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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대북 자세변화'는 일시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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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근 '미국의 대북 자세변화'는 일시적인 것"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3/14]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미국의 향후 동아시아 전략에 관한 각종 구상을 담은 제 2차 아미티지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향후 동북아 정세에 닥칠 변화들을 전망하면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요. 특히 지난해와는 달리.. 최근 2.13 합의로 북핵 폐기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 시작됐고, 따라서 북미 관계가 예상보다 빨리 진전될 가능성이 제기되는등..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를 초대해.. 2차 아미티지 보고서의 내용은 무엇이며 북핵 폐기를 위한 2.13 합의 이후 변화하는 북미 관계 등.. 최근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입니다. 김경민 교수는.. 1954년 부산 출생으로.. 1982년 한양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89년 미국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일본 동해대와 일본 입교대, 일본방위청 방위연구소 등에서 근무를 했고, 89년부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며 일본 와세다 대학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아미티지 보고서라는 게 나왔는데 1차, 2차가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중요한 건지, 정부의 공식보고서인지 궁금하네요.

김경민 : 아미티지는 부시행정부에서 미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사람이죠. 굳이 아미티지보고서가 된 이유는, 그 사람이 부시행정부 관료로 발탁되는 바람에 그 사람의 이름이 붙어서 보고서가 됐지만요, 사실은 워싱턴의 싱크탱크에 여러 사람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기관들이 많죠. 해리티지 재단이라든지, CSIS라든지 브루킹스, 외교협회라든지.. 이런 기관들에 있는 주요 연구자들이 동북아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모여서 동북아 미래에 대한, 어떻게 미국의 안보정책을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하는데요, 아미티지 보고서라고 이름이 붙게 된 건 부시행정부의 관료로 발탁이 되니까 대표성을 띠게 되죠. 그래서 아미티지 보고서가 된 거구요. 이번에 나온 건 2차고 1차는 2000년도에 나왔는데 조금 차이점은 있지만 역시 미국이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안보정책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게 근간이 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이게 정부의 공식 보고서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중요한 건지... 말하자면 부시행정부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지침이 될 수 있는지, 위상 같은 게 궁금하네요.

김경민 : 왜냐 하면, 2000년도에 나왔던 아미티지 보고서대로.. 내용 중에 미·일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부분이 실제로 정책으로 실현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고서를 만드는 사람들이 초당적으로 만들거든요. 공화당 계열 뿐 아니고 민주당 계열의.. 조셉 나이 같은 분은 민주당 계열 아닙니까. 커트 캠벨도 민주당 계열이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지 간에 워싱턴가에 있는 안보정책의 싱크탱크들이 각료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책실현으로 이어지니까 실질적으로 아미티지 1차 보고서가 나오고 나서 중점을 뒀던 미일동맹 강화에서 일본의 역할이 확대가 됐잖아요. 그래서 현재 일본에 미국의 제1 육군단 사령부가 자마라는 곳으로 옮기게 돼 있고. 이런 일련의 것들이 정책적으로 실현되기 때문에, 정부 보고서나 다름없을 정도로 민간보고서가 결국 나중에는 정부의 정책보고서가 돼 버리고 정책으로 이어지니까 중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미국과 영국 수준까지 격상한다는 게 어떤 얘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경민 : 이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경영을 하는데 있어서 태평양의 제해권이라든가 태평양의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미국의 서부... 로스앤젤레스나 캘리포니아에서 한참 달려오다 보면 중간에 하와이가 있죠. 하와이에서 달려와서 처음 맞닥뜨리는 게 일본열도입니다. 그럼 일본과 미국의 서부 캘리포니아를 연결하는 것이 태평양 전체 아니겠습니까. 가운데 하와이가 있고. 그러니까 태평양 사령부가 하와이에 있죠. 그러면서 일본의 동경 근처 요코스카에 미7함대 본거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태평양을 방어하고 미국 관리하에 두는 정책을 펴는데 일본의 협력 없이는 안 되고. 일본은 아주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는데요.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패전시킨 나라지만 지금 와서는 일본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니까, 돈도 있죠. 그리고 미국에 가장 협조적이죠. 그러다 보니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는 데다 심지어는 첨단무기 개발에서도 일본에 주요 기술 부분을 협력하자고 하면 그것이 입에 착착 맞는 거예요. 잘 맞아 떨어지니까

박인규 : 어떤 부분은 일본이 더 앞서 있다는 말도 있던데요..

김경민 : 그렇죠. 예를 들어 미국이 오키나와에 배치하고자 하는 F22 전투기. 최신이죠, 미국 밖에 안 갖고 있고 일본이 그걸 사고 싶어도 미국이 허락을 안 하고 있는데, 그 날개 제작은 카본5입니다. 그건 일본의 기술이죠. 이런 것들이 미국으로서는 입안의 혀처럼 일본이 와 닿아 있는 형국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미일동맹이 강화된다고 하면 한국에 계신 분들은 좀 불안해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2차 아미티지 보고서에서 한반도에 관해서는 어떤 전망들을 하고 있나요?

김경민 : 2020년에 통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어떻게 보면 재밌는 전망을 했습니다.

박인규 : 과감한 전망이기도 한데요

김경민 : 제가 볼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이도 있고 2020년 되면 상당히 나이가 많아지지 않습니까. 80 근처나 이렇게 될 것 같은데, 인간의 수명엔 한계가 있는 거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 김일성 주석의 권력을 승계하는 데서 상당 기간 계승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2세대까지 권력이 이어졌지만 3세대까지 이어지기는 좀 어려울 거라고 보는 게 미국의 시각이고 일반적인 시각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정불안이 올 거고. 그렇게 될 경우 아무래도 북한의 이런 저런 권력의 약화로 이어져서 통일의 가능성이 있지 않나, 이런 전망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대등한 통일보다는 흡수통일과 같은 형태를 생각하는군요.

김경민 : 네.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가 지적하는 것은 역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가 많지 않습니까. 핵무기 개발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이런 것들을 가지고 어떠한 대치국면으로 이어질까 하는 불안을 이 보고서는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북한 핵문제의 최종해결은 통일 이후에나 될 것이다. 이 얘기는 바로 그런 의미군요?

김경민 : 그렇죠.

박인규 : 북한이 핵문제를 풀고 나서 대등하게 통일하는 게 아니고

김경민 : 통일 이후에 그걸 해체하는 방향으로.. 결국 북한식 통일이 아니고 한국식의 통일이 되다 보면 그렇게 이어지지 않겠나, 그렇게 전망하는 거겠죠.

박인규 :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네요.

김경민 : 네. 그러나 현재로 봤을 땐 미8군 사령관도 얘기하지만 재래식 군사력 측면에선 북한이 한국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얘길 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 재래식 군사력을 볼 때도 우리가 조금 잠수함 전략이 북한보다는 여전히 좀 약합니다. 물론 잠수함 함정 자체의 기능은 한국이 뛰어나지만 잠수함 전략을 구사하려면 여러 가지 기나긴 경험이 필요한데, 우리가 잠수함 전략을 한 건 1993년이고 북한은 1963년이거든요. 30년 차이가 있죠. 그런 관점에서, 그 이외의 것은 한국이 훨씬 우수하니까...

박인규 : 하지만 2.13합의를 하고 나서, 지난주에 뉴욕에서 북미회담이 열렸는데 상당히 긍정적이다. 힐 차관보는 베리굿이란 말도 썼는데. 그렇다면 지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달라졌다. 아주 낙관적으로는 부시행정부 임기 내에 관계가 정상화 될 수 있다는 얘길 하고 있는데, 어떻게 봐야 됩니까? 아미티지 보고서에 나온 내용하고...

김경민 : 참 미북관계나 남북관계, 북한 핵문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같아요. 북한 핵실험 했을 때는 앞이 깜깜했는데 김계관씨가 가고 나니 보랏빛 꿈들이 나오는데 저는 좀 조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왜냐면 문제의 핵심은 과연 북한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되지 않고는 모든 얘기들이 어느 정도 겉치레로만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것들이 확실시 돼야 가능할 거라고 보구요. 그걸 확정적으로 증명하는 데는 여러 가지 경로들이 필요한데 그 경로들을 북한이 완전히 수용할 것인가.... 이런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조금 조심스럽게 쳐다보는 첫걸음의 얘기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믿을 만한 신호로 보여줘야 되는데 아직까진 알 수 없다는 말씀이시고, 또 일부에서는 최근에 봐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전망이 밝다고 보기도 하고. 또 한쪽에서는 이라크 문제나 중동 문제가 어려우니까, 골치 아프니까 잠깐 전술적으로 화해하는 척 하는 거다. 사실 미국의 목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근본적으로 바뀐 겁니까? 아니면 일시적, 편의적인 변화입니까?

김경민 : 편의적인 변화로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냐 하면, 수년간 부시대통령의 악의 축으로 불렸던 북한이, 그 오랜 기간에 그렇게 봤던 것이 전혀 잘못된 거였다는 결과가 되는데요, 오히려 저는 일시적이고 편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뿐 아니라 이란 핵문제도 걸려 있는데 그러다 보니 미국으로서는 북한 핵을 어떻게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다는 선례를 가질 수가 있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미래의 가능성 있는 핵보유국들.. 그런 문제가 또 발생했을 때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선례. 그래서 북한에 인내를 갖고 공들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박인규 : 이건 가정적 질문이지만 북한이 진짜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믿을 수 있도록 보여준다면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김경민 : 그렇다면 달라질 수가 있죠. 그 부분이 증명하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신중하게 보고 있는 이유도, 지금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북한이 6개 내지 10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고 돼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도 나온 것 아닙니까? 기존적으로 플루토늄을 뽑아 놓은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으며 우라늄도 어떻게 우리가 확인하느냐의 작업인데. 그러다 보면 북한이 정말 벌거벗어야 되거든요. 그 벌거벗는 과정까지도 북한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복잡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제일 중요한 건 미국과 북한의 신뢰의 문제라고 많이 말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혹시 한국 정부에서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겁니까?

김경민 : 아무래도 신뢰를 주는 문제는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있겠는데 여태까지는 부시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단한 불신을 갖고 있어서 한국이 대북유화정책을 쓰는 게 걸림돌이 됐죠. 그런데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하면 북한이 살아날 수가 있고 체제보장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북한에게 부단히 심어주는 신뢰구축이랄까요? 이런 역할은 한국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어쨌든 최근까지 보면 북미관계가 일단 좀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고. 북한과 일본의 관계는 오히려 좀 안 좋아지는 쪽으로.... 최근 하노이에서 북일 실무회담을 했지만 중간에 중단되기도 하고. 북일관계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민 : 어려울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있는 한. 왜냐, 아베 총리가 어떻게 정권을 잡았습니까. 북한 특수였거든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때 제가 일본에 있었는데 후쿠다 전 총리의 아들, 전 관방장관 후쿠다씨가 그때 경쟁상대자였습니다. 아베씨의 그때만 해도 아베 후보자가 굉장히 지지율이 높았는데 후쿠다씨다 조금씩 따라잡는 형국이었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나니까 후쿠다씨가 용퇴해 버렸어요. 아베씨는 북한특수 가지고 총리가 되는 사람이고 인기몰이를 했는데, 그런 사람이 지금 6자회담이 또 진전을 보고 있지만, 대국민약속을 한 게 납치일본인 문제거든요. 그게 아킬레스건입니다 아베 총리로서는.

자, 북일 정상화를 하려면 아베 총리로서는 약속한 납치일본인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북한은 납치일본인 문제를 고이즈미 총리한테 당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 하면 이런 문제를 다 덮어두고 국교정상화를 할 것처럼 고이즈미가 얘기했는데, 고이즈미도 아마 그런 생각을 안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돌아오니까 국민여론이 엄청나게 나빠져서 자민당이 그 문제는 손대지도 못하는. 그러니까 납치일본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북일 국교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납치일본인 문제를 또 다시 공개적으로 확인해서 한다 해도 이건 안 될거라는 학습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참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2.13 합의 과정에서 일본은 납치일본인 문제를 이유로 이른바 대북에너지조약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최근에 미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관련한 결의안이 나오면서 약간 아베 총리가 사과 안 하겠다. 약간 미국이 가는 방향에 대해서 큰 건 아니지만 일본이 약간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미일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까요?

김경민 : 큰 틀에선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보는데요, 오히려 이건 아베 총리의 탄생 자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내재적인 문제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 문제를 갖고 총리가 되다 보니까 북한 문제가 지금 잘 안 풀리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끌고 왔죠. 종군위안부 문제도 결국은 역사왜곡을 하는 모임의 선봉장인 사람이 아소 외상이나 아베 총리 아닙니까? 그런데 종군위안부 문제를, 강제성을 인정 안 하겠다고 얘기해 버렸잖아요.

미국에서도 혼다 의원이 주도가 돼서 그런 것들이 증명되고 있고. 그래서 결국 과거사 문제나 북한 문제나, 아베 총리가 지지를 받고 있는 주요 지지층이 전후 세댑니다. 이 세대에게, 과거사는 묻지마. 이런 식으로 해서 총리가 된 사람인데 이 문제를 인정하게 되면 그 지지층이 이탈하겠죠. 그런 데다 7월 참의원 선거도 있는데, 지금 앞뒤가 꽉 막힌 형국이 아베 총리의 정치 일정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내적으로는 대북 강경책이라든가 과거사 부정을 할 수밖에 없고 대외적으로는 발목을 잡고 있는 진퇴양난에 처해져 있는 거군요.

김경민 :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특히 그렇습니다.

박인규 : 국내 얘기 좀 한 번 해보죠. 전시작전통제권 문제가 작년부터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 2009년에 환수한다고 했다가 2012년으로 한미 양국이 합의를 했습니다. 보수진영이나 이쪽에서는 이렇게 되면 안보가 위험할 것은 물론이고 미일동맹에 비해서 한미동맹이 더 약화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민 : 그 우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으로 봐서는 세계 전략에 있어, 특히 태평양 전략에 있어서 일본을 붙잡는 이유가, 돈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오히려 미국군과 자위대는 융합형태라고까지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지금 자마라는 곳은 동경에서 기차로 한 25분 밖에 안 걸립니다. 가깝습니다. 저는 가봤습니다 거기를. 거기 육군과 합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요코다 공군기지, 여기도 자위대의 공군사령부가 들어갑니다. 미 공군기지와 합칩니다. 그리고 요코스카에 또 미 해군기지가 강화되고 있죠. 레이건 항모가 들어오고 있는 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서 샤일러라는 이지스함까지 배치돼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는 작전통제권을 넘겨줌으로서, 그렇다면 미군이 결국 주도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고 지원하는

박인규 : 상대적으로 한국군이 독자성을 갖는 거죠.

김경민 :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건 너무나 상식적인 얘깁니다. 전시작통권을 우리가 가져오면 미군은 지원 역할밖에 못하는 형태가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미일관계보다는 한미관계가

박인규 :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경민 : 결과적으로 너무나 분명한 거죠.

박인규 : 그렇지만 진보진영에서는, 자기 나라 군대를 자국이 지휘 못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냐고 하고. 그것보다는, 미일동맹이 어떻게 보면 가상의, 향후의 적으로 중국을 많이 겨냥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이 미국과 가까워지면 중국을... 아주 심한 경우 대만 문제 때문에 싸워야 되는 경우도 있는데 과연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냐, 이런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의 중국 전략이랄까 그런 속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를 잡아야 될지 곤혹스러운 것 같은데요...

김경민 : 어려운 위치죠. 그래서 지금 중국과의 경제적 우정관계가 심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박인규 : 양국 교역이 최고라고... 미국보다 중국이 많아졌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경민 : 그러다 보니 저절로 이젠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는데 그런 관점에서 행해지고 있는 6자회담은 우리 외교의 미래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걸 잘 가동시켜야 어떻게 보면 이쪽저쪽에 치우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중국에 대해서 일본은 분명한 입장을 선택했습니다. 2005년에 일본의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북한과 중국을 거론했죠. 그래서 대만 문제가 만약 거론될 때는, 중국이 예를 들어 대만을 침공했다 할 때에는 미국이 일단 대만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이 후방지원으로 따라가게 돼 있습니다. 이건 이미 표명화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입장은 분명이 정해졌고 한국은 그런 입장이 지금 없죠. 어떻게 보면 한미동맹선상에만 있는 거죠. 그래서 대만 문제가 일어났을 때는 한국이 개입 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구요. 어떻게 보면 미국도 그 부분은 아직 한국에 요구하지 않는, 또 요구해선 안 되는 상황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전략적인 유연성이 강화되면, 끌려가는 게 아니냐. 따라서 그런 면에서라도 전시작전통제권을 우리가 갖는 게 좋은 게 아니냐는 식의 논리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민 : 미국에 대해서 우리가 군사외교적으로 설득을 하고 우리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되겠죠. 그건 미국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만약 한국이 통일됐다고 합시다. 그럼 미국을 주둔시키는 게 좋으냐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그렇다면 어디 주둔시킬 거냐, 압록강 근처냐 두만강 근처냐... 이런 문제가 또 거론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중국으로 봐서는 한국의 통일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서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형태가 된다면, 미래에.. 과연 어디가 미군의 주둔지가 될 것이냐에 중국은 대단히 신경쓰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와 형펀을 미국도 잘 알고, 그 부부은 대만과 중국을 견지하는 데 있어서는 일본과의 동맹강화를 갖고도 지금은 미국이 충분히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직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고 봅니다.

박인규 : 최근에 보면 신냉전이란 말도 나오고, 특히 러시아도 에너지 강국이 되면서 상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고. 중동 문제에서도 미국과 러시아가... 옛날 한, 미, 일. 중, 러, 북. 이런 식의 삼각 동맹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미국과 일본이 더 긴밀해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긴밀해지면서 도대체 한반도는 어떻게 가야 되며 특히 한국은 어떻게 가야 되는 거냐. 그런 고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쉽지 않은 문제지만 김교수께서는 앞으로 한국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국익을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김경민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로서는 그동안 추락된 위상을, 에너지로 돈도 많이 벌고 국내 정치를 안정시켜서 러시아의 국가 위상을 상당히 높였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신냉전이라는 얘기가 나오냐면,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연초 기자회견을 할 때 미국의 일국지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그걸 용납하지 않을 수단을 우린 갖고 있다. 에너지 문제로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러시아가 미국을 정말 비판하는 가장 주된 사안 중 하나는 체코와 폴란드에 미국이 미사일 방어기지를 구축합니다. 러시아의 코앞이거든요. 그런 데다가 과거의 소연방제국의 하나인 그루지아가 미국에 접근해요. 그러니까 러시아가 발끈한 거죠. 그럼 좋다, 우리가 에너지로 너희를 견제하겠다, 러시아의 입장은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 문제는 계속 심화가 될 것이고, 또 미일동맹에서도 나오는 얘기지만 이제는 일본에다가 미국이 미사일방어협력체제에 요청하는 사안이 좀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이지스함을 통해서 대기권 바깥에서 하고 대기권 내에 목표물이 떨어질 때는 패트리어트를 했는데,이제는 발사 단계 때 그걸 부수는. 그걸 레이저로 하는 겁니다. 이게 굉장히 완벽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사일방어체제 자체가 미국이 주도하는. 그러다 보니 러시아나 중국은 거기에 또 대응하는 기술개발 내지는 자금을 투여해야 되니까 군비경쟁이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신냉전체제가 미국이 자구 초래하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일국지배를 강화하려고 하고.

이것이 현재 대립되는 형국이다 보니 한국이 그 가운데 샌드위치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조금 전 말씀드린 대로 6자회담의 외교적 틀 속에서 한국이 6자회담의 모든 나라들이 한국의 안보와 평화,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어떤 안보적 틀을 만들어 나가야 되는 것이 우리의 입장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6자회담을 중심으로 해서 주변 강국들이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로선 가장 최선이다. 동북아 정세가 최근에 굉장히 해빙되는 것 같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 얘길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우리가 상당히 외교적 지혜를 많이 짜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를 초대해.. 2차 아미티지 보고서의 내용과 최근 동북아 정세에 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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