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뉴미디어, 멀티미디어 그리고 라디오의 진화>에 대해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최근 정보과학 기술의 발달로.. DMB나 IPTV와 같은 뉴미디어가 등장하고.. 또 그 위세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건 물론이고 기존 미디어의 디지털화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최성진 교수와 함께.. 뉴미디어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또, 뉴미디어의 등장이 기존 미디어의 역할과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최성진 교숩니다! 최성진 교수는 1960년 서울 출생으로.. 82년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광운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방송위원회 디지털 방송 추진위원 및 미디어 분과장을 맡았고.. 지난해부터 국무총리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뉴미디어라는 말을 모르시는 분은 안 계시겠지만, 워낙 많이 나와서.. 그래도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는 방송 하면 TV, 라디오였는데 95년인가 케이블TV가 나오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서 굉장히 기대가 많았는데, 그것부터 뉴미디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최성진 : 우리가 두 가지 측면에서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나누고 있습니다. 95년도에 케이블 방송이 탄생했고, 2002년도에 디지털 방식에 의한 위성방송이 탄생했고 2005년도 들어서 디지털 케이블 방송이 실시됐습니다. 그리고 2005년도에 위성DMB, 2005년 12월에 지상파 DMB방송이 탄생했고. 최근 들어서는 IPTV 도입을 언제 할 것이냐.... 이런 역사성을 갖고 있는데, 두 가지 측면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에 오랜 기간 동안 방송해 왔던 지상파에 대비해서 95년부터 탄생한 매체를 뉴미디어라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고. 또 하나는 아날로그 방식의 방송형태를 기존 미디어로 하고 2002년도에 위성방송이 출범했고 2005년도에 케이블 디지털 방송이 실시되면서 이런 형태를 뉴미디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2000년 이후로 굉장히 새로운 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 이게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를 가르는 큰 기준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 말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최성진 : 보통 세 가지 측면에서 얘기합니다. 아날로그가 디지털화 되면서 좋아지는 것은 영상인 경우 화질이 고화질이 되고, 라디오 방송은 고음질이 되고. 그리고 채널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한 개의 채널만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여러 채널을 보내면서 다채널 방송이 가능하고, 특히 시청자와의 양방향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보통 다채널화, 고음질 고화질화, 쌍방향화가 이뤄진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디지털화랄지 뉴미디어의 위력이 커지는 건 일종의 시대적 추세라고 볼 수밖에 없겠군요?
최성진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만 지금 선진국에서는 HTI라는 학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휴먼 텔레비전 인터페이스. 인간과 TV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문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방송들은 주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용하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의 뉴미디어는 사용자가 방송국에 접근해서 정보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세대별로 얘기하면 40대 이전에는 주로 이용자의 개념으로 정보를 찾아다니고 40대 이후에는 주로 자기가 편안한 상태에서 정보를 받는 수용자의 개념을 요구하고 있죠.
박인규 : 능동적으로 내가 원하는 걸 찾아간다. 최근에 어떤 자료를 보니까 케이블방송.. 뉴미디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이게 새로운 미디어라고 봤을 때 초창기에는 방송에서 광고비 비중이1%도 안 됐는데 최근에는 40%로 굉장히 많이 늘었다. 말하자면 기존 지상파 방송들의 영역이 줄어들었다. 지금 뉴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을 수치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최성진 : 최근에 방송위원회에서 나온 방송시장 점유율을 보면, 2000년도부터 지상파 방송은 점유율이 5%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서 지금 현재는 50%를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료 다채널 방송이라고 하는 위성방송이나 케이블 방송 쪽에서의 점유율이 50%를 넘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특히 케이블 방송 같은 경우는 거의 40%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1700만 가구로 우리나라 가구수를 볼 때 1400만 가구가 케이블을 보고 있고 위성방송은 약 200만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상파 방송이 지는 해라면 뉴미디어는 뜨는 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케이블 방송의 경우에도 처음 나올 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해서 기대가 많았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사실 10년 가까이 걸렸거든요. 최근에 위성DMB, 지상파DMB가 나오는데 위성방송도 마찬가지고 수익성 면에서는 아직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아요.
최성진 : 우리나라 DMB가 두 가지 방식으로 나와 있는데요, 유료방송 형태인 위성DMB, 무료 형태인 지상파DMB가 탄생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살시했는데, 문제가 되는 건 지상파DMB의 경우 무료다 보니까 광고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광고료의 정산형태가 500만 가입자가 되기 전까지는 광고료를 100% 지불하지 않는 정책을 방송광고공사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부만 준다는 건가요?
최성진 : 그러다 보니까 실제 지상파DMB 사업자가 6개 있는데 한 방송국 당 200억 이상의 시설비 및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 달에 광고수입은 1억이 좀 안 되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청자들한테 소구력을 가져야 되는데, 수입은 부족하고 투자는 많이 일어나고, 그러다 보니 콘텐츠가 기존 콘텐츠를 상당부분 이용하다 보니 이게 아마 수익의 악순환 구조로 가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그대로 지상파DMB가 300만 가입자로 증가하고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박인규 : 500만이 넘으면 달라질 수 있다. 위성DMB는 어떻습니까?
최성진 : 위성DMB는 지금 100만 가입자가 조금 넘었습니다. 2007년도에는 2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는데, 이 경우에도 3천억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50만 가입자가 가입해야만 누적적자를 벗어나는데, 어쨌든 이 상황도 굉장히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상파DMB든 위성DMB는 어쨌든 새로운 총아로 나타난 뉴미디어가 수익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올해는 또 IPTV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상용화 될지도 모른다던데 IPTV라는 게 어떤 겁니까?
최성진 : 우리가 보통 인터넷을 이용해서 시청자들도 많이 보고 있는 웹방송들. 인터넷에서 영상을 클릭하면 영상정보를 다운로드 형태로 받아서 보고 있는데 그러한 형태의 TV와는 좀 다릅니다. 우리가 클릭을 하면 바로 영상이 다운로드 형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형태인데 그러한 IPTV도 마찬가지로 가장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 방송정책이 소비자의 욕구를 중심으로 방송이 새로운 형태가 탄생하는 게 아니라, 기술주도적으로 탄생하다 보니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은 상당히 많이 생겼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지상파 방송 말고도 케이블, 위성, DMB, 최근에는 와이브로, IPTV 등 여러 가지가 생김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놓지 못하는 정책에 의해서 사실 플랫폼은 많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서 보는 현상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가장 저렴한 플랫폼을 선택해서 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콘텐츠 제대로 된 제작비를 지불할 수 없고. 이러다 보니 콘텐츠가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하지 못하는 계속적인 악순환 구조로 가는. 그래서 콘텐츠가 별로 없고 플랫폼만 많이 생기는 양상을 띠고 있죠.
그러다 보니 IPTV도 아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용량은 많을 수 있지만 제공하는 콘텐츠가 부실화 될 수 있는. 그러다 보니 국가적으로 산업적 파급효과를 계산하면 거의 대부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얘기하지만 내부를 보고 실행하다 보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는... 대표적인 비교를 보면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고 위성방송도 똑같은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성방송이 탄생한지 벌써 4년에 접어드는데도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건 결국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 콘텐츠의 소구력을 만들어 놓지 못하고 있다.
박인규 : 뭔가 수용자들이 새로운 걸 보여달라고 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이 나왔으니까 이걸 산업화 해보자 해서 만들었는데 방법은 다양하고 많은데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 양질의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 최 교수님이 그쪽 전공은 아니십니다만 그런 방법이 좀 있습니까?
최성진 :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콘텐츠를 우리나라에서 육성하는 부처가 3개입니다. 영화 쪽은 문화관광부, 방송은 방송위원회, 게임은 정보통신부. 이런 콘텐츠를 분할할 게 아니라 통합된 기구에서 콘텐츠 육성을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두 번째는 플랫폼을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서 만들 게 아니라 탄생된 플랫폼들, 특히 위성DMB나 지상파DMB 등 이렇게 탄생된 플랫폼에 적극적인 지원에 의한 콘텐츠 병목현상을 해결해 주는 정책들이 수반돼야 하지, 우리나라는 지금 산업적 측면만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소비자와는 별개의 방송시스템이 개발되는 거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듭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나라 뉴미디어의 기술적 수준은 발전했지만 양질의 콘텐츠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인데, 올해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UCC가 굉장한 열풍을 일으킬 것이다. UCC가 사용자들이 많은 동영상 등인데 이게 굉장히 대박을 낼 것이다. 정치적 영향력을 미칠 거라는 관측들이 많은데 최 교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성진 : 저도 지금 우리나라에 콘텐츠가 부족했고, 두 번째는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UCC와 같은 콘텐츠들이 기존에 있는 플랫폼, 방송국들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권이 사실 보장이 안 됐습니다. 우리가 보통 Public Access라고 얘기하는데 그게 보장 안돼서 주로 아마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해서 자기가 만든 걸 웹이라든지 이런 형태로 제공했는데, 이것이 IPTV가 도입되면서, 또 접근권에 대한 보장을 법률적으로 해야 한다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아마도 제작하는 콘텐츠들이 상당 부분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그래서 최근에는 케이블 방송이나 위성방송이나 도입될 예정인 IPTV에서도 UCC에 대한 콘텐츠를 하나의 채널로 구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기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부분이나 제작된 콘텐츠의 내용 부분이 한쪽으로 왜곡되지 않는...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개념이 상당히 있는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한 감시라든지 이런 것만 있다면 상당히 활발한, 소비자들이 정말 느끼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선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어느 정파에 치우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감시할 수 있는 내용규제에 관련한 부분은 분명히 만들어 놓고 있어야 된다는 판단입니다.
박인규 : UCC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은 갖고 있지만 예를 들면 낚시라고 합니까, 그런 식의 무책임한 건 걸러질 필요가 있다. 말씀 들어보면 뉴미디어가 굉장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수익성이나 콘텐츠 측면에서는 아직은 빈약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오히려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뉴미디어 때문에 지상파 방송이 위기에 처했다 이런 얘길 하거든요. 이런 뉴미디어의 등장이 방송 3사 같은 지상파 방송들에게 어떤 기회가 될까요? 위기가 될까요?
최성진 : 지상파 방송이 저는 위기 쪽으로 간다고 판단하는 기반에는, 디지털방송이라는 게 쌍방향성의 기능이 있는데 지상파 방송은 무선이라는 전파에 의해서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까
박인규 : 아날로그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접근한다..
최성진 : 양방향성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플랫폼은 많아지고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는 좋지만 양방향성이나 다채널성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디지털 방송에 제대로 적응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그래서 보통 우리가 얘기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가는 프로그램 프로바이더. 일명 PP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 이런 게 일반적인 사람들 생각인데요, 그러다 보니 최근 와서는 지상파 방송이 나도 플랫폼을 가져야겠다. 이런 현상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구요.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지상파DMB로 대안 플랫폼을 확보했구요. IPTV 경우에도 내가 플랫폼을 임대해서 써야겠다, 임대할 수 있는 조건을 달라. 이게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망개방성, 네트워크 개방성 문제가 최근에 거론되고 있구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상파 방송이 굳이 나는 콘텐츠만 제공하는 PP개념이 아니라 뉴미디어에서 갖고 있는 단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지상파 방송 사업하시는 분들이 뉴미디어로 진출할 수도 있는 거군요. 어쨌든 뉴미디어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이른바 디지털화라는 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대세라는 게 합의돼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지상파 라디오도 디지털화 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거겠죠?
최성진 : 그렇죠.
박인규 : 지금 디지털 라디오가 되면 청취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 겁니까?
최성진 :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표준FM이라는 아날로그 방송이 있습니다. 청취자들은 거의 AM방송을 듣지 않는 형국인데요, 라디오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 AM방송은 보통 모노급의 음질을 갖고 있고 FM은 스테레오급. 그리고 보통 학생들이 CD를 사면 CD급 음질이 나온다고 하는데, 디지털이 되면 AM은 FM급, FM은 CD급 음질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까 첫째는 음질이 굉장히 좋아지고 둘째는 오디오에 정보만 나가는 게 아니라 부가적으로 정지영상이나 문자정보 등이 제공될 수 있고. 우리가 지방을 가다 보면 꼭 채널을 선택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자동으로 연결되고. 또 자기가 듣고 싶은 라디오 방송을 미리 채널을 선택해 놓으면 예약선택에 의해서 그 시간이 되면 자기가 원하는 채널로 전환되고. 이런 여러 가지 기능들이 개선되기 때문에 음질에 부가적인 정보들이 제공돼서 아마 청취자들은 굉장히 편리한 라디오시대를 맞을 수 있습니다. 크게 얘기하면 일단 주파수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쓰고 음질, 정보 측면에서는 라디오 방송도 빠른 시간 내에 디지털로 전환하는 기회를 가져야 될 거라고 판단합니다.
박인규 : 똑같은 콘텐츠라고 디지털화 하면 청취자 입장에서 보다 다양한 정보와 보다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 지금 실제로 각 방송국들이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우리나라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이 어느 정도입니까?
최성진 : 지상파 방송에서 영상 쪽은 디지털 방송을 하기 위한.... 네트워크라고 보통 얘기하는데 중계기나 송출 등 외적인 전달체계는 거의 90% 이상의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다만 제작시설 측면에서는 아직도 50%를 못 넘고 있어요. 이것은 수상기를 가진 가입자 수가 전국 1700만이라고 가정했을 때 작년까지는 한 350만 대 정도 수상기가 판매됐기 때문에 방송국 입장에서는 재원조달 문제나 수상기의 판매량 측면을 고려해서 제작시설을 전환하다 보니까 50%가 채 안되는데, 아마도 지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을 동시에 하다 보니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디지털 방송장비가 굉장히 비싸던데, 그럼 지상파 방송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 엄청난 재원을 들이면 투자분을 어떤 식으로든 보전해야 될 텐데 그 부담이 다 청취자, 시청자들에게 가는 거 아닙니까?
최성진 : 지금은 과도기인데요, 사실 지상파 방송은 광고료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는데 광고료의 정산은 디지털방송이 되면 실제로 제작비나 시설비 등이 다 올라가면 광고료도 그에 맞춰서 인상돼야만 재원이 조달될 텐데.... 화질을 좋게 하고 모든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전환했는데도 광고료 정산은 아날로그적 방식이다 보니까 +α 만큼의 적자를 지상파방송은 계속 겪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지금 굉장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앞으로 광고비나 시청료를 올리든가 하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최성진 : 그렇죠. 현재 수상기 판매량이 350만대 정도라고 했는데 적어도 1500만대 이상이 돼야만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가에서도 2010년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다고 공표를 했다가 수상기 판매량이 계산한 수치만큼 안 나오니까 2012년으로 후퇴하는. 후퇴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방송을 2년 더 계속적으로 진행해야 되니까.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의 재원조달이나 수신료 부분을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는데 방송의 디지털화 속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최성진 :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2010년을 전후해서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합니다. 거의 비슷한 시점에 가고 있는데 외국과 다른 측면은 우리나라는 미국같이 HD급의 디지털 방송을 서비스하게 돼 있어요. 유럽은 주로 SD급이라는 떨어지는 화질을 제공하는데 HD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설비가 SD급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유럽보다는, 시점은 비슷하지만 투자재원은 굉장히 큰 현상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수신료 부분 등을 빠른 시간 내에 개선하는 일이 이뤄져야만 디지털이 제대로 된 형태로 제공될 거라고 판단합니다.
박인규 : 긍정적으로 보자면, 예전에는 지상파 방송이 모든 방송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최근에는 케이블, 위성방송, DMB 등 다양한.. 또 시청자들 입맛에 맞는 다양한 것이 나와서 좋게 볼 수도 있겟지만 특히 지상파 방송은 상당한 위기의식이 있고,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가 공존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어려운 부탁이긴 하지만 마지막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성진 :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문제는 콘텐츠의 부족현상이었고 지상파 방송이 거의 독과점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그만한 콘텐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었는데요, 지금부터라도 국가적으로 플랫폼 개발만큼이나 콘텐츠 제작에 관련된 부분에서 육성과 지원이 이뤄져야 될 거라고 보구요. 두 번째는, 지금 개인형 미디어로 자꾸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은 사회환경이나 주거환경 등 여러 측면이 있지만 그에 맞는 콘텐츠가 또 따로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가 국내에서 50분짜리라면 우리가 이동하면서 50분 동안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전문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에도 지원이 필요하고, 특히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을 정부에서 하고 있다면 빠른 시간 내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수 있게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에 관련된 지원이 필요할 것 같구요. 네 번째, 하나 더 말씀드린다면 소비자들도 이제는 여러 정보를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매체간의 특성들을 자기가 다 가지려고 하지 말고, 지상파의 약점은 또 다른 매체의 장점과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가는 모습을 띠었으면 합니다.
박인규 : 다양한 전달수단이 나온 만큼 중요한 건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특별기획 『방송 80년, 라디오저널리즘을 말한다』 <뉴미디어, 멀티미디어, 그리고 라디오의 진화> 두 번째 시간으로..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최성진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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