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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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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

[한윤수의 '오랑캐꽃']<588>

신학생이 되어 떠났던 L간사가 휴학하고
다시 와서 일한다.
아이가 셋이라 우선은 양육비를 벌어야 하니까.
하지만 병점(餠店)에 있는 개척교회의 전도사 일은 계속하고 있다.

평일에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씨름하느라 힘든데다가
일요일에는 주일학교와 아동부와 중고등부까지 맡았으니
고된 나날의 연속이다.

하루는 너무 피곤하고 안 되어 보여서
"*병점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하고 물었다.
"글쎄요."
"떡집."
"*베들레헴은?"
"무슨 뜻이죠?"
"떡집."
"그렇군요!"
"그래서 하는 얘긴데 베들레헴에서 일한다고 생각해요."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베들레헴이나 병점이나 같은 떡집인데
다윗이나 예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

아무도 장담 못한다.

*병점 : 삼남에서 서울로 오는 길목이라 나그네에게 떡을 파는 떡전이 많았다. 일명 떡전거리.

*베들레헴 : 다윗과 예수가 태어난 작은 마을. 베드는 집, 레헴은 떡이다. 유대 남부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길목에 있다. 여기도 떡전거리였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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