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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강봉균, '탈당파' 세규합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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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강봉균, '탈당파' 세규합 잰걸음

잔류파, '전당대회 살리기'에 안간힘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과 이를 만류하는 온건파 의원들이 각각 집단행동에 나섰다.
  
  탈당파 의원들은 '전당대회 전 대규모 탈당'으로 전당대회 자체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의도가 강했다. 이에 대응해 '집단 탈당 불가'를 주장하는 의원들에게서도 기정사실화 된 이들의 탈당 자체를 만류하기보다 내심 전당대회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더욱 강하게 읽혔다.
  
  탈당파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 이상의 세를 규합해 '분당 수준의 탈당'을 감행할 경우 2.14 전당대회의 안정적 개최를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한길, 강봉균표 '기획 탈당' 초읽기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한 강경 신당파 의원들은 물밑에서 연서명을 받는 등 조직적인 세규합에 나섰다. 강 의장 측은 "탈당계를 위임하거나 선언문을 작성하는 등의 단계는 아니며 행동을 같이 하는 결속의 의미"라며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은 30여 명 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에 참여한 이들은 김 전 원내대표와 함께 여당 원내대표단을 구성했던 노웅래, 최용규, 주승용, 장경수, 조일현 의원 등과 강 정책위원장과 함께 정책위 라인을 형성한 '실사구시' 소속 변재일, 우제창 의원, 충청에 지역구를 둔 홍재형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호남에 지역구를 둔 양형일 의원과 조배숙, 김낙순 의원 등도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근태 계 모임인 민평련 소속 유선호 의원도 이날 민평련 소속 의원 회동에서 "결심을 굳혔다"며 탈당을 기정사실화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탈당 후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선도 탈당파의 한 의원은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규모"라며 "적어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 측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만큼의 세력을 이루지 못하면 탈당을 결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탈당 시기는 이번달 5일 전후, 늦어도 10일까지로 예상되고 있다.
  
  강 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외부인사들이 동참할 수 있는 울타리를 우리당 밖에 만들어 주지 않으면 국민 대통합 신당은 성공할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라며 "이러한 현실에 공감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머지않아 탈당을 결행할 뜻을 밝혔다.
  
  잔류파, '삼고초려' 말려보지만
  
  이들이 전당대회 전에 최소한 교섭단체 규모 이상의 탈당 대오를 이끌고 나갈 경우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1만1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당대회 대의원 중 탈당 지역구 3000여 명이 참여하지 않아 '반당 대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를 통한 대통합신당 추진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개별적, 집단적으로 탈당파 의원들을 만나 만류하거나 압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근태 의장이 탈당행렬에 회유와 압박의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차기 당 의장으로 거론되는 정세균 의원은 이날 하루 4차례나 강 전 정책위의장을 방문해 탈당을 만류했으나 강 전 정책위의장은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발맞춰 집단적인 탈당 반대 의사 표명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초, 재선 의원이 중심이 된 중도파 의원 56명은 이날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지도부는 지체 없이 대통합 신당 추진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김부겸, 임종석 등 민주당과 통합논의를 추진해 온 재선의원들도 포함됐다.
  
  한 초선 의원은 "중도파를 중심으로 초재선 의원 56명이 서명했으나, 3선 이상 중진의원과 사수파나 혁신파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전당대회를 통한 대통합신당 추진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비대위원인 윤원호 의원도 개인 성명을 내고 "과연 현 시점에 탈당하는 분들은 탈당이 명분이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라"고 만류했다. 기초당원제로의 당헌 변경 요구가 수용된 마당에 어떤 명분이 있느냐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었다.
  
  그는 "탈당은 전당대회 이후에도 충분하다"고 밝혀 탈당 자체보다 전당대회 성사에 목적이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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