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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말리아 공습 이틀째…'아프리카판 이라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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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말리아 공습 이틀째…'아프리카판 이라크' 되나

반기문 "미군 소말리아 공습에 심각한 우려"

미군이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를 7,8일 이틀째 공격해서 신혼부부 등 민간인 31명이 사망했다. 미 국방부 9일 소말리아 공습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다.

이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즉각 "미국의 공습이 소말리아 내전 혼란을 고조시키고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상황으로까지 몰고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AP>통신은 반 총장이 미국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소말리아 공습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카에다 소탕'은 명분일 뿐…'미군 투입'이 목적

미군은 아프리카에 은신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소탕 작전을 명분으로 C-130U 군용기와 전투헬기를 동원해 알카에다 지휘부가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말리아 남서부 지역을 공습했다.

미군의 공습을 받은 아프리카 알카에다는 지난 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을 공격해 255명을 숨지게 한 테러 사건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의 진짜 목적을 미국이 아프리카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는 신호탄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현재 친미 과도정부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슬람군벌을 진압하기 위해 친미정권이 집권한 에티오피아가 침공해 소위 미국의 '국제 대리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던 만큼, 이번 공습의 목적은 알카에다 소탕이 아니라 미군 직접 투입에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미군은 지난 1993년 병사 18명이 사망한 '블랙호크 다운' 악몽 이후 소말리아에서 철수했으며 그 이후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미국은 알카에다와 이들를 보호해온 이슬람군벌 지도자들이 소말리아에서 탈출하지 못하도록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를 배치하는 등 6000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반면 지난해 6월부터 수도 모가디슈 등 사실상 소말리아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했던 이슬람군벌은 에티오피아군의 공세를 피해 지난달 말 케냐 국경 지대 쪽으로 후퇴한 상태다.

▲ 에티오피아의 공습에 이은 미군 공습으로 삶터를 잃은 소말리아 난민들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냐 국경과 맞닿은 다답 난민촌에는 이미 16만 명이 모여든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뉴시스

美, 아프리카 패권강화를 위한 군사정책 본격화 전망


유엔 등 국제사회는 소말리아를 침공한 미국의 의도를 주시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적 패권정책이 아프리카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가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2001년 9. 11 테러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테러세력을 비호하는 나라를 선제공격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해 있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그 여세를 몰아 자국의 중동정책에 걸림돌이 됐던 사담 후세인 정권을 테러 비호 세력으로 규정해 이라크까지 침공했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새로운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일방주의를 이탈리아 정부는 반대한다"며 미국의 소말리아 공습을 규탄했고, 루이스 미셸 유럽연합(EU) 개발 담당 대표도 "이번 일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 국방부가 아프리카 대륙을 전담하는 미군 사령부 창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소말리아 등지의 테러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내세워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패권 강화를 위한 군사정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말리아 이슬람군벌은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이슬람 전사들과 이란 등 반미 이슬람 국가들의 자금과 물자지원을 받으면서 게릴라 항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소말리아 사태가 '아프리카판 이라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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