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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보다 무서운 담배 피해, 만들지도 팔지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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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6.25보다 무서운 담배 피해, 만들지도 팔지도 말아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19] '금연 전도사' 박재갑 서울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수십년간 피운 담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기돼 무려 7년을 끌어온 담배 소송의 1심 선고가 당초 예정된 지난 18일에서 일주일 간 연기 됐습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앞으로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는 건 물론이고요. 담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서 재판부의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편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 홍콩 등지에서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강화되는 것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금연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담배와의 전쟁에 앞장서며.. 금연 전도사로 나선 서울대 의대 박재갑 교수를 초대해.. 이번 담배소송의 의미와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사람은 금연 전도사 박재갑 서울대 교수입니다.

박재갑 교수는 1948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7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79년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병원 암연구센터 소장, 지난 2000년부터 6년간 국립암센터 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암센터 원장 회의에서 박재갑 원장이 제안한 담배 규제를 위한 '리옹 선언'이 채택됐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런 한국인 보건복지부분 대상과 세계 금연의날 세계보건기구(WHO) 금연공로상, 세계 금연 지도자상 등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국립암센터 퇴임하시고 대학으로 돌아가신 게 작년 3월이시죠? 원장일을 하시다가 교수로 돌아가시니까 좋으십니까?

박재갑 : 예. 책임을 안 맡고 있어서 훨씬 좋습니다.

박인규 : 그래도 일부에서는 원장님이 계속 국립암센터 원장을 맡으시면서 계속 금연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신 것 같아요. 담배소송, 미국 같은 데서는 굉장히 많이 진행됐고 몇천만 달러의 돈이 걸린 소송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입니다. 99년도에 제기됐었고, 원래는 18일에 1심 선고를 한다고 했는데 1주일 연기됐어요. 그런 걸 보면 재판부에서도 상당히 신중하다고 할까요? 부담이 많은 모양이죠?

박재갑 : 그렇죠.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주심 판사님께서 상당히 고심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 담배소송에 대해서는 99년도에 폐암환자 7명과 가족 포함 37명이 KT&G와 국가를 대상으로 '담배때문에 폐암에 걸렸으니까 4억 원을 배상해라'라고 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 소송의 내용이랄까 핵심쟁점이 뭔지 소개해 주시죠.

박재갑 : 담배가 폐암의 십중팔구 원인이라는 건 이미 다 밝혀져 있는데, 문제는 그분들이 한 삼사십년 흡연을 했지만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살아계신 분도 있지만 그분들의 폐암이 진짜 담배때문이냐, 다른 원인은 없느냐. 이게 지금 핵심쟁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분들을 돌아가시게 한 폐암이 담배 때문이란 걸 입증해야 되는 거군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박재갑 : 사실은 제가 국립암센터 원장으로 있을 때 또 한 소송이 있었어요. 지금 최재천 의원이 변호사로 있을 때 있었던 소송인데, 거기에 대해 의견조회가 암센터로 왔을 때 제가 암센터의 폐암 전문인 사람들을 같이 모아서 논의한 결과 담배는 당연히 폐암의 원인이고 그때 그 사람들의 원인이 담배라고 할 수 있다고 저희들이 의견서를 냈습니다. 그 의견서는 많은 언론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도했죠. 왜냐하면 담배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정부기관인 국립암센터에서 관련이 있다는 의견서를 냈으니까. 그런데 이번 건은 의견조회가 암센터로 오진 않았고...

박인규 : 또 그런 의견서가 나올까봐 안 왔나보죠?

박재갑 : 글쎄 그건 모르겠고, 어느 대학으로 갔었대요.

박인규 : 박재갑 교수님께서는 그러면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는 건 거의 과학적으로 밝혀진 거라고 보시는 거죠?

박재갑 : 담배회사들도 이제 인정하고, 담배가 폐암의 십중팔구 원인이라는 건 이미 지구가 편평하냐 둥그냐고 할 때 결론이 다 알려진 것과 마찬가지로...

박인규 : 담배가 폐암의 원인인 건 다 알지만 특정한 원고의 경우 폐암과 담배의 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박재갑 : 또 100%는 아니기 때문에 대략 70~80%에서 80~90% 원인이긴 하지만, 담배를 안 피우고도 폐암에 걸린 분이 계시고. 그래서 대략 15% 정도는 담배와 전혀 관련 없이 폐암에 걸린 분도 있기 때문에 그러면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담배를 3,40년 피우셨다고 해도 반드시 이 양반이 담배만 유해물질로 섭취했느냐... 예를 들면 이번에 소송 제기된 환자 한 분 중에는 농약을 살포한 농부였다든지, 또 한 분은 공해물질이 배출되는 공업단지 근처에 살았다든지... 그러니까 그런 것들도 영향을 줬다는 식으로 회사 측에서는 항변하는 거죠.

박인규 : 암이 국내 사망원인의 1등이란 건 다 알지만 그 중에서 폐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박재갑 : 심각합니다. 2001년부터 우리 국인 암 사망원인의 1위가 폐암이 돼서, 지금 우리 국민의 20% 이상이... 10명 중 2명 이상이 폐암입니다. 이 발생빈도는 이미 25년에서 30년 전에 흡연한 분들에게 나타난 폐암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 20년 이상은 우리나라의 암 사망의 1등을 폐암이 계속 지킬 건데, 그 폐암에 걸리면 평균 7개월 밖에 못 사시고, 그분의 고통뿐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건 우리 사회가 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가장 치명적인 암을 일으키는 최대 원인이 담배다.

박재갑 : 폐암의 원인의 8,90%구요. 십중팔구. 모든 암 발생의 20%, 모든 암 사망의 30%라는 게 성경말씀같이, 아예 교과서에 나오는 말입니다.

박인규 : 아직 우리나라 최초의 담배소송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 이번 재판이 돌아가신 원고의 승리가 될 경우 담배산업이나 금연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떤 예상을 좀 해보셨습니까?

박재갑 : 저는 판결하는 분의 아주 전문적인 것이기 때문에 감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저는 사실 우리가 투명사회가 되고 선진사회가 되면서 가난할 때, 참 못살 때 담배에서 걷은 돈으로 나라경제를 일으키는 데 많이 써서 어떻게 보면 담배 피우시는 분은 몸을 망가뜨려 가면서 그 돈으로 나라발전에 이바지한 피해자죠.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가 담배 같은 걸 팔아서 나라경제를 운영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그래서 아마 판결을 이렇게 오래 끄는 것도 이런 여러 가지 사회 여건때문에 오래 끌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는 어렵더라도, 원인이다 배상하라 그렇게 나오면 그 파급효과가 크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도 이제는 우리가 어려움을 감당할 시점이 됐다고 보기때문에 좋은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교수님께서 금연전도사라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작년 2월에 특별한 법률안을 입법청원하셨어요. 담배 제조와 매매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만들지도 말고 팔지도 말자는 얘긴데, 제가 듣기엔 굉장히 과격한 것 같은데 어떤 얘깁니까?

박재갑 : 우리가 10년간 우리 국민들이 대부분 담배를 다 끊고, 10년 후에는 담배를 만들어서 팔지 말자는 겁니다. 만약 그 법안이 합의돼서 통과된다고 해도 여러 가지 부칙조항을 앞으로 논의할 것은, 한 9년쯤 됐을 때 아직도 많은 분이 못 끊었다 하면 시행시기를 좀 늦춰야겠지요. 그래서 마지막 단계에 감당할 정도의 소수 국민들만 피운다면 그분들은 나중에 등록을 받아서 그분들을 잘 도와드려 가면서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은 시점이 됐을 때 이것이 발효되길 바랍니다. 그동안에는 농가문제, 지방세문제, 담배회사 사람들, 담배소매상 문제 등등 이런 것들을 해결하자는 거죠.

박인규 : 입법청원단계기 때문에, 현재 몇 분의 국회의원들이 동조하시는지, 그리고 입법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박재갑 : 국회의원 299명 중에 269명을 뵈었어요 제가 직접. 그래서 한 200분 이상 찬성하셨지만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내놓으신 분도 있고 그래서, 그 당시 현역 의원 195명이 찬성했습니다. 그 분들이 반드시 나중에 법안 결의할 때 찬성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3분의 2 이상이 찬성했기 때문에, 그런데 그 찬성이라는 의미는 제가 열심히 설명을 드려서...

박인규 :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박재갑 : 그렇습니다. 그래서 올 봄에 아마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 주실 것 같아요.

박인규 : 올해 안에 가능할까요?

박재갑 : 의원님들이 그 취지를 이제 많이 이해하시기 때문에. 그렇지만 반대하려는 분들도 있겠죠. 어떻게든 통과 못 시키게 하려는 분도 있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우여곡절은 있겠고. 그러나 저는 우리 국민이 희생당하고 고통받는 숫자를 보면 저는 어떻게든 이 법을 합의해서 통과를 시켜줬으면 하는 겁니다.

박인규 : 10년간의 유예기간을 둔다고 합니다만, 10년이 지나면 담배가 없어지는 건데 그렇게 되면 담배농사로 생계를 잇는 농민들이라든가 담배관련 기업에 계신 분이라든가 이런 분들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박재갑 : 그래서 사실 저희들이 용역을 줘서 전문가들로 하여금 상당한 내용의 연구자료를 교과서로 편찬하기도 했구요. 담배농사 하시는 분들이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 15000명 정도 되시는데 그분들은 예를 들어 본인들이 경작해서 받는 소매가의 한 70%를 7년인가를 보상해 주면 다른 작물로 경작전환할 수 있다. 그럴 때 들어가는 돈이 한 5천억에서 6천억 정도 되든가 해요. 정확한 숫자는 확인 못했습니다만... 농가문제는, 오히려 그분들을 크게 힘들지 않게 해드리면서 할 수 있으리라 보구요. 담배소매상 중에서 큰 슈퍼 말고 골목에서 구멍가게 하시는 분들은 자기 수입의 반 이상이 담배수입인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 대책도 몇 가지 안을 만들어 놓은 게 있고. 담배회사 분들은 회사가 워낙 크고 재정상태가 좋고 부동산도 많고 제약사업에 투자고 하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는 없이 좋은 회사로 인수인계가 되지 않을까. 10년이면 우리가 그만한 능력은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혹시 우리나라 말고 담배제조나 매매 자체를 완전히 금지하자는 식의 운동을 하는 나라가 또 있나요?

박재갑 : 실은 2004년에 제가 국제암연구소 17개국 암센터원장들 회의에서 처음 발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건데 왜 우리가 그동안 이런 논의를 안 했는가..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한 두세 개 나라 대표가 반대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2005년에는 22개 나라 대표가 모였을 때 전원 찬성하고 제가 들고 갔던 문안을 수정 보완한 게 리옹선언이 됐고. 그건 22개 나라 우리 대표들이 노력해서 궁극적으로는 금연운동을 우리가 열심히 해서 국민들이 담배를 다 끊고, 담배를 경작, 생산, 제조, 수입, 수출을 금하자고 하는 것이 리옹선언입니다. 즉, 이제 논의시작 단계고 우리나라는 제가 암센터 원장이 되면서 한 6년간 준비했기 때문에 우리가 입법청원을 빨리 했을 뿐이지 다른 나라도 아마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이런 운동이 논의되리라고 봅니다.

박인규 : 이 법률안이 만약 법이 된다면 세계 금연운동에서 한국이 하나의 솔선수범을 보이는 사례가 되겠네요.

박재갑 : 우리나라가 세계보건증진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담배관련 질병으로 매년 500만 명의 세계인구가 돌아가시기 때문에 그 인구를 궁극적으로는 담배에 의한 사망으로부터 피하게 할 수 있어서 엄청난 전쟁보다 더 무시무시한 재앙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저는 사실 흡연자이기때문에 이 법안이 통과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긴 하는데, 10년 안에 끊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쭤보는 건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흡연율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박재갑 : 우리나라가 굉장히 잘 사는 나라가 됐고 선진국이 됐는데, 선진국에서 이렇게 빨리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고 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인 김일순 교수 같은 어른들 말씀 들어보면, 우리나라 같이 잘 사는 나라가 이렇게 빨리 떨어진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금연운동이 잘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구체적으로 수치가 어떻게 됩니까?

박재갑 : 김일순 교수 말씀에 따르면 거의 1년에 2%씩 떨어지는 나라가 거의 없었다고 해요.

박인규 : 작년이 44.1%고

박재갑 : 작년 말이 그렇고, 올해가 44% 정도까지 떨어지고. 그런데 80년도인가에는 거의 79%까지 올랐었어요. 80년대에는 거의 80%까지 올랐었기 때문에

박인규 : 20년만에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거네요?

박재갑 : 그렇죠. 80년의 80%가 40%가 됐으니까 굉장히 빠른 거죠.

박인규 : 우리 나라가 모든 부문에서 빨리빨리 하는군요.

박재갑 : 사실 김대중 대통령이 그런 말씀 하셨어요. 우리 국민의 빨리빨리 기질이 나쁜 게 아니라 잘 활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빨리빨리 성격도, 담배가 나쁘니 빨리빨리 끊자... 이렇게 돼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담배를 추방하는 나라가 됐으면 합니다.

박인규 : 이런 소송이나 법률제정 움직임 말고 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자는 등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외국에서 소개할 만한 금연운동의 사례 같은 게 있을까요?

박재갑 : 펍하우스 같은 대중음식점, 술집 등에서 금지하는 건 우리도 빨리 금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음식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간접흡연의 피해로부터 보호해 드려야 되거든요. 직장이니까, 담배 좋아하는 분이야 자기가 피운다고 하지만 그 옆의 손님들도 있고. 그러니까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우리가 빨리,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또 애연가 분들은 애연가 모임을 만들어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인권도 있는데 이렇게 탄압할 거냐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끊는 게 제일 좋은 수인가요? 어떻게 해야 됩니까?

박재갑 :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 입장도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지요. 그분들이 피울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담배가 정말 백해무익하고 저는 너무나 많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기 때문에, 다 우리 가족들입니다. 고통받을 때 생각하면 한 사람도 빼지 말고 다 끊었으면 합니다.

박인규 : 본인과 가족, 사회를 위해서나 제일 좋은 건 그냥 담배를 끊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질문과 함께, 어떻게 하면 금연이 가능한지 질문해 보겠습니다. 원래는 대장암 전문의이신 걸로 압니다.

박재갑 : 지금도 매일 대장암 수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립암센터 가시면서 본격적으로 금연운동을 하셨는데

박재갑 : 사실 저도 창피하지만 서울대학교에서 암연구소도 하고 암 연구를 한 20여 년 이상 했으면서도 담배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만 했죠. 그러다가 제가 암센터 원장이 돼서 보니 암센터를 국민들의 귀한 세금으로 만든 이유가 우리 국민들의 암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자는 건데, 책에 써 있듯이 암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예 흡연을 줄이는, 담배를 추방하는 금연운동이었기 때문에 제가 암센터 원장의 의무가 바로 금연운동이었습니다. 그래서 담배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제가 정말 부끄러운 생각을 했던 게, 내가 이렇게 무식할 수 있었는가, 이렇게 모를 수 있었는가. 알면 알수록 이건 낱낱이 국민들에게 고발해야겠다. 청산가스와 비소가 그렇게 많이 들고 발암물질이 69종이나 들고 우리 국민을 하루에 130명씩 죽이고 6.25전쟁에 죽은 국군의 수보다 1.1배나 많은, 엄청난 국민을 희생시키는 담배를.. 예를 들면 115명이 타고 있는 칼기 사고가 매일 난다든지,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195명이 돌아가셨는데 그런 사고가 이틀에 한 번. 삼풍참사 501분 돌아가신 것이 나흘에 한 번. 이런 비교를 하면 너무 허풍 친다고 할지 모르지만 원자탄이 떨어졌을 때 일본에 두 개 떨어져서 9만 8천 명 정도가 죽었어요. 하나가 한 5만 명을 죽인 거죠. 우리 국민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매년 5만 명이 돌아가신다고 치면 매년 원자폭탄 한 개가 떨어지는 겁니다. 이런데 제가 담배를 10년 후에 우리나라에서 없어지게 해야 된다고 할 때 이게 과격한 거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박인규 : 그렇게 안 좋은 담배를 많은 사람들이 못 끊는 이유... 담배의 유해성을 몰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중독성 때문일까요?

박재갑 : 니코틴은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강하고 아편 정도의 중독성이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지만 갖고는 끊기 어렵다고 하죠. 그래서 무조건 끊어라. 그러면 꼭 고문당하는 것처럼 괴롭고 힘들답니다. 금연 전문인 박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게 금연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하죠. 금연클리닉이라든지, 정부에서 운영하는 금연콜센터라는 게 있어요. 국립암센터가 거기의 용역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1544-9030으로 본인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전문가들이 계속 상담해 주시고 도움을 주시기 때문에 그런 도움을 받으실 필요가 있어요.

박인규 : 담배의 유해성을 안다고 해도 의지만으로는 끊기 어렵다. 혹시 이 자리를 빌어서 간단한 금연을 하기 위한 원칙이랄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박재갑 : 또 하나 더 말씀드린다면 약 중에도 원래는 우울증에 썼던 약인데, 한 알에 천원으로 좀 비싸긴 하지만 하루 한 알씩 드시다가 일주일 됐을 때 두 알 드시다가 8일째 돼서 담배를 끊으면 괴롭지 않게 끊을 수 있는 약도 있고요. 이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구요. 그거 말고 무슨 니코틴패치나 니코틴 껌 같은 것도 많이 활용하는데 최근에는 치아가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서 니코틴 캔디가 나와 있기 때문에, 상품명을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요새 큰 약국에 가면 니코틴 캔디를 구하실 수 있어요. 담배를 피우는 건 결국 니코틴을 섭취하기 위해서인데 니코틴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발암물질이 69종, 여러 가지 각종 독극물들이 들어가는 데 비해서 니코틴 캔디나 껌은 니코틴 하나만 들어가기 때문에 본인을 안정시켜 주면서 독극물이 덜 들어가는 거죠. 그러니 이런 보조제의 도움을 받고, 적절한 시점에 그것까지 끊으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혹시 박재갑 원장님은 일생동안 담배를 한 대도 안 피우셨습니까?

박재갑 : 고등학교 때 몰래 호기심에서 피워 본 적은 있지만 아버지가 무서워서 담배를 계속 하지는 못했습니다.

박인규 : 전격적으로 피워보신 적은 한 번도 없으시군요. 국립암센터 원장을 6년 동안이나 하셨는데, 우리나라에서 암발생률이랄까 현황 같은 게 지난 6년간 보시니까 나아지고 있나요 나빠지고 있나요?

박재갑 : 우리나라는 암관리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선진국입니다. 즉, 전 국민을 암 검진하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구요. 그리고 국립암센터를 만들었는데 국립암센터는 여러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것이, 장비나 시스템이 세계 최고고 전반적인 수준은 세계 5위 안에 들어갑니다. 그 다음 우리나라의 암 치료 성적은 전국이 상당히 상향평준화 돼 있어서 전국 어느 대학의 큰 병원에서 해도.. 우리나라에 흔한 위암, 간암, 자궁암, 이런 것도... 특히 요즘은 유방암, 대장암, 폐암을 포함에서 미국 같은 나라보다 오히려 앞서 있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의료나 보험수가가 딴 나라에 비해서 2분의 1, 3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좀 의사를 짧은 시간에 보는 단점이 있지만 접근성 면은 또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요.

박인규 : 암검진이나 치료 부분은 세게 최고 수준이다.

박재갑 : 암관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선진국이라고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박인규 : 발병률은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까?

박재갑 : 발병률은 담배때문에... 미국이 암 사망률이 줄기 시작한 건 금연운동 덕이지 딴 것으로 설명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금연운동이 활발해지면 결국은 담배 관련 암 사망이 줄면서 전체 암 사망률이 줄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의료수준은 일정 수준에 이르렀으니까 암을 줄이기 위해서 지금부터는 금연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박재갑 : 그렇습니다. 의료수준은 우리가 G11 국가지만 의료수준은 아마 세계5위 안에 든다고 봐도 될 겁니다.

박인규 : 요즘도 금연과 관련해서 강연활동 많이 다니십니까?

박재갑 : 전국에 1년에 한 80~90회 정도 다닙니다.

박인규 : 다녀 보시면 박재갑 원장님의 말씀에

박재갑 : 100% 호응합니다.

박인규 : 실제로 그래서 담배를 끊는 분이 많습니까?

박재갑 : 저때문에 끊은 분들 많죠. 아마 우리가 지금 300만 명 이상이 담배를 끊으셨는데... 1300만 명쯤 피우다가 지금 아마 950만 명쯤 될 겁니다. 우리나라에 아주 금연운동에 몸 바쳐 온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런 분들 덕에 우리나라의 흡연자가 굉장히 빨리 줄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금연운동.. 결국 암을 줄이기 위한 거고 더 나아가면 모든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일 텐데, 앞으로 국민건강과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해보시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인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박재갑 : 하나는 담배 추방이구요. 두 번째는 건강보험료를 현실화했으면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자꾸 했으면 좋겠고, 세 번째는 국방부에서 저한테 자꾸 일을 시키고 계신데 우리 군인들이 가는 군 중앙의료원이 세계 최고의 군 의료기관이 돼서 우리 군에 보내는 부모들이, 자식이 군대 안에서 아파도 군 병원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라더라 하는 걸 만드는 데 미력하나다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박인규 : 하긴 요즘 군대에 가서 다치거나 죽거나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걱정이 많은데, 박교수님께서 하실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담배 없는 그날까지 많은 활동 해주시길 부탁드리구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재갑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2000년부터 담배와의 전쟁에 앞장서며 금연전도사로 나선 서울대 의대 박재갑 교수를 초대해, 이번 담배소송의 의미와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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