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진실, 화해위원회 송기인 위원장입니다! 송기인 위원장은 1938년 부산 출생으로.. 70년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해 72년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부산지역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벌였고..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로 활동을 했습니다. 현재 부산교회사연구소장을 비롯해..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동아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고.. 지난해부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여러 가지로 바쁘실 텐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위원회 활동에 대한 질문에 들어가기 앞서서 개인적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난 해 연말인가요, 진실, 화해위원회 위원장 재직하시면서 받으신 1년 치 월급을 민족문제연구소에 이른바 쾌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송기인 : 글쎄 그 문제를 제가 비보도로 약속을 받았는데, 이렇게 라디오에까지 나오고... 제 본래 생각은 이렇게 벌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박인규 : 이미 다 알려졌으니 말씀해 주시죠.
송기인 : 그래요. 제가 거기에 출발할 때부터 관여를 했습니다. 이사도 했기 때문에 거기가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중요하다는 건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고 듣고 있어서 알고 있고. 저는 또 신부로서 비록 은퇴했다고 할지라도 생활이 보장됩니다. 사람들이 다 돈이 모자라다는데 전 남는 편이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에 그냥 용돈으로 쓰라고 했는데, 그랬는데 지금 기념관... 박물관을 짓겠다.. 저는 전혀 그런 생각도 없었고. 모자라는 경비에 보태 쓰라고 줬는데 이렇게 됐습니다.
박인규 : 용돈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알기로는 액수가 거의 1억 가까이 된다고 들었고
송기인 : 정부에서 준 월급을 그대로 모았으니까 그런 거구요
박인규 : 민족문제연구소가 워낙 친일문제에 관한 활동을 열심히 해온 단체고, 거기서 송 신부님이 내신 돈을 종잣돈으로 해서 일제하민중생활에 관한 박물관을 짓는다고 들었습니다. 일명 친일역사관이라고도 말하는데 혹시, 거기 이사활동도 하시니까 어떤 내용의 박물관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송기인 : 친일 관계 자료들이 상당히 소중한 게 많습니다. 그 많은 자료들을 지금 집이 없으니까 지금 지하창고에 재놓고 있거든요. 그걸 공간만 있다면 펼쳐 놓고 특별히 학생들이 보게 되면 과연 일본이 이렇게 했구나... 예컨대 고종황제께서 억지로 이런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는 걸 확인하게 될 텐데, 저는 그 점이 대단히 소중한 우리의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부산에 근대역사관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걸 제가 직접 관여해서 그게 역사관이 되도록 노력했기 때문에, 거기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울에도 이런 게 없는데 참 좋은 걸 했다 했는데 서울에 이런 게 생기면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독립기념관이 사실은 우리의 독립운동이나 그런 관련자료를 많이 모아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도 친일 관련 자료들이 좀 부족한가보죠?
송기인 : 거기도 잘 돼 있는데 이런 건 가까이 있으면 더욱 좋죠. 지금 거긴 서울이 아니잖아요. 조금 멀고, 가까이 있으면 학생들이 토요일 수업이 없으니까.. 부산에서도 그걸 많이 보는데, 토요일에 담임선생님들이 반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와서, 그래서 설명해 주는 걸 보면 정말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보다는 너무 가치 있게 실질적인 공부를 하는구나 싶어요
박인규 : 개인이 1억이라는 돈은 작은 돈이 아니지만, 사실 또 박물관을 짓기 위해서는 1억이란 돈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송 위원장님이 쾌척한 돈이 종잣돈이 돼서 많이 좀 들어오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송기인 : 잘 모르겠구요, 저는 그런 뜻으로 하지도 않았었고. 그래서 그 진행사항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국민들 힘을 모아서 만들면 더 가치가 있습니다. 예컨대 재단에서 재벌이 기증한다든지 혹은 정부에서 끌고 가는 것보다는 국민들 여러 사람이 푼돈을 모아서 하면 훨씬 더 가치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실무자들과 얘길 해보진 않았는데 좋은 착상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박인규 :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구요. 사실 몇 년 전인가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데 국회에서 지원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있어서 안됐고, 그 당시 한 인터넷 신문사에서 모금을 해서 대단히 많이 모금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친일문제가 생기면 자꾸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뭔가 제대로 정신을 살려서 기념해야 될 텐데 제대로 기념하기보다는 자꾸만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친일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는 게 가장 제대로 보는 건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기인 : 글쎄요. 제가 단적으로 답을 내기는 그렇지만, 그 딴지를 거는 사람들은 언제라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나라든, 다른 사회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있죠.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을 포기해야 될 입장이 되죠 어떤 경우. 그런 것들 때문일 텐데, 하여튼 일반적으로 원리 원칙적으로 생각한다면 너무나 당연한 거고. 또 대부분의 국민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기득권자들이 갖고 있는 힘은 엄청납니다. 그 때문에 그게 크게 비춰져서 그렇지 사실 개개인 국민들을 따져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과거사정리위원회 말씀을 좀 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일제 강점기 사건을 조사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과거사 관련 위원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예를 들면 일제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라는 것도 있는데, 하시는 일이 어떻게 다릅니까?
송기인 : 개별사건들을 이미 이 위원회가 생기기 전에 다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금방 말씀하신 것도 있지만 거창 사건, 노근리 사건, 이런 게 문제가 떠오르니까 요구하게 되니까 법을 만들었다 이 말이죠. 국회에서 이 법을 만들 때 오히려 그걸 전부 다 합쳐서 만들었으면 모르겠는데 이 법은 또 따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과거사위원회가 있는데 그 과거사위원회들이 대부분 끝나갑니다. 금년에 거의 다 끝날 겁니다. 그 다음 이제 이것만 남게 될 거고, 여기서 미진한 걸 접수해서.. 이미 접수들이 돼 있습니다. 조사하게 될 거고. 그러니까 지금 국민들 중에는 낭비 아니냐, 같은 건을 가지고 다른 데서 조사한 걸 또 하느냐 하는데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경찰, 국정원, 국방부하고는 한 달에 한 번씩 책임자들이 만납니다. 서로 중복의 힘의 낭비가 없도록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고, 또 그 사람들이 끝나고 아직까지 조사가 되지 않은 건 여기 접수된 대로 저희들이 해나가게 될 테니까 염려하는 것만큼의 문제는 없습니다.
박인규 : 나름대로 과제와 역할을 분담하고 계시다. 진실, 화해위원회가 출범한 지가 1년이 좀 넘었는데 위원장 해보시면서 1년 동안 제가 보기엔 기초를 닦는 작업을 하셨을 텐데,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송기인 : 아쉬움도 있지만 이제는 해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 할 때 있었던 게 아니고 과거 해오던 걸 인수한 게 아니고 새로 생겼기 때문에 새로 생긴 법을 가지고 해보려니 막막하더라구요. 우선 행정절차, 국가인사위원회에서 직원을 모집하는 데 6개월 걸렸습니다. 1년 중 절반이 직원모집에 낭비된 셈이죠. 기구 하나하나도 새로 생긴 거니까 여기 적합한 모델이 있을 텐데 그걸 기존 정부에서 하던 대로만 하라는 거예요. 예컨대 운영지원과가 있고 기획총괄과 있고.. 그걸 같이 지원하면 되는 거지, 그런 생각인데. 인력하고 예산을 줬으면 그걸 알아서 여기서 조직하면 될 텐데 다른 틀에 집어넣으라는 거예요. 그건 낭비가 아니냐 이런 것 때문에 이번에 행자부장관께서 너그럽게 융통성 있게 하라고 얘길 해주는데, 어쨌든 모집하는 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작년에 했던 일은 주로 접수입니다. 사건을 접수하는데 그걸 국민들이 이해를 못해요. 이해시키는 데 거의 힘을 쏟았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가서 5시간 합하면 16시간을 TV대담을 했습니다. 대담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주어진 가장 좋은 기회다, 지금까지 없었던 기회였는데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국민의 맺힌 한들을 다 풀어버리자. 그리고 화합해서 새로운 날을 열어가자는 뜻의 홍보를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그래도 만족하지 못했어요.
박인규 : 지난 1년 동안은 일하실 분들을 모으고 앞으로 조사해야 될 사건들을 수집하는 단계였군요. 어떻습니까? 지난 1년 동안 진실, 화해위원회에 접수된 신청건수가 대략 몇 건이고 앞으로 몇 건을 조사하게 되나요?
송기인 : 지금까지 접수 총 건수는 10800여 건이에요. 10800여 건인데 그걸 어제까지, 2월 말까지 결정했습니다. 조사할 건가 말건가.. 기각시킬 게 있고 앞으로 조사하다 보면 불가능한 게 있습니다. 조사불능인 게 있으면 이것도 제외하겠지만, 어쨌든 이건 전 건수를 조사하기로 결정이 어제까지 된 거고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게 되는데, 조사가 얼마나 어려운가는 실제로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해서는 짐작을 못합니다.
박인규 : 접수된 10800건을 다 조사하시는 건 아니죠?
송기인 : 그 중에서 기각이 있는데 해봐야 몇 프로 안 되죠. 해봐야 20여 퍼센트가 기각될 겁니다.
박인규 : 80%는 거의 다 조사가 되는 거군요. 제가 자료를 봤더니 조사하기로 된 사건 중에 제일 많은 게 집단희생이 제일 많더라구요. 주로 어떤 사건들입니까?
송기인 : 보도연맹 같은 건데, 보도연맹 같은 건 지금 우리 국민들이 많이 잊고 있지만 실제로 6.25 사건이 터지자 위험인물이라고 해서 집단으로 다 죽였습니다. 총 든 사람이 아니고, 그냥 어린애, 할머니도 껴 있고. 그 사람들의 경우는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죠. 사상이 조금 빨간 칠이 돼 있다 싶은 사람들을 전부 다 신청하라는데, 그때 글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지장 찍으라면 찍었고. 그런 사람들 다 나오너라, 논에 모아서 창고에 들어가서, 산골짜리 가서 그런 억울한 희생을 당했는데 그런 사람들 숫자를 대개 학자들은 10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 건밖에 접수가 안됐다면 비례가 전혀 안 맞죠.
박인규 : 100만 명이라는 건 이른바 해방 이후의 사건만입니까?
송기인 : 6.25를 전후해서만. 군은 아니고 민간인들이 그렇게 많이 희생됐는데, 그렇게 희생된 사람들만큼 억울할 수가 없죠. 실제로 재판이나 그런 게 있었던 게 전혀 아니고, 경찰청에서 한 2만 명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그랬지만 더 깊이 조사해야 되는 거고, 거기에 한을 다 풀어주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할 일의 양이 너무 어마어마합니다. 예컨대 고양 금정굴 같은 거 대전에 발굴했던 거, 집단학살을 발굴했잖아요. 지금 130여 구의 시신이 서울대 병원에 있습니다. 그때 일부가 그렇게 돼 있고 금년에는 조사를 할뿐만 아니라 집단학살 장소에 가서 발굴하게 됩니다 유골을. 그런 일들을 전부 감안해 보면 일의 양은 어마어마하고, 그럴 인력... 인재들이 없습니다. 실제로 발굴전문가라든가 감정전문가들이 있어야 되는데 확보돼 있지 않고. 또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이런 직원이 모자라는 것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마음대로 골라 봐라 그런 사람이 없단 말이요. 해야 될 일이 지금 기간이나 이런 걸 생각해 보면 너무 차이가 나죠
박인규 : 진실, 화해위원회에서 조사라든가 그런 걸 담당할 수 있는 인원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송기인 : 지금 조사인원이 저희들이 대개 2대 1로 조사 쪽이 많은데, 조사를 한다고 직원을 모집한다고 해보지만 그런 전문인력이 없어요. 안 와요. 그리고 또 법리에 밝은, 예컨대 한 건에 조서가 18000여 페이지 됩니다. 그런데 그 기록을 읽어내려면... 옛날 형사들이 조사받을 때 볼펜으로 썼다 이거죠. 타자기도 없었어요. 그래서 희미해졌고. 또 한자로 자기들 마음대로 쓰고 초서를 해놨으니까 그걸 한 페이지씩 다 읽으려면 얼마나 인력이 필요한가. 조용수 사건은 끝났잖아요. 그건 그래도 간단했거든요. 지난번에 발표됐는데 조용수 사건의 경우 네 명의 전문가들이 7개월을 했습니다. 그럼 10800건을 생각해 보세요 그게 어떻게 가능할 건지....
박인규 : 진실, 화해위원회 전체 인원이 한 190명 되고 활동기간이 4년 + 2년, 6년을 한다고 하는데 한 200명이 안 되는 인원이 6년 동안 10800건의 거의 다를 조사할 수가 있습니까?
송기인 : 그래도 한 건이 몇백 명일 수가 있습니다.
박인규 : 같은 사건일 수 있다는 뜻이죠?
송기인 : 예. 그런 걸 모아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단학살 같은 경우 경산에서 코발트광산에어 600명이 죽었다. 한 건으로 취급합니다. 그런 식으로 되기 때문에 하여튼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부 인터뷰에서는 인력이나 예산이 너무나 부족하다면 앞으로 조사규모를 봐서 인력이나 예산을 확충하기 위한 개정 법안을 내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송기인 : 법안은 지금 국회에 가 있고, 오늘도 국회의원을 만나서 이런 상황이니 좀 빨리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켜줘야 한다니까 노력은 해보겠다고 약속은 했습니다만, 또 국회라는 게 약속하고는 잘 안 맞는 곳이고. 우리 정부에서 엄청나게 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자부에서 우선 52명을 확보해 준 셈이고 일하는 걸 봐 가면서 제 생각엔 내년에 증원해 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개 보면 사건들이 50~60년 전 사건들이란 말이죠.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기도 했는데 이런 경우에.. 제가 요즘에 과거사 관련 조사위원회를 보면 이른바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나와서 고백하시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혹시 그럴 가능성 같은 건 어떤지..
송기인 : 노력 중이고 희망사항인데요, 저희들 힘만으로는 부족해서 저희들이 자문위원단을 국가원로들로 구성했습니다. 이미 발표된 사건을 예로 들자면 인혁당 사건 같은 거 발표됐잖아요. 그럼 그때 판결에 참여했던 판사들이 계시잖아요. 그때 상황은 그랬었다. 이러이러해서 그런 판결을 하게 됐는데 참 우리 국민들 유족들에게 죄송하다 할 경우 그 사람을 매 때리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때 그랬는데 얼마나 마음으로 고생이 많았겠나 박수 쳐줄 겁니다 오히려. 이런 식의 화해는 가장 이상적인 겁니다. 그런데 그런 화해가 과연 가능할까.... 희망은 갖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기고백을 하고 털어 버리고 서로 내일을 위해서 밝은 날을 맞자고 할 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숫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희망을 갖고 있고,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상당히 많이 그렇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두어 가지 예는 있습니다. 함평이 한 건, 고양이 한 건. 서로 악수하고 양 집안이 결혼을 하는 화해가 이뤄진 케이스가 있습니다.
박인규 : 고양 말씀하신 거죠? 어떻게 화해했는지 대략 설명을 좀 해주시죠.
송기인 : 제가 이름을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는데 고양에도 보도연맹 사건입니다. 집단학살, 수직굴에다가 시체를 밀어 넣었는데 그 굴 직경이 2미더 반이나 3미터 좀 못됩니다. 그게 수직으로 돼 있어요. 증언대로 가서 발굴해 보니까 우선 찾은 게 130 몇 구입니다. 금정굴. 그런 경우인데 거기에 후손들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 하면 그 마을에 산다는 건 상당히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는 거예요. 물론 다른 데 가더라도 연좌제 등등 따라다니겠지만. 그래도 그 마을에 사는 것 자체가 너무 힘이 드니까 멀리 이사를 가는 겁니다. 지금 찾아가면 지금 후손들이 거기 사는 사람은 몇 사람 안 됩니다. 그래서 신청도 일부러 안 하는 거죠. 알아도 안 하는 이유가, 옛날에 해보니까 불리하다. 그러니까 그대로 지내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중에도 어떤 사람이 그때 나는 그래서 총을 쐈다고 그랬는데, 얼마나 그동안 고생했느냐... 정말 죄송하다. 아이고, 그때 그런 형편이고 세상이 그렇지 않았느냐. 우리 서로 화해하자.
박인규 : 그분이 총을 쏘신 분입니까?
송기인 : 그렇죠. 바로 직접 그랬던 가해자가 손을 내밀었다 이 말이죠. 그러면 피해자도... 지금은 우리 법에 벌칙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화해하는 거죠. 그렇게 해야 우리 국가가 튼튼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한 사람이 응어리를 갖고 있다면 그 가정이 그 이웃이 그 친척이, 그리고 우리 국가 전체가 힘이 약한 거 아니겠어요?
박인규 :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 진실, 화해위원회에서 긴급조치 당시의 판결문제에 관한 자료를 내시면서 판사님들 실명을 공개하니까 상당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반발도 상당히 많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송기인 : 저는 둔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그런 말 나오면 이상해요. 도대체 정치하고 이게 무슨 관계가 있어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힐 뿐입니다. 그 다음에 화해가 따라야 되는데 그건 아까 고민하는 대로 그런 형편이고. 그럼 판사 이름이 가짜란 말입니까 소설이란 말입니까. 판결문에는 판사 이름이 따르는 거잖아요. 그대로 발표했는데 저희들이 잘못했다면 중간에 발표되기 전에 유출됐다는 건데, 유출한 사람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를 했고. 어쨌든 그 문서를 보셨으면 알겠지만 제일 끝에, 끝에 표 중에서도 끝 칸에 있는 게 판사 이름. 앞에 중대한 것, 실제로 언론이 정말로 얼마든지 크게 취급할 수 있는 이수근 사건이라든가... 조작간첩, 조영수 등등 그런 사건은 다 무시해 버리고... 정치하고 이게 무슨 관계가 있어요. 그리고 법관들도 정치인입니까? 왜 그렇게 말하는지, 그런 게 좀 솔직히 언론에게 섭섭해 하고 있습니다 저는.
박인규 :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도 하시는 것 같아요.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우리가 앞을 보고 뛰어야 되는데 자꾸 과거만 돌아보고 있느냐. 한풀이 하는 거 아니냐, 왜 과거 정리에만 얽매이고 있느냐, 이런 식으로 비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송기인 : 그렇게 말씀하고 싶은 사람은 해도 좋은데, 우리가 미래를 보지 않고 과거만 본다는 그 말은 도무지... 우리가 이게 미래를 위한 거지 과거를 위한 건 아닙니다. 과거사를 정리하는 건 미래의 밝은 세상을 만들자는 거지, 옛날에 있었던 걸 덮어놓고 그냥 밝은 날이 오겠어요? 저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과거를 덮어 놓고 미래로 가자는 건 헛발을 디디는 겁니다. 과거가 비뚤어져 있다면 앞으로도 비뚤어지는 거예요. 과거를 바로 챙겨 놔야 앞으로도 바로 갈 수 있는 거거든요. 어떻게 과거에만 매달린다고 하는 건지, 미래를 위해서 과거사를 정리하는 건데, 그 점에 대해서는 그런 분들하고 같이 얘길 해보고 싶어요. 좋은 언론에서 그런 자리를 한 번 마련해 주시죠
박인규 : 대개 요즘 생긴 위원회들이 과거사 위원회, 과거사 정리위원회, 이런 말을 쓰는데.... 물론 이 기구도 과거사 정리위원회라는 말을 쓰지만 앞에 '진실과 화해를 위한'을 붙였어요. '진실과 화해를 위한' 제가 알기론 이게 남아공에서 나온 말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 이런 말이 붙었습니까?
송기인 : 남아공의 법을 국회에서 많이 활용한 것 같아요. 많이 원용해서 하는 것 같고. 거기는 진실화해위원회였죠. 그런데 진실, 그러니까 저희들이 하는 일은 없던 걸 보탠다거나 아닌 사건을 만드는 게 전혀 없습니다. 그때 있었던 팩트를 그대로 밝히는 것, 그 이상 선을 넘지 않습니다. 법이 그렇게 정해져 있고, 있었던 사실 그대로만을 저희들이 밝혀내 놓으면 그 다음에 거기 따라서 국가가 어떻게 하기를 권고는 할 수 있죠. 그러나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국가가 용서를 청해라. 또 재심이 필요하다. 이런 정도 말하는 것뿐이고 실제로 당사자들은 국가에 뭘 요청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또 재판을 다시 하자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건 저희들 분야가 아닙니다. 저희들은 1차적으로 진실을 밝히는 거고 가능하다면 화해를 이루도록 권고하는 겁니다. 그런데 화해 그건 아까 말한 대로 그만큼 어려운 과제기 때문에 지금 고민하고 있고, 저희들도 진실을 밝히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다음에 따라올 일이지만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겠습니다.
박인규 : 하긴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화해라는 게 가해자가 나와서 고백을 해야 용서도 하고 화해가 되는데 가해자가 안 나타난다, 그런 말씀도 하시던데.... 올해가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벌써부터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일부에서는 현재로 봐서는 야당인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그렇게 되면 이런 과거사정리위원회나 이런 것들이 대단히 위축도지 않겠느냐. 말하자면 정권의 향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기인 : 전혀 그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우선 이건 여야가 합의했습니다. 또 야당 의원들이 많이, 이번에 지금 법을 고치자는 것도 보니까 야당 의원 숫자가 더 많더라구요. 그만큼 여야가 합의한 법일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 기회가 두어 번 있었다가 무산됐고, 이번 기회는 적어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이 문제를 갖고 새로 법을 만들거나 조직하는 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권이 바뀌고 안 바뀌고 그런 데 전혀 관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하여튼 과거사는 이번 차제에 제대로 규명되고 정리돼야 한다.
송기인 : 다시는 이런 말 나오지 않도록
박인규 : 지금 시한이 앞으로 길게 보면 5년, 짧게는 3년 남았는데.. 송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시는 과거사 문제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송기인 : 이런 일은 기간이 짧을수록 좋거든요. 저희들이 원래 생각한 건 4년 안에 끝내도록.. 그렇게 하기 위해서 130여 명의 직원을 요청했던 거고. 그렇게 안 되고 보니까 아마 5년이 되고 말겠죠. 그런데 5년 안에라도 완벽하게 할 수 있느냐.. 그렇게 노력은 하겠지만 지금 장담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고. 그렇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과거사 정리라는 건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 그 다음 화해 문제로 넘어가는 건 저희들이 하는 게 아니고, 이게 끝나고 해산되더라도 재단을 설립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 재단에서 나머지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제시대나 6.25, 또는 군사독재 시절을 생각하면 사실 부끄럽고 굉장히 아픈 과거긴 저희들로서는 하지만 대면하고 밝힐 건 밝히는 게 중요하지 않나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실, 화해위원회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4년 전에 취임하시면서 송 신부님께서 두 가지인가... 이것만은 지켜 달라고 말씀하신 게 있다고 들었습니다.
송기인 : 취임 전에 저녁을 같이 한 적도 있고, 취임식에서도 만났지만, 몇 가지 얘기 많이 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두 가지는 꼭 지켜 달라. 첫째는 돈을 모으지 말라고 했어요. 사실 전임 대통령들이 그게 문제가 됐었잖아요. 그때 대통령은 상당히 화난 얼굴빛으로 '제가 그걸 할 것 같습니까'... 난 그건 안심한다. 그런데 다짐을 해 두는 거라고 했고, 두 번째는 계획을 해라. 끝까지 해라, 끝날까지. 그런데 저는 지금도 그런 약속이랄까 부탁이 실종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키고 있는 거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기인 신부님께서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바랐던 최소한 두 가지는 확실하게 이루고 계시다. 반면에 최근에 참여정부가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한 정부의 공과를 성공이나 실패라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송 신부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송기인 : 개인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몇 가지 다 아는 사항을 지적하자면... 적어도 이 정부 들어와서 대통령이 독점하고 있던 권한을 흩뜨려 버렸습니다. 예를 들면 국정원과 경찰이 자기 일 하잖아요. 검사가 자기 일을 하잖아요. 옛날 어느 지도자가 그렇게 자기가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권한은 흩뜨렸어요? 다시 말하면 지금 정권은 각각 제 몫을 다하도록 하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 청렴문제에서 적어도 지금까지 해방 후 우리 정권 중에서는 가장 확실하게 청렴한 정권이다. 부패하지 않았다는 점. 또 코드인사라거나 그렇게 얘기들을 하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음이 안 맞고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일하는 건 얼마나 어렵겠노. 누가 일을 하든지 간에 자기를 잘 이해하는 사람을 써야 하지 않겠느냐. 코드인사라야 일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물론 더 넓게 좋은 인재를 찾지 못했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코드인사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도무지 생각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듭니다. 이런 것이라든가, 지금 서민생활, 서민들이 못 산다고 야단인데, 저는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서민들.. 그러면 우리가 여행도 못 갈 텐데 인천공항에는 하루에 만 명이 나간대요. 그럼 만 명이 전부 다 중산층 이상이에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또 지표를 보면 그렇게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든지, 또는 월급이 많이 줄었다든지 그런 건 없거든요.
박인규 : 마지막에 서민생활을 말씀하셨는데, 최근에 논쟁의 와중에서 예를 들면 최장집 교수님 같은 분이 비판의 선봉인 것처럼 얘기가 되고 있고, 그분이 주장하시는 것 중 하나가 민주화라는 게 서민들의 삶을 보다 낫게 해줘야 되는데 더 어려워진 거 아니냐. 그렇게 비판하시거든요. 지금 사실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보수 쪽에서 실패라고 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일부 진보라고 하시는 분들 쪽에서 실패라고 얘기하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어떻게 봐야 될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기인 : 모르겠어요. 저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지만, 지금 우리 정부를 야단치는 사람들 중에 정말로 객관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지금 변화된 걸 보면 복지 분야도 어떤 정권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형편없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로서는 많이 신경과 마음을 쓴 게 아닌가 생각도 들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안 되는 분야가 많이 있겠죠. 그건 꼭 우리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밀려온 외부환경 그런 게 있을 거고, 또 외국 전체... 세계적인 거니까 세계적인 기류에서도 문제거리가 우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거고. 이런 점에서, 제가 자꾸 안으로 팔이 굽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박인규 : 일부에서는 이른바 범진보진영에서 상당히 논쟁이 많은 것에 대해서, 특히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보면 같은 편이 자꾸만 쪼개지는 게 위험하지 않느냐. 그런 식의 걱정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기인 :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쪼개져야지 항상 하나로만 있으면 발전을 못하잖아요. 분화되고 취합되고 이렇게 되는 거지, 세상이라는 게 한 생각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쭉 가는 개인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단체들도 그럴 겁니다. 저는 정권이 요컨대 보수로 넘어간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에 보수가 몇 년 하다가 진보로 넘어오는 거고. 그걸 가지고, 아이고 넘어가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 하지 말란 말이죠. 그리고 보수가 맡아서 일을 해보면 그쪽의 장점이 있을 거고 진보가 해보면 또 진보의 장점이 있을 텐데, 보수가 하면 안 된다 진보가 하면 안 된다 이런 말을 하느냐 말이죠. 국민의 선택에 맡기고. 지난 번 선거도 보면 잘 돼 가는 것 같다가 이상하게 되고 그러잖아요. 국민이 그때 마지막에 선택하는 거죠 뭐.
박인규 : 혹시, 노무현 정부가 4년을 하셨고 이제 한 1년 남았는데, 쭉 정치를 하는 걸 보시면서 송기인 신부님께서 이런 부분은 아쉽다, 아니면 이런 부분을 했으면 좋았겠다... 이렇게 느끼신 부분은 없습니까?
송기인 : 앞에 이미 얘기가 좀 나왔는데, 제 생각에 국가 전체, 국민 전체에서 적임자를 뽑는 것... 그런 데 조금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인사문제가 원만히 되지 못했다는 점이 있고. 그 다음 저는 중동파병도 반대했습니다. 그때 상당히 반대를 심하게 했는데 결국 파병됐고. 그건 다음 역사가.... 뭐라고 정리가 되겠지만. 911사태를 미국이 보복한 그 자체를 저는 반대했습니다. 보복을 하게 되면 이건 당대에 끝날 일이 아니다. 중동 사람들은 자자손손 물려 가면서 복수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걸 잘 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 그런 말을 했는데, 하여튼 그 점에서 중동파병은 안 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지만 제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점에서 우리 정권이 정말로 모두를 좀 넓게 깊게 생각했는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제가 자꾸 너무 현실정치에 대한 질문을 해서 죄송스럽긴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께서 원포인트 개헌을 하시겠다면서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임기를 맞추겠다. 원래 2월 안에 개헌하시겠다고 하셨는데 달을 넘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서는, 개헌제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송기인 : 제 개인적인 폭이 좁은데...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면 저는 야당에서 주장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헌 문제, 내용이 그런 건데... 또 하겠다니까 딴지를 거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아주 허심탄회하게... 옛날에 이랬는데 앞으로 어떻게 돼야겠느냐 같이 공개적으로 논의하면 좋겠는데, 논의 자체를 안 한다든가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는데, 그런 문제는 제 생각엔 국가대계를 위하고 미래를 위한 거니까 그냥 공개해 놓고, 이렇게 해서 좋은 길이 있다면 좋은 길로 찾아가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정략적인 판단보다는 국가적인 걸 생각하는 게 좋겠다.
송기인 : 그렇죠. 국가의 미래 문제잖아요
박인규 : 송기인 위원장님 임기가 원래 2년이시라서 1년이 채 안 남은 것 같은데, 계속 연임하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송기인 : 아니요. 제가 가장 짧은 기간만 하겠다고 했었고, 저보다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분이 지금 우리나라에 얼마든지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있는 기간 동안 열심히 하고 그 다음에 저는 시골로 도망갈 겁니다.
박인규 : 일단 초대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진실, 화해위원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남은 임기 동안 계획이랄까... 그런 걸 좀 말씀해 주시죠.
송기인 : 문제는 국민이 도와줘야 됩니다. 이 일이 누가 유능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여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호응해 주느냐 이 문제거든요. 왜냐 하면 이게 국민 전체에 미치는 일이잖아요. 때문에 지금 물론 유족들 중에서 적극적으로 하는 분이 어느 부분 계시고, 언론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평소 생각해 오던 사람들이 후원을 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훨씬 많은 숫자가, 국민들이 관심을 깊게 가지고 이건 이번 기회에 성공을 시키자고 할 때 성공할 수 있고. 국민들이 뭐 과거과거 하느냐 하고 외면한다면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국민들께 정말로 부탁을 드립니다.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것. 그게 바로 과거사 정리의 승패가 달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오늘이 3.1절인데, 우리 과거의 드높은 독립정신을 기리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또 그에 못지않게 부끄러웠던 과거, 아팠던 과거들도 제대로 직시하고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송기인 : 바로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진실, 화해위원회가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데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기인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3.1절 특집으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송기인 위원장과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