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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제1당 바뀌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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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원내 제1당 바뀌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원구성 협상 다시 할 수도…2월 국회도 진통 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정치권의 세력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의 원내 주도권 잡기 기싸움도 가열되고 있다.
  
  6명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현재 열린우리당(133석)과 한나라당의 의석(127석) 차는 불과 6석. 금주 중 열린우리당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규모(20명)의 집단 탈당이 이뤄지면 지난 2004년 4.15 총선 이후 3년 만에 원내 제1당 자리가 한나라당에 돌아가게 돼 의회 내 권력지도에 일대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상임위 구성은 물론 입법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나라 "원 구성 다시 해야 할 것"
  
  5일 국회 운영위원장 직을 둘러싸고 전개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논쟁은 원내 상황의 변화를 예고한 첫 번째 기싸움이었다.
  
  당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김한길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 운영위원장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이 "여당 탈당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 운영위원장 선출을 열린우리당 2.14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우리당의 탈당 사태 때문에 전당대회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운영위원장 선출은 보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선출을 강행한다면 모든 책임은 열린우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도 놨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의석수와 관계없이 운영위원장은 여당 몫"이라며 "한나라당이 터무니없는 자리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의석수와 관계없이 집권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것이 국회의 관행"이라며 "벌써부터 타당 내부 사정 보고 자리 욕심 부리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115석, 새정치국민회의 88석으로 여소야대 구도였던 15대 국회에서도 국민회의 소속 한화갑 의원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한 전례가 있다는 게 우리당 측의 주장. 우상호 대변인도 "마치 집권이라도 한 것처럼 모든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관행상 여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인 강제 사항은 아니다. 국회 운영위원장은 국회법상으로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을 통해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민주당도 일단 열린우리당의 편을 들었다. 이상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탈당 사태를 지켜보자며 합의를 깬 것은 정치 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야 의석수에 관계없이 집권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 왔음에도 '탈당 사태' 운운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양 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양당 원내대표 간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오늘 선거를 치르지 않는 것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6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운영위원장 선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2월 국회 정치현안 처리 미지수
  
  운영위원장 문제가 풀리더라도 새 교섭단체가 등장할 경우 운영위를 포함한 19개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정수조정이 불가피하게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이 국회에 교섭단체로 등록할 경우 원구성 재협상을 요구할 것을 예고했다.
  
  이날 이병석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내 정당별 의석비율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상임위 및 특위위원장 비율의 재협상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고, 상임위 정수도 변동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한나라 수석부대표는 정덕구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자리에 대해서도 "유치위원장도 열린우리당 또는 새 교섭단체 몫인지, 한나라당이 가져야 할지 협상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기우 우리당 원내부대표도 "탈당파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해 원구성 협상을 요구한다면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원내교섭단체끼리 협의해 배분하는 게 관례여서 일정부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위를 제외한 18개 상임위 가운데 10곳이 열린우리당, 8곳이 한나라당 몫으로 배정돼 있으나 탈당파들이 제3당을 만들어 일부 상임위원장 몫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특위를 구성할 때도 우리당 몫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13명 규모의 특위를 구성할 경우 현재까지는 우리당과 한나라당, 비교섭단체의 비율이 통상 6 : 5 : 2로 배분돼 왔지만 제3당이 출현할 경우 비율 조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원내 제1당의 지위를 확보하게 되는 한나라당의 비율이 가장 높아지게 되며 열린우리당의 비율이 깎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부동산 입법부터 진통?
  
  한편 새 교섭단체의 등장이 2월 국회의 현안인 1.11 부동산 대책의 입법 과정에서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으로 대표되는 탈당파 의원들이 주로 중도 보수 성향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또한 조일현, 주승용 의원 등 탈당파들의 상당수가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인 데에다 대부분 민간아파트 원가 공개 확대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 입법 과정에서 민간분야 분양원가 공개 문제 등이 원점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기우 우리당 공보부대표는 "탈당파가 20명이 넘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고 해도 이들은 원칙적으로 각 상임위에 1명씩밖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파가 모두 건교위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1표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한 "탈당파들도 자기들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부동산 정책을 탈당했다고 하루아침에 바꿔서 한나라당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기는 정치적으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늘 오전 탈당파 의원들과 조찬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은 우리당이 의총에서 내린 결정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민생안정과 국정개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입법 외에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어 온 사학법 재개정 문제나 정부가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에 대해 새 교섭단체가 어떤 입장을 표방하느냐에 따라 무게중심이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 원내 제1당 자리가 뒤바뀔 경우 오는 4월 재보선부터 한나라당이 기호 1번, 열린우리당이 기호 2번을 달고 치르게 된다. 이같은 의석수에 변화가 없을 경우 연말 대선의 기호 배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내 지형 변화가 한나라당에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교섭단체가 등장하게 되면 한나라당의 현재 225억여 원을 받는 국고보조금에서 48억 원이 줄어들게 된다. 향후 국정운영에서 원내 제1당으로서의 책임론도 피해갈 수 없다. 마냥 청와대와 여당 탓만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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