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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FTA 문건유출 책임 국회에 전가 말라"

[한미FTA 뜯어보기 201] 송민순 장관 "그런 생각은 없지만 법적조치는 강구"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23일 전체회의에선 한미 FTA 협상전략 관련 문건 유출 사건의 책임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의 공방전이 벌어졌다.

"국회를 모독하는 이유가 뭐냐"

여야 국회의원들은 정부가 사건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반발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송민순 외교부장관이 보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정부가 현안 보고서에서 '국회에 제공된 비공개 자료가 무분별하게 유출돼 유감'이라며 사후 재발방지책을 요구한 부분을 지적하며 "문건 유출이 국회에서 이뤄졌다는 게 확인됐느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대외비 문건이 공개된 것은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로 정부에서 반드시 유출경위를 밝혀 엄중 조치하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모든 책임이 국회에 있고 더 나아가 특정 의원이 거론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도 "정부의 책임전가 태도는 한마디로 터무니 없는 일이고 어이 없는 일"이라면서 "더 이상 코멘트 할 필요조차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한미 FTA 체결 지원위원회가 배포한 6차협상 대응자료에 민주노동당의 FTA 협상 반대기사를 붙인 것은 암시적으로 민노당을 문건 유출의 배후자로 지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정부가 이토록 국회를 모독, 비난하는 것은 협상 실패를 호도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그 문건에 담긴 협상전략 중 '신금융서비스 허용 검토' 조항은 이미 작년 12월 공개된 것으로 내가 문건을 입수했다면 실명으로 공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할 생각이며 법적 조치까지 강구하겠다"면서 권 의원의 항의에 대해서는 "책임을 국회에 떠 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편견을 주는 입장을 자제토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정부의 관리 책임" VS "관리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관리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문서 유출의 1차적 책임은 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에 있는 것 아니냐"며 "마치 그 문건이 국회에서 없어진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종근 의원은 "대외비 문건은 정부가 번호를 매겨 관리하게 되어 있는 만큼 문건 유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의 관리 부실에 있다"면서 "아무리 대외비 문건이라고 해도 자세한 전략까지 노출하는 그런 자료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도 "중차대한 문건이라면 당연이 해당 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배포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정부의 관리 책임을 제기했다. 이어 "대외비 문건에 대해 철저하게 등급을 매겨 엄정 관리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처벌하는 제도를 준비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문서유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종훈 한미FTA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는 "유출된 문건의 내용이 이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중대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면서 "(우리는) 당일 대외비 자료 관리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회 한미 FTA 특위는 2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FTA 문건 유출 조사반'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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