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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새로운 전진', '예산 문턱'부터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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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새로운 전진', '예산 문턱'부터 넘어야

"이라크에 미군 2만1500명 추가파병"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에 미군 2만1500명을 추가파병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처럼 중요한 시점에 병력을 증강해 '폭력의 고리'를 끊는 것이 결국 철군 시점도 앞당기는 일"이라며 추가파병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이라크 전쟁 수행에 대한 여론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의회의 동의를 얻어 관련 예산을 따 내기조차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물러서라는 것은 이라크 붕괴시키자는 뜻"
  
  부시 대통령은 연설문을 통해 "미국과 이라크 내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이라크에서 물러서라는 것은 이라크 정부를 붕괴시키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물론 여론 전반에서도 철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은 데 대해 "그런 시나리오는 오히려 우리 군의 이라크 주둔 기간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를 향해서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의무가 무제한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연설문에서 철군 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예상됐던 바이긴 하지만, 올해부터 단계적 철군을 시작해 2008년 봄까지 철군을 완료하라는 이라크연구그룹(ISG)의 권고를 깡그리 무시한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더 많은 미군과 이라크 군대를 저항세력과의 전투에 조기 투입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지난 3년간의 전략상 실책을 인정하는 듯 했지만 선택은 결국 추가파병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2만1500명 중 1만7500명을 바그다드에 증파하되 5개 여단을 오는 15일까지 1진으로 보내고 2진은 다음달 15일까지, 나머지는 그로부터 1개월 내에 투입한다고 설명해 오는 3월까지는 추가파병을 마무리 지을 방침을 밝혔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지지해 온 수니파 저항세력들과 알카에다 소속 외국인 전사들의 본거지인 서부 안바르 지역에는 해병대 4000명을 급파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3만2000명이 주둔 중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라크의 민주화가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테러리스트를 숨겨주는 나라가 아닌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변화가 우리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전진'? 지난 3년과 뭐가 다르냐"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새 이라크 전략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지금껏 정부 안팎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온 바와 너무 어긋난 발표"라고 평가했다.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을 확전한 이래, 대중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인기가 없어지는 전쟁'에 이만한 위험을 감수한 대통령도 없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던 기존 이라크 전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전략을 내놓은 부시 대통령은 일단 예산 승인권을 쥐고 있는 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새로운 전진'(백악관이 붙인 이번 전략의 명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파병과 함께 대대적인 이라크 재건 지원을 계획한 이번 전략에는 총 56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원 다수당을 점한 민주당의 반응은 역시 냉담하다.
  
  해리 레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마음을 두고 장성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이라크 정책을 변경하고 전쟁을 끝낼 새 계획을 제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고, 라흠 에마뉴엘 민주당 하원 지도부 회의 의장은 "대통령은 이번 계획이 지난 3년 동안 해 온 이라크 정책과 무엇이 다른지를 국민들 앞에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가 파병될 군대의 임무와 파병 비용, 그리고 파병 기간 등이 하나도 적시되지 않은 계획"이라는 비판이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미 "이라크 전쟁에 쓰일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초강력 엄중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해 둔 바 있다.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추가파병으로 또 하나의 굉장히 큰 실수를 저지른 셈"이라며 파병과 관련한 변동이 있을 때마다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법을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 주 중으로 이라크 전쟁 3년을 결산하는 청문회를 열 예정인 민주당은 상원에서도 '추가파병 불허안'을 통과시켜 의회의 극명한 반대를 선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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