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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發 비보…철군 않는 한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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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發 비보…철군 않는 한 계속될 것"

반미감정 격화-탈레반세력 강화로 테러 증가추세

27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인근 바그람 기지 정문에서 딕 체니 미 부통령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대한 외신들의 첫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극비에 부쳐졌던 체니 부통령의 방문 소식이 현지 저항세력들에, 그것도 한 나절 만에 전해질 수 있다는 것과 경계가 삼엄하기로 이름난 미군기지 정문까지 폭탄을 실은 차량이 돌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우리나라 언론들도 비슷한 의문을 표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출신의 영국 좌파 활동가이자 저술가인 타리크 알리는 28일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 <카운터 펀치> 기고를 통해, "2006년 이후 NATO 점령군을 대상으로 한 현지 저항세력들의 공격이 빈발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미군기지 폭탄테러 역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현지 무장 세력과의 충돌로 희생된 NATO 병사는 46명이나 된다.

체니 부통령의 방문 사실이 유출된 것도 현지 상황을 이해하면 놀랄 일이 못된다. 지난 200년 간 영국과 러시아의 식민통치를 경험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민주화와 재건사업을 앞세운 NATO에 대해서도 외세 점령군이라는 이유로 반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 대한 적개심은 오히려 지난 20여 년간 억압정책을 펼쳤던 탈레반 세력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고 칸다하르, 헬만드 등 적어도 20개 이상의 지역의 많은 관료들이 탈레반 세력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체니 부통령의 극비 방문도 아프가니스탄 정부 내 관료들을 통해 저항세력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이에 타리크 알리는 "NATO 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길 도리가 없다"며 "추가 파병은 더 많은 희생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9.11 테러 주범으로 지목한 알카에다가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오히려 철군 후 치안 강화 등으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리는 오히려 "미군의 점령이 오히려 자생적 정권 교체의 동력을 앗아갔다"고 진단했다.
재건사업 한다더니 NATO군은 안락한 환경에…카불 땅값만 올라




▲ 미국은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해방시킨다는 목표를 앞세워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감행했지만 주민들은 점령군보다는 탈레반이 낫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진은 무기를 점검하고 있는 탈레반 게릴라 단원들ⓒ로이터=뉴시스

알리는 이 글에서 2002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점령군이 주둔한 지 만 5년이 다 돼 가지만 이들이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내세웠던 아프가니스탄 민주화, 재건 등의 목표들은 단 하나도 제대로 달성되지 못한 현황을 조목조목 고발했다.

윤 병장이 속해 있던 다산부대 역시 재건지원이 파병의 목적이었던 만큼 그 효용을 재고해 보는 데 알리의 진단이 유용할 것으로 판단돼 발췌 요약한 내용을 소개한다.

재건

재건 사업을 한다고 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프가니스탄 주민 대부분은 여전히 진흙으로 벽을 쌓고 짚으로 지붕을 올린 집에 살고 있고 움막마저 없어 매 겨울마다 얼어 죽는 사람이 수백 명이다.

서방의 지원 자금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에게 안락한 주거지를 제공할 것이라던 장밋빛 꿈은 2년 만에 건설업자와 정부 각료들 간의 거대한 부정부패 스캔들로 실패를 증명해 냈다.

오히려 외부인들은 수도 카불 시내의 지가만 올려놨다. NATO 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본국과 같은 안락한 환경을 요구했고 카르자이 대통령과 그 측근들도 NATO의 보호 아래 큰 저택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탓이다.

민주주의

주민들을 돕는 데 지원돼야 할 돈은 꼭두각시 대통령을 세우는 선거에 쓰였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다수 민족인 파슈툰 족이 국방 업무를 맡게 해 달라는 청을 거절하고 미 해군에 아프가니스탄의 안보를 맡겨 지역 내 불신을 사고 있다.

탈레반으로부터 주민을 해방시키겠다던 NATO군은 오히려 시민들의 반미 시위 현장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최근 들어 여러 지역에서 탈레반 정권이 득세하고 있는 까닭은 대중들의 탈레반 정책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민족해방 여망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외세 점령군에 대한 현지의 반감은 탈레반과 파슈툰 족이 긴밀히 결합토록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마약 근절

체니 부통령은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아편 자금이 탈레반에 지원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근절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농민들이 아편 경작에 매달리는 것은 제대로 된 농사 기술이 보급되지 않은 탓이 크다.

하물며 카르자이 대통령의 친동생인 아무드 왈리 카르자이도 마약으로 돈을 번 유명한 부호일 정도다.

최근 카르자이 대통령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국경 지역의 파키스탄 밀수업자들을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가 "당신 형제들부터 관리하라"는 반격을 당하기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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