 논문으로 학생이 실험을 했는데 제가 준 황사입자를 식물에 뿌려서까지 해봤는데 기공을 막는 효과는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토양에는 상당히 좋은 영양제에요. 아주 비옥한 토양이에요 황사는. 황토고원이나 이런 데서 오는 아주 작은 미세한 입자는 비옥해요. 어떻게 보면 토양의 영양제에요.

박인규 : 우리가 지나치게 겁내는 경향도 있네요. 또 일부에서는 황사가 문제가 아니라 최근에 중국이 사막화가 급속히 되면서 오염물질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냐. 오히려 그게 더 위험한 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전영신 : 그런데 황사 발원지 자체는 오염물질이, 공장 같은 게 그렇게 많진 않아요. 있긴 있지만 보통 공업단지는 물이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물을 끌어들여서 쓸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러려면 다 화남지방, 화중지방의 양자강 유역 부근이고, 황사 발원지는 화북지역이에요. 물이 귀한 지역이라 공장이 별로 없어요. 단, 석탄공장, 천연가스 공장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지역으로 황사가 이동하면서 그 지역을 정체해 오면 그게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어요.

박인규 : 황사 자체보다는 황사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문제다

전영신 : 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로가, 거의 60, 70% 이상의 경로가 황사는 깨끗한 지역... 북서쪽에서 들어오는 경향이 많아서 오염물질과의 관련성도 어떻게 보면 실제 자체보다는 덜 해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박인규 : 요즘 보면 황사를 막기 위해서 나무를 심는 행사도 하던데, 말하자면 황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방안은 없는 겁니까?

전영신 : 이건 2000년을 내려온, 아니 그 이전 260만년 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라 방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봅니다. 단지 풀을 심는다든지, 나무보다는 풀이 더 효과적이고, 초지. 초지를 조성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그리고 그런 운동들은 어떻게 보면 중국이나 몽골과 우리나라가 같이 협력하는 좋은 매개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운동 정도로 보시면 좋겠어요.

박인규 : 황사가 일 년에 평균 몇 번쯤 오죠?

전영신 : 평년이라고 보통 얘기하는데, 1970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동안 전국 28개소 관측소를 딱 평균을 내 봤더니 4일이 온답니다.

박인규 : 1년에 4일. 4일 조금 불편한 거 참으면 되겠군요.

전영신 : 그런데 2000년 이후로는 그 4일이 12일로 늘었습니다.

박인규 : 늘긴 느는군요. 개인적인 질문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거의 처음으로 황사를 연구하시고 박사학위를 받으신 걸로 아는데, 황사를 연구주제로 잡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전영신 : 제가 연구소에 오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박사학위논문을 좀 써야 되는데 연구소에 있다고 하지만 제 개인논문을 쓰기는 쉬운 여건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일본에 가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게 일한과학재단이라는 곳에서 1년 동안 포닥.. 포스닥 과정이었어요. 그걸 제가 신청했는데 학위는 없었지만 됐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10분이 일본에 1년 동안 가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때 제가 황사 테마를 처음 선택했습니다. 그게 1994년이구요. 황사가 일단 눈에 보이는 장거리 수송물질이라는 데 착안했습니다. 제가 관악산을 주로 많이 올라가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데 서울시내를 보거나 할 때 전 시내가 뿌옇게 황사로 덮인 적이 있었어요. 80년대인데, 아니 이 흙가루가 도대체 어디서 날아왔을까. 중국에서 왔다고 신문에서도 그러고 불청객이라고 하는데 참 신기하다 어떻게 눈에 보일까. 그렇게 참 의문을 가졌는데 대학교 수업 과정에서도 하나도 배운 적이 없어요. 이것 참 희한하다. 그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이동확산 컴퓨터모델링이 저의 관심분야였어요. 그래서 일단 황사부터 조사를 해보고 다음에 대기오염물질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황사현상을 기상학적로, 과학적으로 규명한 건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군요...

전영신 : 맞습니다. 황사현상 자체가 워낙 봄철에 왔다 가는 정도로, 피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관심을 못 얻었습니다.

박인규 : 처음 황사연구를 시작하셨으면 고생이 좀 많으셨겠어요. 자료나 지도교수라든가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전영신 : 제가 완전히 책만 보고 박사논문을 썼어요. 현지는 가보지도 못하고 사막이라는 곳에 발도 들여놔 보지도 못하고 박사논문을 썼는데 참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 그런데 국립 연구소에서 외국출장 가는 게, 무슨 세미나나 이런 건 큰 주요도시에서 보통 열리잖아요. 사막 쪽에선 또 안 열려요. 그리고 오지에 가려고 하면, 거길 왜 가느냐, 그리고 규정이 좀 까다로워서 제가 고민고민하다가 방송국에서 취재를 가시겠다는... KBS에서. 그래서 가야겠다 했는데 그 PD님과 같이 갈까 준비를 했는데 제가 그때 둘째 아기를 낳은 상태였어요. 몸조리 기간인데 그때 가자는 거예요. 그래서 어떡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 위에 계신 분들과 의논해서, 저는 그래도 가고 싶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갈 수 있겠느냐 그랬더니 그 분이 참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몸조리를 먼저 하고, 그런데 제가 애 하나 더 낳겠습니다. 갔다 와서 몸조리 한 번 더 할 테니까 보내 주십시오. 그런데 안 보내주셨어요. 그때 못가고 2002년도 황사가 아주 심하게 오기 직전, 한 달 전에 갔습니다.

박인규 : 황사라는 게 몇십 년 전 아니라 수천 년 된 전통이라고 하셨는데, 예전에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에도 황사에 대한 기록이 나와 있나요?

전영신 : 엄청 많습니다. 우리가 중국하고 우리나라, 일본을 비교했을 때 황사기록이 한반도가 최고, 최다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는 황사라고 안 하고 토우라고 했다는데

전영신 : 맞습니다. 흙비에요. 황사의 우리 옛 이름은 흙비. 신문기사에서 흙비를 황사와 비가 섞인 걸 흙비라고 써서 내시는데 그게 아니고

박인규 : 황사가 토우나 같은 걸 의미합니까?

전영신 : 네. 그 당시는 비는 우라고 쓰고 황사는 토우라고 썼어요. 흙이 비처럼 떨어지는 현상

박인규 : 그것도 그럼 기록을 보면 대개 3, 4, 5월에 많이 나오나요?

전영신 : 물론이죠.

박인규 : 기상대에 계시다니까 일반인들이 많이 느끼는 불만을 한 가지 좀... 우선 황사특보를 하시면 적중률을 몇 퍼센트로 잡고 계십니까?

전영신 : 작년의 경우 저희가 계산해 봤더니 68%가 나왔구요, 그 전 해는 한 56% 나왔고, 또 그 전전에는 한 55% 나와서

박인규 : 스스로 평가하시기에는 좋은 겁니까?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겁니까?

전영신 : 해마다 좋아지는 편이라고 해도 국민의 만족도를.....

박인규 : 많은 국민들이, 슈퍼컴만 들여오면 좋아진다더니 왜 자꾸만 틀리냐고 말씀하시는데 어떠세요? 기상대에서 직접 예보업무를 하시는 입장에서는...

전영신 : 나비효과라는 말씀 들으셨죠? 그게 초기조건의 중요성이에요.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한 달 후에 뉴욕에서 태풍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긴데, 이게 1961년도에 에드워스 로렌스라는... 지금도 살아계세요. 작년까지도 살아 계신 걸 알아요. 그 분이 되게 연로하신데, 그 분이 61년도에 이 이론을 처음 분석해내셨어요. 기상자료를 분석하시다가 아무리 봐도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그걸 만들어내셨는데 그게 현재는 카오스이론이라고 하는 혼돈이론의 기초가 되고 있어요. 그만큼 어떤 순간의 풍향이 조금만 잘못 예보돼도 며칠 뒤에는 확 달라져 있는 거예요. 그런 효과가 기상학에는 항상 있고, 그걸 제가 불확실성이라고 얘기하구요. 그리고 일주일 후의 기상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이론도 있구요.

박인규 : 지금까지 쭉 황사 관련한 말씀을 나눠 봤는데 혹시 기상을 연구하시는 분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라든가, 혹시 국민들에게 이 말씀을 꼭 하고 싶다,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면 마무리 말씀 해주시죠.

전영신 : 기상예보의 어려움이라든지 불확실성이 과학적으로 좀 이해가 되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동네북처럼 만날 혼만 나고 모든 책임이 다 기상청으로만 돌아오고 그랬을 때 저희들이 밤을 새면서 하늘을 관측하고 계속 추적하는 모든 행동들 하나하나가 힘을 잃을 때가 많아요. 전화가 엄청 옵니다. 전화 받느라 저희가 일을 못할 지경으로 막 오고. 저희가 서비스를 잘 못해드리는 부분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도 합니다. 그런 국민과 저희의 이해, 그리고 기상과학이라는 것의 보편적인 대중화가 필요할 것 같고. 또 신문기사를 보통 일반 국민들이 대하시잖아요, 저희 연구논문을 대하는 게 아닌데, 그 신문기사가 과장되는 경우가 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중간 정도를 예측했는데 그걸 좀 더 과장해서 습격이라든가 대란이라든가, 제가 봐도 가슴이 섬뜩해요. 그런 식의 위험적인 신문기사를 좀 반쯤 반감해서 봐 주시고. 제가 볼 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하늘을 항상 보시고 이렇게 하늘이 달라지고 변화무쌍하구나, 그리고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하늘을 대해야 한다는 자세들도 저희가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박인규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10여 년 동안 황사를 연구해온 기상연구소 황사연구팀의 전영신 박사를 초대해.. 황사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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