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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관심 가져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30]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결혼이나 취업 문제는 물론이고.. 맞벌이를 계속해야 되는지 마는지, 또, 부동산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주식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재테크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생의 매 단계마다 부딪히는 선택의 순간이 불안한 이유는, 바로 정확하고 믿을만한 판단 기준이 없기 때문인데요. 우리사회 대표적인 경제경영전문가의 한사람인 공병호 소장은 개인이 일상에서 직면하는 선택의 문제도 경제학적인 접근법으로 풀어가라고 조언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을 초대해.. 어떻게 하면 경제학을 통해 인생의 문제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입니다! 공병호 소장은 1960년 경남 통영 출생으로.. 83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7년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일본 나고야대학 객원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유기업센터 초대 소장과 자유기업원 초대 원장을 지냈고.. 2001년 공병호 경영연구소를 열었습니다. 현재 강연을 비롯한 다양한 경영자문, 그리고 '공병호의 자기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73권의 저서와 역서를 펴내고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최근에 또 책을 내셨어요. '인생은 경제학이다.' 상당히 새로운 컨셉의 책인 것 같은데요, 채 뒤에 보니까 유한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세상의 경제학이라면, 무한한 욕망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것이 인생의 경제학이다. 사실 많은 분들이 경제학이라는 건 기업에 계신 CEO나 정부 부처에 계신 경제 관리들에게 필요한 거지 인생에서 경제학이 뭐가 필요한가 생각할 텐데, 인생을 경제학으로 풀어가라...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하셨는지, 우선 그게 좀 궁금하네요.

공병호 : 기본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간이나 돈, 심리적, 정서적, 육체적 에너지가 제한돼 있지 않습니까? 제한된 걸 가지고 가장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문제로 고민하죠.

박인규 : 이른바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

공병호 : 꼭 같은 고민을 하는 게 경제학이죠. 그래서 선택의 학문이라고 저는 말씀드릴 수 있고, 통상 경제학이면 관학이라고 해서 물가나 성장 부분에 많이 집중하는데 충분히 개인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일종의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생은 경제학이다'라는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선택의 학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제학에서 선택이론이 굉장히 중요한 이론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요.. 기회비용.. 이걸 할 것인가 저걸 할 것인가....

공병호 : 그렇죠. 몇 가지 개념만 갖고 있으면 선택을 할 때 무분별한 선택을 피할 수 있고, 그러면 실수나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잘 사는 데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죠.

박인규 : 책을 보면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닥치는 여러 사례를 들어서 경제학적으로 설명하셨는데, 우선 결혼과 이혼도 경제학적 선택이론으로 설명해 주셨어요. 결혼이라는 건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인가...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공병호 : 결혼은 제가 볼 때는 일종의 계약이죠.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면 결혼할 때 계약을 맺지 않습니까. 일종의 매니페스토 운동을 선거뿐 아니고 결혼까지 확산하자는 운동도 전개되고 있는데, 결혼도 일종의 권리와 의무를 주고받는 관계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예를 들면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면서 결혼 형태도 굉장히 큰 변화를 경험할 겁니다. 우리 세대 같은 경우는 결혼=상수죠. 이혼은 있을 수 없지만. 그런데 앞으로 젊은 세대들은 결혼=변수로 보는 거죠. 주고받는 관계가 제대로 성립이 안 되면 계약파기라는 형태로 접근할 수 있죠. 그래서 결혼문제도 계약으로 생각하면 내가 뭘 주고 뭘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좀 차갑게 느낄지 모르지만, 가정도 경영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지 않겠나, 이렇게 보죠.

박인규 : 저희 때만 해도 사람이 태어났으면 가정을 이뤄서 애를 낳고 키워봐야지... 이런 게 당연했는데, 요즘은 세태도 그렇고 공 소장이 보시기에는 남녀 간에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을지를 냉정히 계산하고 난 다음에 결혼을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하고....

공병호 : 본래 결혼이 그렇죠. 계약이니까... 그럼요.

박인규 : 그럼 이혼의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공병호 : 이혼은 같이 살면서 결혼생활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는 경우죠. 그래서 그것을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이라는 것으로 설명하죠. '성큰 코스트'라고 해서 이미 투자해 버렸기 때문에 다시 회수할 수 없다는 겁니다. 두 사람이 한 10년을 같이 살면서 감정적으로나 척 보면 다 알지 않습니까 부부들이. 그런데 이혼하게 되면 그게 다 날아가 버리는 거죠. 그래서 가능하면 그런 매몰비용 관점에서 생각하면, 좀 잘 맞춰 가면서 사는 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훨씬 더 이롭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맞춰가며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비용이, 고통이 크다면 개인적으로 서로가 헤어지는 선택을 할 수가 있죠.

박인규 : 개인이 투자한 비용을 생각하면 가급적 안 하는 게 좋은데, 계속 가다 보면 투자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쓸 것 같다면 이혼하는 게 낫겠다. 사실 저희들은 결혼하거나 이혼할 때는 무작정 좋아서, 또 살다 보니 너무 지겹고 싫어서 하는데.. 그런 합리적인 계산을 사람들이 할 수가 있을까요?

공병호 : 우리는 그런 합리적 사고에 조금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아요. 서로 그렇게 얼굴 붉히고 헤어질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요즘에는 우리도 부부가 헤어지고 나면 그 헤어지는 과정 자체도 조금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방을 좀 배려하는 쪽으로 나갈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들고, 아마 이 과정을 경험하고 나면 서구사회처럼 결혼행태도, 헤어질 때도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부분들이 정착되지 않겠나...

박인규 : 앞으로는 결혼이나 이혼할 때도 내가 투자한 비용이 뭐고 그런 걸 생각해야 되는 거군요.

공병호 : 계약이라고 생각하면 되죠. 주고받는 권리와 의무 관계요.

박인규 : 요즘 사실 부부간 맞벌이 같은 경우는, 제 주변의 30대 부부들은 거의 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어떻게 보면 경제학적 관점으로 설명이 되나요?

공병호 : 예. 맞벌이는 아주 중요하죠. 두 사람이 한 개 기업을 운영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죠. 비영리단체죠. 모든 단체는 중요한 부분이 수익을 증가시켜야 되고, 동시에 다가올 수 있는 위험을 피하는,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맞벌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미구에 닥쳐올 수 있는 실직이나 재해라든지 병 같은 부분의.,.. 위험을 관리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특히 리스크를 예를 들면, 관리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두 사람이 부부생활을 해나가면 한 사람이 최소한의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여력이 되면 다른 한 사람이 좀 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펼칠 수가 있죠.

박인규 : 한 사람은 생계를 책임지고, 한 사람은 하이 리스크를...

공병호 : 그렇습니다. 그런 리스크를 안으면 안을수록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만 성장할 가능성도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저 같은 경우도 되돌아보면 아마 두 사람이 맞벌이가 아니었으면 조직을 그렇게 떠나서 자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생활이니까. 아이들이 크고.. 그래서 항상 리스크를 관리하고 또 새로운 성장의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 맞벌이는 선택이 아니고 앞으로는 필수가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게 봅니다.

박인규 : 저희 같은 중산층 이상의 경우에는 맞벌이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라는 선택의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소득이 낮으신 분들은 선택이 아니라 둘이 안 벌면 도저히 먹고 살 수 없어서 한다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도 경제학적인 해석이 가능할까요?

공병호 : 그런 분들은 아까 얘기한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구요. 중산층도 거의 선택은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예를 들어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같은 나라를 가보더라도 가계가 선진화 돼 간다는 건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함께 벌지 않으면 생계나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게 확실해지죠.

박인규 : 어려서 조기교육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특히 영어 때문에 영어권으로 많이 보내는데, 공 소장께서는 이번 책에서,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투자기 때문에 보내는 게 낫다는 식으로말씀하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공병호 : 그런 견해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제가 책에서는 얘기했습니다. 그런 부분을 촉진해야 한다든지 결정해야 된다는 의견은 제시하지 않았구요. 본인의 선택의 자유에 맡겨 두는 게 좋다.

박인규 : 교육이기 때문에 상당한 몫의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공병호 : 그런데 교육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기회라는 건 없다는 거죠. 그 즉시라는 것이 한 번 정도기 때문에 부모들이 투자결정을 할 때는 주의해야 된다는 점 하나하고. 그러나 살면서 깨우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교육투자만큼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보거든요. 요 근래 예를 들면 사교육비나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교육만큼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또 어떤 게 있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점점 앞으로 세상이 지식중심 사회로 가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투자행위를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러나 좀 올바른 부분에 투자해야 되죠. 좋은 주식을 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면에서 유학이나 영어교육, 사교육 같은 부분을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인규 : 자녀 교육에 관해서는 아무리 투자해도... 심하게 얘기하면 지나침이 없다. 재테크 방법 관련해서도 땅이 상당히 우리나라에서는 유리한 투자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공병호 : 예. 땅을 볼 때, 땅이 대단히 환금성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종류의 결정인데 저는 땅 자체도 투자의 수단으로 충분히 우리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거죠. 예를 들면, 투기가 아니냐고 볼 수도 있겠지만 땅에 투자한다는 건 어떤 개인이 사회적으로 땅을 비축해 놓는 것과 똑같거든요. 예를 들면 낮은 밀도로 개발을 지금 하면, 훗날 하면 고밀도로 개발될 수 있는 시간까지 개인이 땅을 비축해 놓는 행위기 때문에 얼마든지 경제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합당한 행위라고 보는 거죠

박인규 : 공 소장님이 이번 책에서 역설하시는 건 개인들이, 또 가계가 자신들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라.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어렸을 때 필요하다면 조기유학 보낼 수도 있고, 땅이라는 게 장기적으로 환금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게 좋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말하자면 그럼 공공부문은 어떻게 되느냐. 그렇다면 공교육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 또 땅투기로 땅값이 올라서 서민들이 어려워지는데, 각자의 개인들이 그런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다보면 이른바 공공선이 침해되거나 거기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는거 아니냐.. 이런 반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공병호 :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 개인적 선택의 영역이고. 그리고 나라일을 맡으신 분들은 사회적인 선택이란 부분이 나눠지죠. 사회적 선택은 당연히 우리가 공공재의 원활한 공급 면에서 보면 공교육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경쟁적으로 만들 것인가, 그런 부분은 나라의 정책이 책임지셔야 되고, 또 그와 같은 걸 하기 위해서도 경제학적 원리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평가를 받지 않고 경쟁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경쟁력이 높아지느냐. 그것도 다 시장원리 아닙니까. 그러니까 소위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도 얼마든지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는 게 더 이롭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땅 문제 같은 부분을 보면, 우리가 작년에 경험했던 주택가격 폭등 문제도 좀 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게 되면, 사람들의 욕망이 있는 중대형 아파트들의 공급이 그동안 너무 더뎠다든지, 또 인기 있는 지역의 택지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든지. 이런 부분도 얼마든지 정책적인 조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보는 거죠.

박인규 : 그렇다면 공 소장님 말씀은,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개인의 합리적 선택에 의해서 교육이든 주택이든 선택의 여지를 별로 주지 못했다. 그런 잘못도 많이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공병호 : 우리나라에서 낙후된 분야,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모든 분야를 보시면 개인적 선택이 지나치게 위축됐던 부분이 대부분 속하죠. 그래서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워야 될 건 우리가 이만큼 먹고 살게 된 것도 결국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라는 부분이 활성화 됐기에 오늘 우리에게 부를 가져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좀 더 낙후된 분야를 재건하는데도 개인의 선택을 좀 더 많이 인정하는 쪽으로 나가는 부분들이 필요하지 않겠나, 이렇게 봅니다.

박인규 :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청년실업이 하도 심해서 아무리 능력 있어도 취직하기가 쉽지 않은데... 개인이 선택을 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다. 그러면 정부라도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도 해봄직 한데, 공 소장께서는 정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 좀 효율적이지 않다...

공병호 : 흔히 말씀을 많이 하는 사회적인 일자리 창출 같은 부분인데,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뚜렷한 진실 중 하나는.... 정부가 만드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돈이 투입될 때만 반짝거리는. 세금 공급이 딱 줄어들게 되면 일자리가 없어질 수밖에 없죠. 공공이 만든 일자리는. 그래서 우리가 늘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은, 일자리를 만들면 그 일자리가 또 일자리를 놓고 또 낳는 것은 바로 기업이나 민간이 자신의 사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만든 일자리가.... 그래서 우리가 경제학적 용어로 투자순수효과가 정부가 한 단위를 투자할 때에 비해서 민간이 한 단위를 투자할 때 훨씬 크다고 보는 거죠.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면, 투자를 했을 경우에는 1차 협력업체, 2차 협력업체, 3차 협력업체로 파급효과가 물결처럼 번지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민간투자가 그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왜 사람들이 설비투자나 신규투자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을 고민해야 되는 거죠.. 물론 이건 이유도 많겠지만 어느 나라에 가서 일간지의 그 비싼 면을 통광고를 사서 우리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신설해 주십시오. 지역민들이 이렇게 나서는 데가 없지 않습니까.

박인규 : 말하자면 민간기업들의 투자의욕이랄까...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됩니까?

공병호 : 예. 우선 가서 한 번 만나 보면 되죠. 높으신 분들이 가시면 말씀을 잘 안 하시겠지만, 저는 강연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죠. 그러면 정말 우리 문제는 돈도 있고 여력도 사람도 기술도 있지만 마음이 너무 많이 위축된 것. 그래서 아마 올 한해도 설비투자가 상당히 많이 감소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 이유는 한 번 지켜보자는 거죠. 올해 말까지 한 번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생각... 경제의 상당히 많은 부분은 마음의 부분이죠.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그래서 위정자나 이런 분들이 어떻게 하면 마음을 잘... 따듯하게 만들어낼 것인가, 의욕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추시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박인규 : 지금부터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죠. 조금 전에 잠깐 올해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그럴까요?

공병호 : 올해는 기본적으로 환율문제도 크죠. 우리가 지금 대외의존도가 70% 정도 되니까, 달러화 약세가 계속된다는 부분이 기업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을...

박인규 : 수출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공병호 : 그렇죠. 큰 기업들은 그 규모가 엄청나죠. 한 100원 정도 떨어지게 되면 4조, 5조 정도까지....그런 문제. 기본적으로 대선정국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상당히 많이 높아지고, 초기부터 윤곽이 좀 뚜렷하면 좀 나을 건데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이면 아무래도 관망세를 유지하겠죠. 대형설비투자 같은 경우는.

박인규 : 정치의 불확실성이 말하자면 경제의 투자를 가로막는..

공병호 : 그리고 다른 노사 관련 제도나 규제라든지, 수도권 입지정책, 이와 같은 부분들이 많은 제약요건으로 작용하고 있죠. 좀 더 성장지향적인 쪽으로 나라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들죠.

박인규 : 공병호 소장께서는 평소부터 정부의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다는 주장을 펴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너무 대기업 재벌 위주다 보니 규제를 풀어주면 중소기업이나 일반 노동자들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공병호 : 그런 우려를 하시는 분도 계시죠. 그런데, 그런 문제들은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강화돼 있는 형편이죠 지금. 제 판단에는 그런 문제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많이 돼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자유를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거죠. 그건 믿음의 문제죠.

박인규 : 지금부터는 약간 개인적인 질문도 해보겠습니다. 책을 73권, 저서가 한 50권. 제가 알기로는 아마 저작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신 게 10년이 채 안 되신 걸로 아는데..

공병호 : 본격적으로는 6년째. 그전에는 연구소에 있었습니다.

박인규 : 거의 1년에 10권씩 내시는데, 저는 사실 가능할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책을 쓰실 수 있습니까?

공병호 : 작년에는 6권을 썼습니다. 저는 책을 쓰는 것을 학습과정이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잘 알기 때문에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이 주제는 참 재밌겠다. 이 주제는 사람들이 많이 알고 싶어 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공부를 해가면서 책을 써내는 작가스타일입니다. 그리고 또 보면, 다작에 대한 비판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골프를 쳐보시면 지나치게 좋은 공을 쳐야겠다고 생각하면 자꾸 땅을 치죠. 그러니까 마음을 아주 가볍게 갖고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글이 잘 나오거든요. 제 생각에는 대중서 같은 경우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쓰다 보면 대작도 나오고.. 제가 책을 내면 대개 5만 권, 많은 건 대개 10만 권을 넘기 때문에 실용서 작가 가운데서는 베스트셀러를 가장 많이 내는 작가 중 한 사람이죠. 그러니까 많이 낸다고 해서 꼭 안 팔리는 책을 내는 게 아니고, 많이 내지만 많은 사람들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경제학이라는 게 재밌는 학문은 아닌데, 영국에서는 우울한 학문이란 말도 하는데... 물론 요즘세태가 젊은 사람들이 경제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단순한 경제학적 지식보다는 공 소장께서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잘 짚으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대중의 바람을 알아내십니까?

공병호 : 제가 지식인 가운데 좀 독특한 길을 걸어가는 셈인데, 예를 들어 경제학을 해서 경제학을 그냥 파는 게 아니고 학문의 영역을 상당히 많이 부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대단히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사업하시는 분들처럼 요즘 사람들은 뭘 원할까. 뭘 주면 가장 좋아할까. 어떤 게 내가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일까. 이런 생각을 아주 가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대개 지식인들은 이런 것 말고 학문적인 업적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까?

박인규 : 대개의 지식인들은 자기의 사상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반면에.... 제가 궁금한 것은, 그럼 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어떻게 알아내는가 이거죠.

공병호 : 늘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고 늘 사람을 만나면 호기심을 갖고 묻고.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보더라도 거기 있는 정보를 보는 게 아니고, 그 정보가 기본적으로 배경이 뭐냐 이거죠. 그 자체를 대단히 즐기기 때문에, 주제를 잡는 건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열 개 스무 개 정도 주제가 있다면 시간이 못 따라가기 때문에 그 중 몇 개만 우선순위에 의해 택할 뿐이지 주제는 항상 차고 넘칩니다.

박인규 : 이번에 나온 책이 '인생은 경제학이다.'인데 제가 보기에는 공병호 소장님이야 말로 인생을 경제학적으로 잘 사시는 것 같고, 요즘 젊은이들도 아마 공 소장 같은... 꼭 경제학뿐 아니라 어떤 삶에서든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경제학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조금 전에 관찰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삶의 태도가 중요한지, 그런 조언을 좀 해주시죠.

공병호 : 우선 하나는 근면과 성실이 완전히 몸에 배야 되죠. 그러니까 정말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가치창출 능력을 계속 높여가야 되는 거죠. 지금 보면 공 박사는 저렇게 책을 많이 쓰는구나 하지만, 그런 과정에 오기까지 10년 20년 정도의 수련생활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게 잘 갖춰진 거 아닙니까.

박인규 : 기본적으로 부지런해라.

공병호 : 예. 기본적으로 가장 부지런해야 될 것 같구요. 두 번째는 시장을 읽거나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자체를 굉장히 성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뭔가를 판매한다는 게 대단한 일이다. 일종의 상인정신이죠. 그런 부분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고. 세 번째는 자기가 만든 것, 작은 성취 등에 만족하지 말고 최고를 지향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최고를 지향하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보구요. 그리고 어떻든 타인과 뚜렷하게 차별화 할 수 있는 점을 못 만들어 내면 아무리 명문대학을 나와도 소용이 없다는 거죠. 타인과 차별화 될 수 있는 걸 뭘 갖고 있느냐.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느냐, 이런 자신과의 대화를 꾸준히 해나간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인물로 거듭날 수 있겠죠. 그렇게 한 사람이 탄생하면 그 사람을 통해서 사회가 엄청난 덕을 보는 거죠. 그 양반을 본받으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박인규 : 말씀을 들어보니까 공 소장은 일생의 계획이 다 있으실 것 같은데, 다 여쭤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혹시 올해에 꼭 하시고 싶은 게 어떤 건지 마지막으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공병호 : 올해는 아주 대단한 책을 한 번 써봤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책을 썼으면 좋겠는데, 책 집필도 다 계획이 잡혀 있는 게 아니고 계속 찾아 가면서.. 지금 어느 정도 구상이 있지만 그때 가서 구상이 필요 없으면 버리는 거니까요. 어쨌든 건강하고 좀 더 많은 가치를 동시대 젊은이들과 중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소명을 갖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저도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공병호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공병호 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을 초대해 어떻게 하면 경제학을 통해 인생의 문제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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