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파, '2중대론'에 발끈

청와대-한나라 샌드위치 압박에 곤혹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23명의 의원들 모임인 가칭 '통합신당 추진모임'은 8일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전방위 예각을 세웠다. 한나라당으로부터는 '열린우리당 2중대'라는 비판을, 청와대로부터는 '한나라당 2중대'라는 비판을 각각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완 발언, 청와대가 아직도 민심 모른다는 방증"
  
  통합신당 추진모임 쪽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날 자신들을 '한나라당 2중대'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반발했다.
  
  모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양형일 의원은 8일 "한나라당의 2중대라느니, 왜 떠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등의 표현은 청와대가 아직도 민심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그런 안목으로 비서실장 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현 주소"라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이 실장의 발언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요직에 있는 사람의 발언으로 적절치 않았고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다 겸손한 자세로 자성의 계기를 삼고 남은 기간 어떻게 더 잘 할지 생각해야 할 시기에 야당 대변인 같은 공격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형오 발언, 세계 정치사에 없는 저속한 연설"
  
  한편 양 의원은 전날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서도 "제1당의 대표가 국회 의정단상에서 납득할 수 없는 저속한 표현으로 저주를 퍼붓는 연설은 세계 정치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연설일 것"이라고 맹공했다.
  
  김형오 대표는 전날 "평화, 개혁, 민주, 미래세력 등 어떤 이름을 붙여 새 간판을 달아도 '회칠한 무덤'이요, '뺑소니 정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었다.
  
  양 의원은 "김 대표의 연설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 통합신당이 출현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한나라당 분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며 "이러한 두려움이 저속한 표현을 동원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통합신당 추진 모임' 회의에서 "이제 한나라당의 대항세력은 통합신당 준비모임이 된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에서도 연일 여러 가지 말을 섞어가며 비난하고 있으나 이제 국민이 바라던 개혁의 물꼬를 터내는 일을 통합신당 준비모임에서 해내겠다"고 말했다.
  
  최규식 의원도 "김형오 원내대표가 우리가 당을 떠난 것을 극렬히 비난했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국민통합신당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것이며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정말로 두려운 상대인 우리를 공격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제3지대로 나오라"
  
  이들은 이어 민주당에 대해서는 제3지대로 나와 통합신당 추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양 의원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유지대'로 나오는 것이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민주당 주도 운운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을 통한 통합신당 추진에 찬성하고 있지만, 민주당 주도로 하겠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