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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다 보면 배구 구단주도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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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열심히 살다 보면 배구 구단주도 될 수 있겠죠"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26] 배구 해설가로 변신한 '월드스타' 김세진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프로배구 V 리그의 인기가 그야말로 절정인데요. 한때 현역 최고의 배구 선수로 코트에 군림했던 김세진씨가 선수가 아닌 해설가로 코트에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은퇴 이후 KBS n 스포츠의 방송 해설가로 배구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김세진 씨는 이미 18살 때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뛰며 국내무대는 물론 세계무대를 누벼 월드 스타로 명성을 떨쳤고, 겨울 방학이면 열성적으로 경기장을 찾는 오빠부대를 만들어 한국 배구 최고 전성기를 만든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해설가로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은퇴 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김세진 씨를 초대해.. 해설가로서의 포부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요즘 생활.. 그리고 우리 배구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세진 배구 해설위원입니다. 김세진 해설위원은 1974년 서울 출생으로.. 충북 옥천 삼양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배구를 시작해.. 옥천공고와 한양대를 거치며 공격수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1992년 18살의 나이로 태극 마크를 단 그는 94년 월드리그에서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최우수 공격상을 받았으며.. 이듬해 한국 배구팀이 월드리그 역대 최고성적인 6위에 오르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대학 졸업과 함께 95년 삼성화재에 창단 멤버로 입단해 삼성화재를 겨울리그 9연패에 올려놓는 주역이 됐습니다. 지난해 은퇴 선언을 했고 올해부터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배구선수 출신은 두 번째십니다. 작년에 김호철 감독이 한 번 나오셨고, 은퇴식은 작년에 하셨지만 게임을 안 하신 건 작년 봄부터죠?

김세진 : 그렇습니다. 작년 시즌 결승전 뛰고 배구는 한 번도 안 해봤죠.

박인규 : 지난 겨울에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배구가 우승했고 프로배구 V리그에서는 예전에 약팀이라고 하던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와 현대를 잡고, 그래서 굉장히 배구가 상종가던데.. 이런 좋은 시절에 다시 한 번 선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김세진 : 지금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다 제 후배들이거든요. 후배들이 열심히 해주고 지금 좋은 성적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해줘서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제는 그냥 마이크를 잡고 해설로다가 즐기겠다 같이...

김세진 : 그렇게 되나요?

박인규 : 지난 20일인가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공식 데뷔하셨지만 그 전에도 조금 하셨어요 간간이....

김세진 : 네. 11월에 일본에서 경기했던 세계선수권대회.. 엑스포츠에서 잠깐 해설을 맡았었죠.

박인규 : 배구선수로 스파이크를 때리는 거하고 해설 하는 거하고 어떤 게 더 쉽던가요?

김세진 : 해설이 훨씬 어렵습니다. 역시 현장에서 몸으로 표현하던 걸 머리로 생각해서 입으로 내뱉으려니까 타이밍도 못 맞추겠고 힘드네요.

박인규 : 지난 20일 해설에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쯤 될 것 같아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세진 : 50점이라면 너무 겸손 떤다고 하실까봐 한 60점...

박인규 : 나름대로 해설을 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는다거나 준비 많이 하세요?

김세진 : 바쁘다는 핑계로 배구를 사실 못 봤어요. 다시 해설 시작하면서 새벽에라도, 요즘에는 재방송을 계속 해주거든요. 하이라이트도 좀 보고 정보도 좀 물어보는 편이에요

박인규 : 작년 12월 27일에 은퇴식을 하셨는데, 우리 나이로는 우리 나이로는 33, 34라고 하지만 아직 만으로는 32세시고, 아깝다... 너무 빠르다. 또 삼성 팬들은 10연패까지도 이뤄놓고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는데, 너무 빠르신 거 아니었습니까?

김세진 : 주변의 만류가 좀 많았는데, 제 생각이지만 제가 다른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하루라도 빨리 가서 현장에 투입돼서 배우는 게 저한테 도움 될 것 같아서, 이기적인 생각에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도 어쨌든 지금 저를 원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계시니까 행복하게 떠나는 것 같아요.

박인규 : 흔히들 말하는 정상에 있을 때 떠나라... 이런 걸 실천하신 건가요?

김세진 : 정상은 아니구요. 우승도 빼앗기고 경기에 참가도 못 할 정도로 노쇠했다고 저는 인정하고요, 물러날 시기가 돼서 물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하셨는데... 20년 가까이. 왜 코트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었을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김세진 : 깊이 좀 파고들어간다면 궁극적인 목적은 다시 배구장으로 돌아오기 위한 길이기도 해요. 금정적인 거나 전체적인 힘을 다시 얻어서 배구장으로 쏟아 부을 생각이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선수는 한 번은 은퇴합니다. 제가 많이 한다 해도 올해까지 밖에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1년 빨리 그만 둔 거구요, 또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본다면 제가 지도자의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팀에 들어가서 코치 생활을 하고 그 흐름을 보면서 시간이 지나면 노하우가 쌓이고 배워가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다른 쪽 길에서 제가 가진 인생에 대한 목표를 갖고 역량을 펼쳐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참 전부터 했어요. 그걸 실행에 옮긴 것뿐이고.

박인규 : 제가 질문하고 싶었던 걸 먼저 말씀하셨는데.... 물론 명선수가 명감독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선수로 활약하시던 분들은 대개 코치라든가 지도자의 길을 가시는데 지도자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해서,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던 것 같아요.

김세진 : 네. 제가 스타플레이어로서 월드스타라는 이름, 닉네임을 갖고 다시 지도자를 한다면 이슈는 되겠죠. 지론으로 따졌을 땐.... 명선수가 명감독이 못 된다는 지론은 없습니다. 지금 보시다시피 김호철 감독도 예전에 꽤나 유명한 배구선수였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선수와의 궁합이랄까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그렇지만 그런 좋은 선수와의 만남, 구단과의 재정지원 등이 삼위일체가 돼야만 좋은 성적이 나고. 좋은 성적 만들면 명감독이 되는 거예요 사실은.

박인규 : 그런데 김세진씨는 본인이 지도자로서는 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건가요?

김세진 : 네. 저 스스로 인정하건대 지도자로서의 역량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먼저... 앞선 생각이었지만 다른 쪽 일을 해봐야겠다고 했던 게 구체적으로 계획화되고 이번에 실천에 옮기게 된 거예요

박인규 : 언론의 보도를 보니까 건설회사 쪽 일을 하신다던데, 만약 그렇다면 건설회사 일을 하셨으면 배구랑 완전히 인연을 끊을 뻔했어요. 그런데 배구해설가로서는 어떻게... KBS에서요청이 왔나요?

김세진 : 예. 지금 흐름도 너무 좋고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에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이걸 상승모드를 타서 좀 밀어붙여 보자는 제의를 받았어요. 그리고 더군다나 제가 항상 인터뷰에서 말씀드리지만 저는 배구인이고 배구장을 등져 본 적도 없고 앞으로 등질 생각도 없고 어떤 일을 하든 배구인으로 영원히 살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배구 쪽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시간 쪼개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해야지요.

박인규 : 지도자는 아니지만 배구해설가로서 인연을 맺고 배구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

김세진 : 예. 지도자는 말 그대로 역량이 되고 능력이 됐을 때 하는 거지... 그렇다고 방송해설도 쉬운 건 아니지만, 제가 현장경험은 가장 많다고 자신할 수 있거든요. 은퇴한 지도 얼마 안됐고. 그래서 자신감 있게 이걸 해보겠습니다 하고 당당하게 말씀 드린 부분이고. 지도자 빼고 다른 일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인규 : 해설가로서 올해 V리그를 한 번 전망해 보시죠. 재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이 독주하다가 작년에는 현대가 우승했고 올해는 대한항공이 치고 나오고. 굉장히 전력이 평준화 됐다고 할까요....

김세진 : 그렇죠. 용병도입의 성공케이스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거든요. 그러면서 그 효과를 누리고, 특히나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리그 초반이지만 꺾으면서 삼성화재도 꺾고 현대캐피탈도 꺾으면서 지금 파란 아닌 파란을 일으키고 있어요. 그런데 그만큼의 실력을 가진 팀이었구요 원래, LIG같은 경우에도 지금은 아직은 적응기간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점점 발전돼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 4강구도 안에서 어느 우승한다, 어느 팀이 어떤 경기를 한다는 예측을 못 하겠다는 게 지금 배구인들의 얘기구요. 그리고 팬들도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경기장을 찾는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실력은 다 똑같고 이제는 누가 더 경기에 집중하느냐... 개인적인 얘기 좀 해보죠. 키가 196cm라고 하셨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하셨다고 했는데, 그럼 초등학교 때부터 키가 크셨나 봐요?

김세진 : 아니요. 제가 배구를 처음 시작하던 초등학교 때는 147이었어요. 정확히 기억하기론... 세터였습니다. 너무 작았구요.

박인규 : 세터는 좀 영리한 분이 한다고 들었는데...

김세진 : 제가 좀 둔해 보입니까? 농담이구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세터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공격수로서의 능력이 안 돼서 공을 올려주는 일만 전담하고, 그러면서 배구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도 세터로 아예 첫 출발이었어요.

박인규 : 그럼 키가 지금처럼 큰 게 언제에요?

김세진 : 고등학교 1학년 말부터 3학년 초까지... 1년 조금 넘게 한 20cm 가까이 컸죠. 사람들이 못 알아보더라구요.

박인규 : 저희 아들도 그렇게 1년 사이에 크는데, 보니까 등짝에 수평으로 줄이 생기더라구요. 그런 거 안 생기셨습니까?

김세진 : 저는 허벅지 뒤에 오금 있는 쪽이 조금 그렇구요...

박인규 : 갑자기 늘어나면 생긴다던데...

김세진 : 예. 그런다더라구요. MC박인규; 김세진 위윈이 월드스타라는 별명으로 많이 불려요. 그게 1994년이라고 들었는데, 그때 월드리그에서 상도 받으시고, 그때 말씀 좀 해주시죠. 어떻게 해서 두각을 나타나게 됐는지...

김세진 : 이건 계속 농담 섞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강수연씨가 국제영화제 나가서 월드스타라는 별명을 가지시지 않았습니까?

박인규 : 그때가 모스크바....

김세진 : 그 이후로 제가 월드스타라는 별명을 2호로 땄는데,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고 난 뒤에 붙은 별명인데 94년도 월드리그에서 최우수 공격상을 받았어요 제가. 그러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사실 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김세진이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때부터 달린 별명인데 계속 국가대표선수를 하면서 그 닉네임이 안 없어지더라구요. 좀 창피한 거였는데 안 없애 주시더라구요.

박인규 : 그래도 세계대회에서 상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 당시에 보면 아시안게임 우승도 하고 상당히 잘 나가다가,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세계대회. 월드리그에서는 생각만큼 성적은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김세진 : 세계선수권대회라든지... 이런 게 아시안게임과 겹쳐 있습니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갈 수 있는데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경기대회가 겹쳐 있어서 유독 세계선수권에서만 성적을 못 내고 있구요. 그리고 월드리그 성적은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참가를 많이 안 했었습니다. 2000년도 넘어오면서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팀이 참가를 안 했을 뿐이구요.

박인규 : 왜 안 했어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나요?

김세진 : 예. 여러 가지 스폰서 문제나 이런저런 행정의 이유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박인규 : 모두에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94년에 상 받으신 그 대회에서 6위를 했는데 역대 최고라고 해요. 요즘은 우리가 실력이 떨어진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국내 배구수준...

김세진 : 제가 뛰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거지만 94년도에 제가 상을 받았을 때는 개인기록에서 앞서가서 그렇게 됐구요. 95년도에 세계 6강. 월드리크 결승 토너먼트에 올라갔었어요. 최초로 올라갔는데, 그때는 사실상 지역예선을 치를 때 유럽이나 남미 쪽과 붙질 않고 아시아권 따로, 유럽 따로, 미주 지역 따로 이렇게 해서 경기를 한 번 치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일본, 중국 다 꺾고 러시아도 한 번 이겼죠. 대한민국 배구가 만들어진 이래 최초로, 19년 만에 한 번 국가대항전에서 이겨봤다더라구요. 그러면서 좋은 성적 내고 브라질에서 열린 6강 토너먼트까지 올라가게 된 거죠. 다른 구기종목에서 배드민턴이나 핸드볼, 이런 효자종목들 이외에 배구가 국제경쟁력은 가장 높다고 봅니다 저는. 배구인으로서 PR하기 위해서 말씀드리는 건 아니구요, 지금 행정이나 지원 등 문제 때문에 많은 경기에 참가를 못하고 있고, 경기에 참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홍보도 하고 많이 발전을 가지려면 유치를 해야 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도 많이 유치하고 많이 불러들여서 이런 문화의 가를 선수들이 깨치고, 아... 이렇게 해야만 하는구나 이런 걸 자꾸 가르쳐 줘야 되는데, 시합 있으면 너네는 시합 나가라... 이런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합도 자꾸 유치를 하고, 우리나라 현 배구의 숙제로 남아 있지만 프로팀의 창단으로서 또 저변확대라든지, 그래야... 관심이 많아지면 더 좋은 용병들도 수입해서 수준도 더 끌어올릴 것이고. 그런 숙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죠.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나온 여러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지금 말씀도 실력은 거의 월드클래스지만 여러 가지 행정이나 지원이 아직 못 따라가는 것 같다. 경제 쪽도 말씀을 들어보면 개개의 기술은 좋은데 시스템이 못 따라간다는 말씀을 하시거든요. 앞으로 배구해설가를 하시니까 배구행정을 세계수준으로 올리는 데 조금 더 기여하시도록 제가 좀 부탁을 드려보겠습니다.

김세진 :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오늘은 은퇴 후 배구해설가로 돌아온 김세진 해설위원과 함께, 해설가로서의 포부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요즘 생활.. 그리고 우리 배구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김세진 하면 삼성화재를 빼놓을 수 없는데, 95년도에 입단 이후 9년 연속 우승했어요. 10년 연속 우승문턱에서 현대한테 뺏겼고. 그리고 김세진 위원은 은퇴하셨고. 10연패를 못 이루고 현역 은퇴해서 아쉬움 같은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세진 : 그러게요... 주변에서도 아까운 10연패 아까운 10연패 하시는데, 참 어렵더라구요 진짜.

박인규 : 혹시 일부러 져준 건 아닙니까?

김세진 : 일부러는 절대 없습니다. 저는 스포츠만큼 깨끗한 게 없다는 게, 일부러 움직인다는 건 진짜 스포츠를 할 이유가 없다고 봐요. 일부러는 없습니다. 자기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물론 9연패 하면서 삼성이 만날 이기니까 재미 없다고 질책도 많이 하시고

박인규 : 너무 많이 이겨서 또 야단 맞았군요.

김세진 : 예. 그런데 그런 건 진짜 팬 입장에서 안타까워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봐요. 제 직분에.. 저는 선수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뛰는 거, 그리고 제가 노력했으니까 정상에 서고 싶은 욕심은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별로 서운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열심히 뛴 게 다인데, 정말 10연패는 아깝더라구요. 진짜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진짜 열심히 노력했고 아픈 거 참으면서... 스테로이드나 이런 약물에 의존한 건 아니지만 진통제도 맞고 약에 의존하면서까지 노력을 했는데, 아쉽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그렇게 후회는 없습니다.

박인규 : 그때 77연승까지 했던가요? 삼성이 77연승, 9연패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뭐라고 생각하세요? 신치용 감독의 지도력 때문입니까? 아니면 선수들이 워낙 뛰어나서 그렇습니까?

김세진 :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어느 하나가 두각을 나타낸다고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구단에서 창단하자마자 아주 탄탄하게 지원해 주셨고 관심 많이 가져 주셨고, 또 신치용 감독의 지도와 관리 능력,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나 정신력이 삼위일체가 돼서 9연패라는 큰... 위업이라고 제가 말씀드리면 좀 창피하지만, 큰 위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큰 위업을 달성한 것 같고. 어느 좋은 선수가 있어, 진짜 명장이 있어, 뒤에서 돈을 많이 대줘. 이런 거 한두 개 갖고는 이렇게 큰 업적은 못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올해 보니까 삼성이 또 우승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이던데 혹시 해설가로서 올해 어떤 팀이 우승할 것 같다든가, 이런 전망이 가능하십니까?

김세진 : 지금 삼성의 재건, 현대의 수성..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능성이 있죠. 삼성도 있고 우승할 가능성 있고. 현대는 물론 작년 우승팀이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아서 분명 우승권에 올라와 있는 팀이고. 대한항공도 지금 앞서 말씀드렸지만 강팀들을 다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고. LIG도 지금 재정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가 우승한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은 삼성에서 은퇴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방송 해설가로서도 삼성경기는 편애하는 위치가 될까봐 그쪽은 안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편파해설이란 말을 들을까봐?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세진 : 예. 아무래도 그렇게 되겠죠. 제 마음에서는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제 바람이라면 삼성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사실은. 해설가 아닌 김세진으로 삼성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리고 배구 팬의 입장으로서는 대한항공이나 LIG가 치고 올라와서 두 팀이 결승에서 붙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인규 : 전혀 새로운 팀이 우승을 해보는 게 더 좋을 수가 있다.

김세진 : 예. 기회가 돼서 방송중계를 하면 진짜 흥분해서, 너무 즐거워서 할 것 같아요.

박인규 : 김세진 위원이 삼성화재에서 활약할 때 신진식 선수와 쌍포라고 해서 우세진 좌진식... 둘이 동갑이신가요?

김세진 : 신진식씨가 저보다 하나 아랩니다.

박인규 : 대학은 다르셨죠? 대학 때까지는 상당히 라이벌이었겠네요.

김세진 : 그렇죠. 시합만 나가면 붙었으니까요.

박인규 : 굳이 비교하자면, 지금 신진식 선수는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상당히 활약했는데 신진식 선수와 김세진의 장단점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김세진 : 신진식 선수 같은 경우는 신장이 좀 작아서 슬럼프나 기복이 좀 있을 때는 좀 흔들리는 편이고. 단점을 먼저 이야기해서 그렇지 장점이...

박인규 : 신진식 선수가 키가 얼마나 돼요?

김세진 : 188입니다.

박인규 : 우리한테는 큰 키인데...

김세진 : 일반으로 따지면 굉장히 큰 키죠. 그렇게 이야기하자니 장점이 너무 많은 친구에요. 성격도 좋고, 배구하면서 적극성, 배구 감각도 좋고. 배구선수들이 주로 어떤 건 분명 맹점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신진식 선수 같은 경우는 어느 면에서도 부족한 데가 별로 없어요. 서브, 서브리시브, 디그. 스파이크, 블로킹 다.... 팀의 분위기, 피스메이커까지 다 할 수 있는, 그 정도를 다 갖춘 친구에요. 그래서 굳이 단점을 꼽자면 신장이 작기 때문에 흐름에서 좀 기복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스파이크 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수비도 잘 안 되고 서브도 별로 안 좋고...

박인규 : 신진식 선수는 만능플레이어고 김세진 위원은 스파이크 전문이었다?

김세진 : 예. 딱 스파이크 하나만..

박인규 : 코트에 있다가 관중석에서 배구를 바라보면 이런 건 우리 배구계가 고쳤으면 좋겠다. 이런걸 하면 우리 배구계가 더 발전할 텐데...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런 게 또 보일 것 같아요. 혹시 그런 게 있습니까?

김세진 : 네. 가장 결정적인 거지만 각 구단이나 연맹에서 팬들과 같이 할 수 있는걸 자꾸 만들어 주셔야 되구요. 구체적으로는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박인규 : 게임을 보는 것 말고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김세진 : 예.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것. 미디어 프로그램이라든지 이런 걸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것. 그리고 선수들이 해야 하는 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들, 이런 것도.... 지도자나 선수나 마찬가집니다. 항의를 하는 것도 억울함이 있어서, 감정이 있어서 하는 건 잘못됐다고 보거든요. 이건 잘못 됐으니까 이런 실수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쪽에서는 억울한 게 좀 있거든요.. 하는 정당어필에서 마무리 지어야지 심판의 경기. 심판이 진짜 머릿속에서 계산을 해서 일부러 편파를 한다면 문제겠죠.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 실수하는 것도...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거든요. 흥분해서 능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걸 좀 자제하면서 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그러면 경기의 흐름도 끊기고 관중들은 의아해 하거든요. 뭐야 경기하다말고.. 이럴 수 있으니까 좀 자제를 당부 드리고 싶어요.

박인규 : 어떤 인터뷰를 보니까 앞으로의 희망이 구단주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럼 상당히 돈을 많이 벌어야 될 것 같은데 자신 있으십니까?

김세진 : 그냥 열심히만 하는 거죠. 제 지론이에요. '오늘 최선을 다하면 내일은 온다.' 당연히 큰 꿈을 가져야지요. 거기까지 도달된다는 가능성은 몇 프로 안 된다고 봐요 솔직히. 그런데 그 정도 큰 꿈을 갖고 나왔으니까 20년 넘게 하던 배구라는 걸 버리고 과감히 나왔죠. 도달할 때까지 노력할 거고, 막상 거기까지 도달 못한다 하더라도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면....

박인규 : 20년 이상 해오던, 말하자면 청춘을 바친 배구코트는 떠났고. 다른 사업도 하시면서 구단주 꿈도 갖고 계신데 특히 올해나 앞으로 하고 싶은 계획이 뭐가 있으신지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김세진 : 일을 좀 더 배워서 회사에서 흘러가는 흐름을 좀 파악해서 일을 만들어 가고 싶은 생각이구요. 또 배구 쪽에서는 해설가로서 자리를 잡고 배구 팬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박인규 : 월드스카 김세진에서 명해설가 김세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은퇴 후 배구해설가로 돌아온 김세진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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