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제기구ㆍ국제단체에서 일한다는 것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제기구ㆍ국제단체에서 일한다는 것은..."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18] 앰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 유네스코 레바논사무소 정예은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반기문 효과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반기문 전 외교장관이 한국인 최초로 UN 사무총장에 선출되면서 국제기구와 국제NGO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실제로 최근 한 외국캠프에 참가할 고교생 선발 최종 면접에서 10명 가운데 네 명이 장래희망을 UN 사무총장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국제기구를 지망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인터넷 카페는 물론이고 관련 설명회도 열려,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는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과 올 2월부터 유네스코 레바논 사무소에서 일하게 될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정예은 씨를 초대해, 국제기구나 국제NGO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배경은 뭔지.. 또,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과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정예은 씨입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달리 두 분의 출연자를 모셨는데요 우선 김희진 사무국장은 1974년생 서울 출생으로.. 중학생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이후 캘거리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사이먼프레이저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또, 2001년부터 캘거리이주민센터에서 난민코디네이터로 일을 하다가.. 지난 2004년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예은씨는1983년 대전 출생으로.. 지난해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 재학중입니다. 지난 2003년 캄보디아 NGO 'Y.F.P'에서의 활동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L.C.D.I와 같은 NGO 단체에서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과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 2월부터 유네스코 레바논 사무소에서 인턴으로 활동을 하게 돼 현재 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두 분 모시게 돼서 우선 반갑습니다. 제가 모두에 반기문 효과 말씀을 드렸는데, 우선 현재 국제단체에서 일하시는 김희진 사무국장께 여쭤보겠습니다. 최근에 실제로 국제기구나 국제단체에 진출하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많이 오나요?

김희진 : 문의전화와 메일이 꽤 오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비율로 오고 있고, 전화를 하셔서 직접 엠네스티의 채용과정이 어떻게 되고 뭘 준비해야 되는지, 그리고 엠네스티를 국제기구와 혼동하셔서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절차까지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박인규 : 국제지구와 국제단체를 혼동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실제로 어떻게 다른 건지 설명해 주시죠.

김희진 : 쉽게 말씀드리면 국제기구는 각 국가의 대표들이 만나서 자신의 기구가 목표하는 걸 이루고자 조약을 맺거나 협의하는 조직이구요.

박인규 : 말하자면 UN이나 WTO나 유네스코 같은 게 국제기구.

김희진 : 예. 그리고 국제NGO는 말 그대로 비정부기관이고 여기는 미션이 중심이 되고, 임무가 있어서 그걸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들입니다.

박인규 : 엠네스티는 국제단체역할. 말하자면 국제기구가 국제적인 정부기구 성격이고 국제단체는 시민사회기구 같은 역할이군요. 정예은씨한테 질문할 텐데요. 레바논에 언제 나가세요?

정예은 : 2월 5일 출국 예정입니다.

박인규 : 얼마 안 남았네요? 학생인데 어떻게 해서 거기 나가게 됐어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정예은 : 제가 한 학기를 휴학하고 대학원 첫 학기에 들은 수업 중에 분쟁 사례를 조사해서 발표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분쟁지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었거든요. 제가 조사를 하면서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았구요. 원래 팔레스타인에 있는 UNRWA라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로 가려고 했는데요, 여름에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이 있으면서 그쪽에서 치안 문제 때문에 그쪽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턴을 안 받았으면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전쟁 끝난 지 얼마 안 된 레바논을 차선책으로 선택해서 유네스코 쪽에 직접 메일을 드렸더니 2주 만에 오라고 연락이 왔어요.

박인규 : 정예은씨가 나 이러이러한 사람인데 레바논 가서 일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더니 와라.. 그렇게 된 겁니까?

정예은 : 예. 일 잘한다, 시켜달라.

박인규 : 쉽네요? 가서는 어떤 일을 하게 돼요?

정예은 : 가서는 분쟁 때문에 생긴 난민아동들을 다시 교육체계에 편입시키기 위해서 임시적인 학교를 마련하고 워크샵 준비작업을 함께하게 될 것 같구요, 유네스코 지역사무소에서 하는 업무... 기금마련이나 여성학교와 난민학교를 세우는 등 전반적인 업무에 다 동참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혼자 가시는 건 아니죠?

정예은 : 예.

박인규 : 인턴이면 보수는 어떻게 되고 생활비는 어떻게 되는지.. 비용과 관련된 부분은 어떻게 부담하게 되는 거예요?

정예은 : UN 인턴은 원칙적으로 무보수 인턴이구요. 요즘은 오히려 돈을 내고도 간다고 하더라구요. 가서 숙소나 생활비 같은 건 다 거의 본인 부담이고, 제 경우에는 대학원과 여성부에서 지원을 좀 받아서...

박인규 : 여성부라면 정부에서... 정부에서 그런 걸 지원해 주는 게 있는 모양이죠?

정예은 : 예. 여성부에서 대학원 다니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국제전문인턴을 선출하거든요. 그래서 비행기 값이나 생활비 같은 부분을...

박인규 : 만약에 정예은씨가 다니는 평화복지대학원이나 여성부에서 지원을 안 해주면 자기 돈으로 가야 되는 건가요?

정예은 : 예.

박인규 : 쉬운 건 아니군요. 굉장히 운이 좋으신 경우네요. 김희진 사무국장께서는 이미 국제단체에서 상당히 중견간부로 일하고 계신데, 어떻게 해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게 되셨는지 과정이 궁금해요.

김희진 : 방금 정예은씨도 말씀하셨다시피, 특별히 준비했다고는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고 우선 제가 캐나다에서 난민업무를 하면서.... 굉장히 그때는, 이미 난민들을 대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박인규 : 잠깐, 캐나다에도 난민이 많이 있습니까?

김희진 : 난민이 굉장히 많아요. 캐나다가 전 세계적으로 난민을 제일 잘 받아주는 나라거든요. 정책도 굉장히 확실하게 돼 있고 지원도 굉장히 많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고, 가장 후하게 난민신청을 받아주는 국가입니다.

박인규 : 난민관련 업무라면 어떤 일을 하신 건가요?

김희진 : 캐나다 같은 경우는 이미 지원체계가 다 마련돼 있기 때문에, 난민들이 처음 왔을 때 보통 영어도 못하시고 정보도 하나도 없으세요. 그러면 정보를 제공하고 이분들을 법적 소송까지 데리고 가고, 거기서 만약에 난민이 되면 집을 구한다든지 하는 지원까지... 제가 같이 집을 보러 다니는 건 아니지만 자원활동가와 묶어준다든지, 그런 모든 전반의 역할을 다 했어요.

박인규 : 난민코디네이터라고 하던데, 그런 걸 하려면 누군가가 비용을 대야 될 거 아닙니까. 정부가 하는 겁니까 사회단체에서 하는 겁니까?

김희진 : 캐나다는 NGO들이 거의 100%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정부에서 자기네들이 하기 힘드니까 NGO를 통해서 그 역할을 하게 하는...

박인규 : 김희진씨는 NGO에 소속돼서 일했지만 그 비용은 정부에서 대줘서 난민코디네이터로 3년간 일했군요. 그러다가 또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엠네스티는 사실 사형제 반대로 유명한 단체인데 어떻게 이리로 오시게 됐어요?

김희진 : 제가 캐나다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됐어요. 왜냐하면 캐나다에 살다 보니까 너무 다 잘돼있고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고 하고, 이미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데 한국에서는 인권문제가 아직도 굉장히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고... 그 활동을 하고 싶어서 한국에 찾아보는 절차를 거치고 기회가 돼서 일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들어보면 정예은씨도 나 레바논 가서 일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더니 오라고 해서 간다고 하셨는데, 그런 국제기구나 국제단체에 일자리를 찾는 표준적인 절차는 없는 모양이죠? 자기가 알아서 하나요?

김희진 : 표준절차가 있는 곳이 있고, 각 급마다 좀 다른 것 같아요. 일반 국제공무원이라고 부르는 UN행정직 쪽으로 들어가려면 그 절차를 다 거쳐야 되고. UN도 그렇고 국제기구도 그렇고 굉장히 분야가 다양하거든요. 거기서 전문가를 원할 때는 시험보다는 경력과 스킬과 지식을 보고 뽑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 예은씨 같은 경우에는 우선 열정이 있고 경험과 어느 정도 공부도 하시고 그런 걸 토대로 해서 그쪽에서 확 받아들인 것 같아요.

박인규 : 따지고 보니까 김희진 국장은 국제단체 쪽이고, 인턴이긴 하지만 정예은씨는 국제기구로 파견을 나가시는 건데... 지금 대학원생이신데 일찍부터 이런 국제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죠?

정예은 : 저는 대학교때까지만 해도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캄보디아에 6개월 정도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굉장히 큰 계기가 돼서.. 갈 때마다, 제가 봉사정신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거기 있는 동안 너무 많이 웃고 너무 행복하고 또 거기서 만들어 가는 새로운 인연들이 있고 해서 계속 가게 되고, 또 한 번 이렇게 발을 담그니까 계속 새로운 기회가 생기더라구요.

박인규 : 캄보디아에 처음 갈 때는 어떤 연유로 가게 됐어요?

정예은 : 거기 단체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에도 연락을 하고 홍콩에 아시아 인권위원회가 있는데 거기 메일을 보내서, 가고 싶은데 캄보디아에 괜찮은 인권단체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고 해서 그쪽에서 메일로 몇 개 단체를 추천해 주셔서, 제가 가서 면접보고 일하게 됐어요.

박인규 : 저희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게 88년이라서 저만 해도 외국 가는 게 굉장히 대단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외국 가서 일하려면 특히 언어 문제라든가, 그런 게 어렵지 않던가요?

정예은 : 저는 중고등학교를 영국에서 다녀서 영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캄보디아는 캄보디아어를 쓰니까요, 또 현지에 있다 보면 현지인들과 계속 같이 일하니까 언어를 금방 배우게 되더라구요.

박인규 : 두 분 말씀 들으니까 국제기구나 국제단체에서 일하려면 외국에서 살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꼭 그런 건 아니죠?

정예은 : 예. 언어는 사실 그냥 개인이 노력하는 걸로 충분히 되는 것 같구요. 이제는 영어뿐 아니라 제2외국어가 더 중요하잖아요. 영어는 누구나 많이 하니까요. 저는 레바논 갈 준비를 하면서 아랍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한국에는 아랍어를 배울 수 있는 데가 너무 없더라구요. 저는 지하철 같은 데서 만난 아랍인 같은 사람들한테 무작정 들이대서 아랍어 과외 해달라고 했는데, 아는 것과 가르치는 건 다르니까.. 한국에서는 좀 제3언어공부를 하는 게 제약이 많은 것 같아요.

박인규 : 정예은씨가 다니는 데가 평화복지대학원이라고 해서 약간 그런 데와 관계돼 있는 곳이기도 한데, 주변에 또래나 친구들 중에 국제사회에 나가서 일해보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까?

정예은 : 네, 저희 학교 정원이 한 30-40명 되는데 그 중에서 지금 네 명이 UN본부에 인턴으로 나가 있구요. 또 UN 기구에서 일하고 계시는 선배님도 계신데, 요즘에 또 갑작스럽게 굉장히 관심이 급증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서 정확히 일하고 싶다기보다는, 막연하게 국제기구라는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박인규 : 자기가 하고 싶은 구체적인 일보다는 그냥 국제기구를 막연하게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가지 궁금한 건, UN에서 인턴 한다는 친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갔어요?

정예은 : 그 친구들도... UN에서 아예 인턴을 공채로 뽑을 때도 있구요, 경희대학교와는 자매결연을 맺어서 경희대에서 선출한 인턴 한 명을 무조건 받아들여 주기로 했다더라구요. 그렇게 계약으로 간 친구도 있구요.

박인규 : 김희진씨한테 여쭤보고 싶은 건... 적어도 한 6,7년 이상 국제단체활동가로 일하셨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기구나 단체에서 일하는 비율이랄까? 이런 게 우리 경제규모에 비하면 적다. 미미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일해보시니까 국제무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적은가요?

김희진 : 굉장히 적어요. 일하시는 분들은 아마 다 느끼실 겁니다.

박인규 : 굉장히라면... 일본과는 비교가 안 되겠죠/

김희진 : 일본의 10%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구요. 저희가 보통 쿼터제라고 해서 모든 국제기구에는 대륙별로 한곳에 몰리지 않게 나눠주거든요 숫자를. 그런데 보통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인도 정도지 한국은 진짜 소수에요. 분명히 차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고 정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박인규 : 단지 정보가 부족해서 적은 걸까요, 왜 그런 걸까요?

김희진 : 제 개인적인 의견은, 여태까지 한국사람들이 국제문제에 관심이 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반기문 효과라고 불리는 이 효과 때문에 그건 좀 많이 해결될 것 같고, 문제는 국제문제에 관심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해요. 내가 지구의 시민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한데, 단지 활동무대로만 생각하는 추세인 것 같아서 예은씨 말대로 좀 걱정이 돼요.

박인규 : 지구 시민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요즘 고등학생들한테 물어보면, 앞으로 반기문 총장처럼 돼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일하겠다, 국익을 높이겠다는 말들을 하는데, 국제단체 혹은 기구에서 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세요?

정예은 : 저는, 제가 레바논에 간다고 하면 한국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레바논까지 가서 도와야 되느냐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한국이나 외국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저도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데에서 제가 보람을 찾고 행복할 있는 곳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꾹 국제단체나 어떤 국제기구에 들어가야 된다기보다는 제가 필요한 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까 울타리를 벗어나서 우리보다 못 살고 어려운 나라에 가서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게 자연스럽지 처음부터 국제단체다 국제기구다 하는 건 좀 아니다. 그런 말씀이신 거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정예은 : 예. 제 생각으로는요.

박인규 : 김희진씨는 경험이 더 많으시니까, 하실 만합니까?

김희진 : 지금 일이 아주 행복해요. 다들 옆에서 부러워하더라구요. 일하면서 이렇게 행복해 한다고..

박인규 : 왜 행복할까요?

김희진 : 똑같은 것 같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게 가치중심적인 일이고, 제가 하는 게 뭘 생산해내는 일이 아니잖아요. 결과물이 확 보이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세계의 변화와 평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론 변화가 더디게 오지만 충분히 거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 조그맣지만 공공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예.. 저도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과, 올 2월부터 유네스코 레바논 사무소에서 일하게 될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정예은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를 처음부터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많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국제단체나 기구에서 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어떤 자격이랄까 능력은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어학실력. 두 분은 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학은 기본이신 것 같은데, 그래도 어학은 좀 해야 되겠죠? 어떻습니까? 영어라든가 이런 게 필요한 거 아닌가요?

김희진 : 네. 굉장히 필요해요. 일하는 데 있어서 많이 필요한 거 같아요. 소통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박인규 : 외교통상부에서 매년 5명 선발하는 JPO시험이란 게 있다... 혹시 이 JPO시험이란 게 어떤 건지 누가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김희진 : JPO시험은, 외교통상부에서 사람들을 5명 뽑아서 정규직원으로 채용하기 전에 수습직원 정도, 그렇게 해서 트레이닝을 시키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래서 JOP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계약기간 동안 거기서 역량을 쌓고 바로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박인규 :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우리 국민 5명을 뽑아서 UN이라든가 국제기구로 보낸다는 거죠?

김희진 : 예.

박인규 : 지금 인턴십을 통해서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영 프로페셔널 제도라는 게 있는데, 지금 정예은씨가 레바논 가는 게 그런 거 아닌가요?

정예은 : 사실 인턴십을 한다고 해서 채용이 된다는 보장은 없는데요, 아무래도 그쪽에 경험이 있으면, 또 거기서 인턴십을 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하니까 채용가능성도 따라서...

박인규 : 정예은씨는 이번에 유네스코 레바논 사무소에서 8월까지 일하죠? 끝나고 나서 정직원으로 좀 일해볼 생각이 있나요?

정예은 : 제가 가서 일이 재밌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고, 제가 만일 채용이 된다면 일할 용의가 있죠.

박인규 : 국제NGO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지금 국제NGO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생각나시는 분들이 있나요?

김희진 : 있죠. 저는 인권단체니까 그쪽으로 주로 아는데요, 그쪽으로 주로 아는데 포럼아시아 사무총장님이 한국분이시고, 지금 저처럼 각 큰 국제단체들의 지부들 격으로 한국사무소가 많잖아요. 그런 데서도 한국분이 당연히 많이 일하시구요. 그리고 그린피스 등에서도 일하시는 걸로 알고 있고, 여기저기.. 오히려 NGO쪽은 한국사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박인규 : 국제NGO에 가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왕도가 없나요?

김희진 : 우선 가장 중요한 건 경력 같아요. 그 경력은 사실 내가 쌓고자 해서 쌓아지는 건 아니고, 내가 한 가지 신념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계속 그쪽으로 나를 계발하고 경험을 하면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기회는 자연적으로 오게 돼 있어요. 그리고 오히려 UN의.... 아까 말씀하신 방법 중에 공석을 채우는 방법이 있잖아요. 거기는 NGO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많이 데려가세요. NGO에서 경험이 많으시고 특별히 전문가적인 식견이 필요한 자리에는 특히나, 높은 자리가 아니어도 오히려 전문가로서 활동하신 NGO활동가들을 많이 섭외하고 추천도 하더라구요.

박인규 : 무엇보다도 해당 분야에서의 제대로 된 활동경험. 정리하자면 우선 영어는 기본이고, 지구촌 시민으로서 연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제일 중요한 건 어떤 특정 분야에서 누구라도 인정해 줄 수 있는 경력이 있어야 된다. 처음부터 너무 국제기구나 국제단체만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게 낫다. 그렇게 정리해도 맞는 겁니까?

김희진 : 예.

박인규 : 지금 많은... 특히 고등학생부터 시작해서 국제기구나 국제단체에 가고 싶다는 얘길 많이 하는데, 김희진씨는 이미 국제단체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고 일하시는 분이고, 정예은씨는 거의 국제기구에서 일하시는 격인데, 후배들이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지구촌을 위해서 일하고 싶어하는 고등학생쯤 된 후배들에게... 그런 데서 일하고 싶으면 이런 게 필요하다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좀 해주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먼저 정예은씨가.

정예은 : 저는 국제단체에서 일하는 게 상상이나 기대만큼 화려한 직업이 아니란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치열한 현장경험을 얻고자 하시는 분들은 사실 국제기구보다 NGO쪽에서 일하시는 게 좀 더 치열한 현장경험을 하시고 더 많이 배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구요. 확실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신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박인규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혹시 정예은씨는 기구 쪽으로 가실 겁니까, NGO쪽으로 가실 겁니까?

정예은 : 저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일 열심히 하다가..

박인규 : 아직 학생이시니까.... 김희진씨는 그런 후배들에게 하실 말씀과, 덧붙여서 앞으로 계획 같은 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김희진 : 예은씨가 어느 정도 제가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신 것 같구요, 좀 덧붙이자면... 사실 국제기구는 그걸 정확히 아셔야 될 것 같아요. 정부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공무원인 거거든요. 그러면 공무원을 한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퍼블릭 서번트란 말이에요. 그러면 시민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인데, 그 마음이 없는 한은 아무리 UN에 들어가신다고 해도 반기문 사무총장님과 같은 역할을 하시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진짜로 행정업무에서 그치게 될 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전히 신념이 제일 중요하구요.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처음부터 사무총장이 되기 위해서 외교관이 되지는 않으셨을 거 아니에요. 뭔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고 그걸 꾸준히 한다면 언젠가 기회는 오고, 그 기회를 잡는 건 사실 내가 항상 귀와 눈을 열어 두는 노력이 있어야 되는 것 같구요.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제 커리어보다는 제가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제가 엠네스티에서 쌓은 경험을 가장 잘... 또 다시 경험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곳에서,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박인규 : 몸은 한국에 있을지라도 눈을 세계로 놓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국제기구든 국제단체든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얘기인 것 같네요. 앞으로 두 분이 국제기구든 국제단체든, 한국의 국익도 국익이지만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과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정예은씨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