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당 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현직 지도부와 김한길 전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탈당파'로 분류되는 의원들 간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2.14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당 지도부는 5일 오전 국회 당 의장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일정과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집단 탈당을 '기획'하고 있는 전직 지도부 등 탈당파에 대해 "뭉쳐야 산다"며 거듭 탈당을 만류했다.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 강 정책위의장 등은 5일 오전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아 탈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들은 여의도 모처에서 탈당파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막판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대통령 탈당해야"
김근태 당 의장은 이날 "지금 탈당해서 새 당을 만드는 것은 대통합을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우리는 전당대회가 끝나면 신속하게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고 전열 정비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는 만큼 지금 탈당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집단 탈당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을 언급한 뒤 "그분들에게 함께 뭉쳐 승리의 길로 가자고 말씀드렸다"며 "다른 의원들에게도 함께 가자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비대위에서 박병석 비대위원은 대통령의 탈당을 직접 요구했다. 박 위원은 "대통령이 적당한 시간에 당적을 정리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시는 게 나라나 당,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며 당의 위기 상황의 진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큰 뜻 가진 당 지도자들도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자기희생과 결단을 내려주셔야만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근태 당 의장, 정동영 전 당 의장 등에 대해 대선 불출마 선언 및 2선 후퇴 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도 교섭단체 구성 규모(20명) 이상의 탈당파 대오를 규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5일 전후로 탈당을 예고해 왔으나 7일 께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與 지도부, 전당대회 준비 박차
한편 당 지도부는 2.14 전당대회 준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조직된 인선위원회도 전날 회의를 열고 정세균 의원을 신임 의장으로 합의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인선위는 의장과 별도로 선출될 최고위원 4명의 인선에 대해선 정 의원과 협의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최고위원에는 김성곤, 이미경, 김영춘, 홍재형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경선출마를 선언한 참여정치실천연대의 이광철 의원에 대해선 불출마를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대위에서 전대 개최의 전제조건인 당원협의회 구성상황이 전국적으로 95.1%에 달한다는 보고를 기초로 전대 성사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당직자는 "당 사수파가 경선에 출마한다면 신당파가 이를 탈당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고, 전대의 성공적 개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이 의원이 경선 후보로 등록하더라도, 중도에 사퇴해 달라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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