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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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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04] '자전거 타고 LA서 뉴욕까지' 이창수씨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페달을 밟으며 온 몸으로 바람과 지형을 느끼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여행... 바로 자전거 여행입니다. 내리막에서는 신나고 오르막에서는 힘이 들지만,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바람을 가르고, 전진할 때 느껴지는 상쾌함이 자전거를 타게 하는데요. 한반도를 시작으로 유럽과 쿠바, 일본, 미국 등 세계여행을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이창수씬데요 최근에는 128일간 LA에서 뉴욕까지 미국 대륙 6,500KM를 횡단하고 돌아왔습니다. 미국에 대해서 막연한 반감을 갖고 있었던 이창수씨는 미국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면서 미국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창수씨를 초대해서 그는 왜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게 됐는지, 지금까지 다섯 번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인지 이번 미국대륙횡단을 통해, 미국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학생 이창수씹니다. 이창수씨는 1981년 서울출생으로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2001년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 쿠바, 미국을 자전거로 여행했고, 2004년에는 유럽여행을 마치고 <나쁜여행>, 2006년에는 쿠바여행을 마치고 <원더랜드 여행기>를 출간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창수 : 네 안녕하세요, 이창숩니다.

박인규 : 12월31일날 귀국했다구요? 귀국한지 일주일도 안됐네요?

이창수 : 예 얼마 전에 귀국했습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얼굴을 보면 자전거 여행한 사람 같지 않습니다.

이창수 : 온지 6일됐는데 먹고싶은 것 먹고 하니까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박인규 : 역시 젊은이라 회복이 빠른가 봅니다. 집에 돌아온 소감, 기분이 어때요?

이창수 :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집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미국 여행을 할 때 가끔씩 비싼 호텔에서 자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편안한 느낌이 안 들었는데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 주신 저녁식사를 먹으니까 너무 편했습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미국대륙을 횡단한 분이 나온 적이 있어요. 홍은택씨라고. 그분은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서 서부 캘리포니아로 가셨는데, 이창수씨는 코스가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이창수 : 예, 홍은택 기자가 여행한 코스는 유명한 자전거 여행지고요, 그런데 저는 지도를 보고 가고 싶은 도시를 찍어서 다녀왔습니다. 생각해보니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잘 모르고 멍청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시작을 LA 오렌지 카운티에서 했다구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창수 : 시작을 오렌지 카운티에서 시작했는데, 굉장히 떠나기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LA 조금만 떠나면 사막이거든요. 떠나면 돌아오기 힘드니까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원래 3일만 있다가 출발하려고 했는데 6일 있다가 출발했습니다.

박인규 : 힘들게 출발했군요. 홍은택씨같은 경우는 100일이 안 걸렸던 것 같은데요?

이창수 : 보통 60일에서 80일 횡단한다고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8일에 미국을 횡단한다고 합니다. 밤낮으로 달려서 하루에 400키로 씩 달린다고 합니다. 지원차량이 따라오고, 계속 자전거만 타고 가는 건데, 저 같은 경우는 횡단이라고 하기 보다는 길었구요, 많이 쉬었습니다. 여유롭게 했는데 많이 힘들더라구요.

박인규 : 미국대륙을 횡단하겠다라고 생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창수 : 일단 어렸을 적부터 꼭 가보고 싶었고, 또 미국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미군 부대에서 카추샤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사실 미국 사람들에게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어느 정도 반감도 갖고 있었는데, 미군 병사들하고 미국 사람들하고 또 다를 거라고 생각해서 진짜 어떨까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박인규 : 카추샤로 일하면서 미군 병사들로부터 느낀 미국이 별로 안 좋았던 겁니까?

이창수 : 굉장히 조금 병사들이 오만했습니다. 한국을 무시하고... 그리고 굉장히 기분 안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명목상으로는 한국을 지키러 온 것인데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고, 운이 나빠서 한국에 왔다라고 생각하고, 혹시 전쟁이 있으면 하면 하는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 가운데에서도 미국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병사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창수 : 예, 저랑 같이 일했던 뢰쉬 병사라고 있었는데요, 그 사람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도 두 번째 온 것이었고요. 그 사람이 저랑 이야기 많이 했습니다. 미국 역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해주고, 자신이 느끼는 한국, 미국 정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한 번 미국 횡단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속은 거죠. 8일 걸린다고 했는데, 저는 128일이 걸렸습니다.

박인규 : 뢰쉬 중사라는 분은 나이가 조금 되셨나보죠?

이창수 : 저랑 10살 차이가 났습니다. 형 아우지간으로 지내면서 굉장히 잘 해주었습니다.

박인규 : 뢰시 중사와 이야기 하면서 평소에 이창수씨가 알고 있는 미국병사와 어떤 점이 달랐습니까?

이창수 : 일단 한국에 대해서 알려고 했습니다. 많은 미군들이 한국을 잘 알려고 하지 않거든요. 미군들이 오해를 많이 해서 전쟁에 대해 굉장히 공포 의식도 갖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객관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잘해주고 본받고 싶은 면도 있었습니다.

박인규 : 평소의 꿈과 뢰시 병사의 조언으로 미국을 횡단하게 됐는데요, '이것이 미국이다'라고 할 기억에 남는 경험들이 있다면요?

이창수 : 단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경찰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다른 길이 없더라구요. 경찰이 와서 잡더니 자전거 못 가는 길이라고 하며서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시골이었는데요, 그 때 마침 북한 핵 실험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해서 '코라아' 라고 하니까 그 사람은 당연히 북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추운데 밖에 세워놓고 경찰서에 연락하면서 무례하게 대했습니다. 도로 표지판이 있는데, 못 본 바보냐 장님이냐 하면서 모욕적인 이야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미국에 가보면 '내가 한국에서 군복무를 해봤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실제로 만나봤다구요?

이창수 : 예 운이 좋아서 6.25 참전했던 병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드셨는데, 국립공원 매표인이셨는데, 제가 왔더니 어디서 왔냐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한국에 625때, 1950년 9월에 파병이 돼서 일년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본 한국은 전부 고아고 폐허인데, 한국 사람이 미국을 오니까 많이 놀랬습니다. 그 할아버지랑 이야기 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백인들만 사는 주에 동양인을 보니 반가워했습니다.

박인규 : 여행을 하기 전 미국에 대한 생각과 128일 동안 다녀온 미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까?

이창수 : 미국 정부와 미국은 완벽하게 떨어질 수는 없지만,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미국 사람들은 순수하지만 미국 정부에 말을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미국 횡단을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창수 : '나의 위대한 미국'이라는 도메인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나의 위대한 미국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보는 한국인들은 이렇다라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시작했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아이템도 많이 없구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통해 본 미국에 폐권주의, 제국주의를 비판해 보고자 여행을 떠났었는데, 가보니까 그렇게 안되더라구요. 단순히 여행에서 본 것만 갖고 미국의 폐권주의를 논하기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미국 사람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미국 사람들은 이런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호소력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여행을 하면서 계속 글을 올린 겁니까?

이창수 : 예, 무선 인터넷을 통해서... 속도는 느렸지만 정리를 하면서 글을 올렸습니다.

박인규 : 영어로 글을 올렸죠? 반응이 있던가요?

이창수 : 아쉽게도 제가 소심해서 댓글다는 부분을 없앴습니다. 여행하는 거 자체가 힘든데 낮에는 여행을 하고 밤에는 댓글하고 싸우는 것이 너무너무 싫어서 댓글 기능을 없앴다가 막판에 후회를 하고 어차피 여행이라는 게 배움의 과정인데 내가 너무 오만했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열어났습니다.

박인규 : 지금은 글이 조금 올라옵니까? 어떤 반응이 많던가요?

이창수 : 예. 믿기 힘들다 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미국을 혼자 자전거로 여행한다는 것은 저도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안 믿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믿기 힘들지만 멋지다 라고 해주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 젊은 사람이 그런 일을 해서 멋지다 라고 해 주셨습니다.

박인규 : 이전에도 쿠바하고 유럽 다녀와서 책을 냈는데, 이번 미국여행도 책을 낼 계획이 있다면서요?

이창수 : 지금까지 <나쁜 여행> 하고 <원더랜드 여행기>를 썼는데요, 여행수필이죠. 독자도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미국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책을 써 볼 생각입니다. 여행 수필이 아닌 소설로 각색해서 휴학하고 써 볼 생각입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미국을 횡단하고 돌아온 이창수씨와 인터뷰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자전거 여행이 개인적으로는 통상 다섯 번째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해서 유럽, 일본, 쿠바, 미국을 다녀오셨는데, 처음 자전거로 돌아봐야겠다 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창수 : 제가 어렸을 때 독일에서 살았습니다. 대학교 와서 문화 충격을 받은 것이 여러 지방의 친구들을 보고 나와 참 다른 사람들이 있구나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한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구나 생각해서 전국 팔도를 다 돌아보자 해서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박인규 :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비로소 한국을 참모습을 보게 된 거군요. 일반 기차, 버스 여행하고 뭐가 다르던가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창수 : 가장 큰 차이점은 자동차나 기차를 타면 차창 밖으로 세상을 보지만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가고 싶은 곳을 언제든지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먹고 싶은데서 먹고, 낮잠 자고 싶은데서 자는 것... 그러면서 훨씬 더 가깝게 한국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과 다르게 사람들이 인심이 굉장히 후덕합니다 .한번은 공사장을 지나고 있었는데 삼겹살과 술도 먹여주시고아침에 일어나니까 여관에서 재워주셨습니다.

박인규 : 이미 책을 두 권이나 냈어요? 첫 번째 책 이름이 <나쁜 여행>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이칭수 : 유럽을 여행하면서 담은 책이 <나쁜 여행>인데요, 저 같은 경우에도 자전거 여행이 생소했지만, 부모님에게는 더욱 생소했을 겁니다.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한다고 했을 때 많이 말리시면서 그런 나쁜 짓을 왜 하려고 하냐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혼자 가서 두 달 동안 여행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군대갔습니다.

박인규 : 배낭여행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은 많지만, 자전거로 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부러워 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창수 : 이상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다른 것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많지만 자전거로 여행한 경우는 없거든요.

박인규 : 쿠바도 다녀왔어요? 관심의 폭이 넓은데요, 카스트로체제...쿠바는 어떻게 가게 됐어요?

이창수 : 쿠바는 1,2학년 때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정말 사회주의 체제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확인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북한은 못 가니까 쿠바를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낭만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가보니 우리랑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박인규 : 어떤 면이 다르던가요?

이창수 : 삶의 목표가 완전히 다른 것 같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돈을 많이 벌고, 집 좋은 거 살고가 삶의 목표인데, 쿠바는 늘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더라고요. 직업에 대해서 스트레스 없이 즐거우려고 하고요. 낭만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매료되는 면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주의 체재를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박인규 : 계속 자전거 여행을 할 생각입니까?

이창수 :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직 대학생이고, 아직 많은 것을 모른다고 느껴서 사회에 나가기 전에 가능한 많은 것을 알고 체험하기 위해서 지금 여행하고 있는겁니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또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까?

이창수 : 북한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빨리 통일이 돼서 자유롭게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대학생이니까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이창수 : 앞으로 글을 쓰면서 사람들과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밝은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것이 88년입니다. 저희 때에는 꿈같은 해외여행인데요, 앞으로 여행을 통해서 지혜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창수 :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지난 연말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고 돌아온 대학생 이창수씨와 함께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박인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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