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함께 김대중 정부의 실세였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9일 대통령의 특별 사면조치로 자유의 몸이 되면서 "대북송금 특검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고 특검수사는 조작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실장은 이날 '사면 소감'이라는 성명을 통해 "특검에서도 대북 송금은 현대의 상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에 특별복권이 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대북 송금 관련자 모두가 복권까지 이뤄진 것에 비겨볼 때 형평성 원칙에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 복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실장의 한 측근은 "박 전 실장의 복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또 다른 정치 보복이며 진정한 사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전 실장은 "이제 스스로에게 약속한 대로 동교동으로 돌아간다"며 "김대중 대통령님 내외분을 곁에서 모시는 것으로 제 소명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실장은 또 "바람에 진 꽃이 햇볕에 다시 필 것"이라며 "봄은 또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3년 6월 구속수감되기 직전 조지훈의 시 '낙화'의 첫 구절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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