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을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 32명이 한미 FTA 협상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미 FTA 졸속 협상이 계속되면 비준 거부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미 FTA 저지 총력전 나설 것"
김태홍, 심상정, 최재천 등 국회의원 32명과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오종열 전국연합 상임대표 등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한미 FTA 졸속협상 중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6차례의 협상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투자자-국가소송제', '지적재산권','신금융서비스' 등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준비 없는 안이한 대응뿐이었다"며 "정부가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개성공단 상품 인정이나 무역구제 부분 등 몇 안 되는 요구조건에서도 단 하나의 양보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졸속협상 타결을 위해 '수입위생조건'을 바꾸면서까지 광우병 우려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주장해 온 '쇠고기 수입과 한미 FTA 협상 연계 불가'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미 FTA 협상이 미국의 요구대로 체결되면 우리 법률과 제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것은 자명한 반면 미국은 자국의 연방법률 개정사항을 단 한 건도 양보하지 않았으며 체결된 협상안을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수용할지 조차 미지수"라며 "협상의 실효성마저 의심스러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일 정부가 현재와 같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을 계속할 경우 전국민적인 한미 FTA 반대운동과 더불어 국회 비준 거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이익이 아닌 정략적 관점에서 한미 FTA 협상을 체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7차 협상 이후부터는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성명서에 서명한 의원은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김태홍, 김형주, 김희선, 문학진, 선병렬, 우원식, 유기홍, 유선호, 유승희, 이기우, 이상민, 이인영, 정봉주, 정성호, 정청래, 지병문, 최규성, 홍미영(이상 열린우리당), 권영길, 강기갑,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이상 민주노동당), 임종인, 최재천(이상 무소속) 등 3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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