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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이사장' 시립대에 '3개월 파리 목숨'이라니

서울시 민간위탁이 부른 재앙…시설관리 노동자들 "서울시가 책임져라"

서울시립대 시설관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개월 단위 '초단기 근로계약'에 시달려온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서울시립대와 용역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 시설관리 업체 '제이에스씨밀레'는 지난 8월 1일 시설관리 노동자 20명을 3개월 후 계약이 만료되는 '수습계약' 형태로 고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 20명은 오는 31일부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 서울시립대분회는 "계약이 만료될까 불안에 떠는 일이 3개월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용역업체 관리자가 재계약을 빌미로 해고 위협을 하는 등 횡포가 극심하다"고 밝혔다. 서경지부에서 "3개월마다 반복"이라고 한 건 이런 일이 1년 전부터 계속됐기 때문이다(그때는 제이에스씨밀레가 아닌 다른 용역업체였다).

노조는 "용역업체는 물론, 상황을 방치한 학교도 고용 불안을 조장·방조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에스씨밀레 이종순 대표는 "3개월 단위 계약서는 근무자들이 시설관리에 적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간을 두기 위함"이라며 "관리자의 횡포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제공

3개월짜리 파리 목숨, 서울시의 민간위탁 방침이 초래

서울시립대가 처음부터 시설관리 노동자들을 3개월 단위로 간접 고용한 것은 아니다. 간접 고용이 시작된 때는 2009년이었다. 그 전까지는 시설관리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했다. 서울시립대 시설팀 관계자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시 공공 부문 민간위탁 방침에 따라 학내 시설관리 노동자들을 간접 고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서울시장이 이사장을 맡는다. 문제가 시작된 2009년에는 오세훈 시장이 이사장이었고, 3개월짜리 초단기 계약이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2012년의 이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이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장기근속자가 시설관리를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정부 방침이 간접고용으로 정해진 이상 학교가 독자적으로 (직접고용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제이에스씨밀레가 3개월 단위로 근로자들을 계약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르는 일이었다"며 "이는 용역업체와 근로자들 사이의 문제이지 학교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발을 뺐다.

서울시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기다려 달라"는 태도를 취했다. 서울시 기획조정팀 관계자는 "일자리정책과에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만큼 곧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당장 다음 주에 계약이 만료되고, 용역업체가 3개월짜리 계약서를 또 요구할 것이 뻔한 상황"이라며 "서울시와 학교가 불안한 사람 속은 모르고 태평한 소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대는 물론이고 서울시가 적극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3개월짜리 계약서를 써야 하는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처지는 서경지부 서울시립대분회에 속한 다른 노동자들보다도 열악하다. 서울시립대분회는 청소 노동자와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노조에 따르면 청소 노동자들은 적어도 3개월짜리 계약서를 쓰지는 않는다.

한편 청소 노동자들을 고용한 한국경호협회는 단체 교섭 요구에 응할 뜻이 없다고 25일 서울시립대분회에 통보했다. 한국경호협회 측이 제시한 이유는 '노조의 명칭 등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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