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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관객이 훌륭한 악단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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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훌륭한 관객이 훌륭한 악단을 만듭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15] 유라시안 필하모닉 금난새 예술감독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클래식의 전도사..지휘봉의 마술사.. 항상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아무리 딱딱한 클래식이라도 부드럽게 녹여 청중을 매료시킨 지휘자 금난새 예술감독의 별칭입니다. 그런데 요즘 금난새 예술감독의 별칭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벤처오케스트라의 예술 CEO가 바로 그겁니다. 그동안 지휘자라는 외길을 걸어온 금난새 예술감독은 지난 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이후 오케스트라도 기업처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고 지난해부터 맡게 된 경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역시 경영마인드를 통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예술 CEO ,금난새 예술감독을 초대해서 그의 예술경영 철학과 전략에 대해 말씀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금난새 예술감독입니다.

금난새 예술감독은 1947년 부산에서 출생으로 1974년 독일 베를린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1977년 카라얀 국제콩쿠르에서 입상을 한 후 지휘자로서 본격적인 길을 걸었는데요. 1980년부터 10여 년 동안 KBS 교향악단 전임지휘자, 1992년에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을 했습니다. 98년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휘자를 넘어 예술 경영인으로서의 여러 가지 성과들을 이뤘는데요. 지난해부터는 경기 필하모닉오케스트라까지 맡고 있습니다. 현재 경희대 음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금난새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인규 : 지금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 겸 경영을 해오시다가 지난해에는 경기 필하모니까지 맡으셨습니다. 올해는 굉장히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금난새 : 작년에 제가 연주를 130회 정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바빠질 수 없겠다 생각했는데, 또 경기 필을 맡게 되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저도 약간...또 삶에는 새로운 도전이 오는구나 생각이 드는군요.

박인규 : 보통 '금난새'씨하면 명지휘자, 해설을 잘하는 지휘자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지휘자라고 하기보다는 예술 감독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술 감독하면 지휘자와 다른 겁니까?

금난새 : 글쎄요, 지휘자라는 타이틀이 가장 합당한거겠죠? 지휘자의 기능 중에는 단순히 음악만이 아니라 경영적인 부분,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요구됩니다. 예술 감독이라고 하면 조금 더 책임감 있고, 운영에 있어서 권한을 주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또 오케스트라마다 지휘가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도 지휘를 하시죠? 지휘도 하시면서 오케스트라의 운영까지 맡아서 하고 있으신거군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금난새 : 제가 유라시안 필하모니를 하면서 제도권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제가 만든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표현한다면 CEO가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저는 처음으로 뮤직디렉터 겸 CEO에 도전장을 내봤습니다.

박인규 : 보통 유라시안 필하모니하면 벤처오케스트라라고 말합니다. 기존의 클래식 악단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금난새 : 예술이 생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대개 시라던지 국가던지 방송국이던지 세계적으로 지원이 있습니다. 저희 유라시안이 벤처라고 하는 것은 지원이 없이 시작했다는 거죠. 요새 흐름에 빗대어 말하면 벤처가 아닌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전을 재산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입니다.

박인규 : 98년에 창단을 했으니까 횟수로 10년째...정착하셨다고 보고요. 다만 벤처오케스트라여서 경영이랄까 특이한 것이 있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유라시안필하모니 본사가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 있다고 그래요? 상당히 역발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금난새 : 저희가 시작이 그랬습니다. 연습장소도 없으니까... 말씀한대로 국립중앙도서관에 강단이 있는데 그 강단은 연주를 한번도 안했다고 합니다. 도서관이니까 조용해야 한다고 해서요. 그런데 건물은 다른데 시끄러워도 전달이 안 됩니다. 관장님께 써도 될까요? 했을 때 난처한 표정이었지만, 제가 그러면 우리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달에 한번씩 특별한 연주를 해 줄 수 있겠다 해서 허락됐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보니까 청중들이 음악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결국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보장이 없었지만 5년 동안 이뤘다는 거죠.

박인규 : 말하자면 중앙도서관 사무실을 강단으로 빌리면서 임대료를 연주로 대신한 거죠?

금난새 : 중요한 것은 계약이 됐을 때, 방세로 내는 연주를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어떻게 말하면 책을 좋아하고 지식을 탐구하는 사람은 자기 머릿속에 왕국을 세우고 있습니다. 특별한 청중이죠. 그들에게 맞는 음악회를 해줘야 하는 거죠. 벤처라는 것은 자기 본의가 아니라 청중의 입장에서, 그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 그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했을 때 결과가 나쁘지 않으면 계속되지 않나 싶습니다.

박인규 : 작년에 130회 공연, 사흘에 한번씩으로 하셨고, 그 중에 절반이상은 만석, 매진됐다고 하는데, 유라시안필하모니가 그런 성공을 거둔 비결은요?

금난새 :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줍니다. 어째든 저희는 우리가 가진 재능, 연주를 뽐내는 차원이 아니라 그 곳에 온 청중들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음악을 열심히 한다는 거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들을 만 하다, 행복해 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겁니다.

박인규 : 고객감동같은 거군요. 일각에서는 예술성과 상업성은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너무 관객들 취향에 맞추다 보면 훼손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분들도 있는데요?

금난새 : 그런 분들 때문에 우리가 발전을 안 한거죠. 예를 들면, 과학의 발전이 없었으면 예술의 발전도 없었을 겁니다. 우리 예술도 과학과 기업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예술이라는 겁니다. 또 한가지, 그런 것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청중에게 다가는 가지만, 크로스 오브한 음악을 한 적은 없다는 거죠. 순수한 클래식을 가지고 음악했다는 겁니다. 소위말하는 대중음악을 한 적은 없습니다.

박인규 : 유라시안 필하모니를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과정이 있었다고 보는데요, 자료를 보다 궁금한 것은 kbs교향악단이라고 하면 국내에서 손가락으로 꼽는 자리 잡은 악단인데, 여기에서 그만 두시고 조그만 수원시 악단으로 가셨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가셨는지요?

금난새 : 저는 독일에서 한 6년정도 공부할 기회를 가졌는데, 거기서 지휘를 공부하러 갔지만 벨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보고 감동을 받았고, 제가 직접 지휘도 했지만 부러운 것은 그 음악을 듣는 청중입니다. 그런 음악을 이해하는 청중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런 청중이 있기 때문에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좋은 오케스트라만 있다 라고 착각할 수 있죠? 뽑나는 지휘자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관심은 그런 청중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내가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대화가 되느냐도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청중과 대화가 되는냐 그것도 중요합니다.

박인규 : 수원시에서 6년 있으시다가 유라시안 필을 창립하셨는데, 수원시까지는 시라는 나름대로 후원자가 있는데 유라시안은 순전히 혼자힘으로 하셨습니다. 상당한 결심이 필요하셨을 것 같은데요?

금난새 : 수원시를 갈 때는 그냥 간 것이 아니라, 사실 말씀드려서 KBS에서 받는 돈보다 3/1 받고 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던 것이죠. 단순히 수원의 자랑이 무엇이냐 물어볼 때, 갈비가 아닌 우리가 자랑이다라고 만들자고 단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어째든 그 오케스트라가 발전을 했습니다. 지자체가 선거가 되니까 바뀔 때마다 새로운 도전인거죠. 관섭이 없고 나만의 무엇이 없을까 할 때, 그 시기에 유라시안이 탄생한 것입니다.

박인규 : 한 예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가 좋은 영화제로 평가받다가 시장이 바뀌면서 안티가 생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유라시안 필이 10년째가 됐기 때문에 나름대로 정착이 됐다고 보시는거죠? 거기다가 작년에 경기 필하모니를 맡으셨어요? 연말 보도를 보니까 오디션을 봐서 단원의 3/1은 바꾸겠다 하셨는데, 어떤 기획으로 말씀하셨습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금난새 : 경기 필자체가 어느 그늘에서 숨어있던 오케스트라였습니다. 그것은 경기도의 손해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의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맡는다면 단순히 연봉을 받으러 간다는 것은 아니죠. 뭔가 제 값을 받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유라시안을 하면서 생각한 것이 1억을 벌기도 힘들고, 10원을 벌기도 힘듭니다. 이익을 내려면 기존의 오케스트라가 낸 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전쟁터에 나가려면 기능적인 측면인데, 전쟁할 능력이 없는데 단체에 있을 수는 없는 겁니다.

박인규 : 유라시안하고 차이가 조금 있을텐데요, 앞으로 경기 필 어떻게 끌고 나가실겁니까?

금난새 : 일단을 경기 필의 예산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준에 있습니다. 저는 1,2년 예산에서 예산만큼 일하고 있는가? 도에서 생각할 때 예산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때까지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는 거죠. 그 노력을 보여준 다음에 예산이 더 필요할 땐 요구해야겠죠. 제가 수원에 있을 때, 수원이 너무 발전하니까 어느 기업이 우리가 수원 오케스트라에게 10억을 지원하겠습니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4억으로 해주십쇼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받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공짜는 없으니까요.

박인규 : 올해 경기 필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지켜보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CEO 금난새 예술 감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47년생이면 해방 직후 2년밖에 안됐는데요, 성함이 '금난새'씬데요, 아버님이 독특한 생각을 갖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금난새 : 아버지가 진짜 괴짜셨고, 음악 작곡과 교육 직업도 가지셨는데, 특히 한글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이름을 한글 이름으로 짓자 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난새는 나는 새라는 뜻인가요?

금난새 :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공식적으로 채택된 이름으로는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형제들이 모두 ㄴ자로 했습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셨습니다. 나오시는 분들이 중점 문제로 환경과 문화를 많이 말씀하십니다. 요즘 정치인들 보시면 과거에 비해서 문화에 대한 존중이 실제로 있어 보입니까?

금난새 : 노력하고 있지 않나 생각은 드는데, 우리가 선진사회가 되려면 정치인만이 아니라 회사의 리더나 CEO들이 예술이 중요하다, 문화가 중요하다 라고 생각을 해야 하고, 예술 활동에 대해 그리고 예술이 얼마나 국민을 정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조금 관심을 가져야 하고, 예의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런 것이 앞으로 많이 필요하답니다. 그런 교육을 사실 해야 합니다. 제가 음악회 때, 음악 해설만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예의 상황에 맞게 설명을 합니다. 늦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한다, 자기 자리는 어떻게 찾아야 한다 등 상황에 맞게 설명 합니다. 청중들은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결국은 저는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서로 문화인이 되는 것인가 하는 것을 연주자들 입장에서 이야기합니다. 4년 전부터 우리나라는 지휘자가 나오면 박수가 그칩니다. 단원들은 박수를 받지 못하고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맨 끝에 나가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것은 그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애정? 청중에게 가르치는 매너교육입니다.

박인규 : 말씀 들어보니까 매너교육까지 하시는군요. 앞으로 유라시안 필을 비롯해서 예술 감독으로서 하고 싶으신 것 있으면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금난새 : 욕심인지 몰라도 젊은 아이들이 입학과 콩쿨을 위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경쟁하는 음악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게 프로잭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하는 클래식 음악을 보급하시는데 보급하실 것을 기대하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금난새 : 네 반가웠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 CEO 금난새 예술 감독과 함께 그의 예술경영 철학과 전략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박인규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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