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이슬람교도로서는 최초로 미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케이스 엘리슨 민주당 의원이 성경 대신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기로 결정했다.
미 의회 도서관 측은 3일 "엘리슨 의원실에서 토마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수집해 둔 18세기 영문판 코란을 주문했다"며 "엘리슨 의원은 개인적인 선서를 위해 이 코란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미 하원 의원들은 임기가 시작되면 의회에서 단체로 선서를 실시하지만 성경이나 다른 종교경전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관례적으로 하원의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개인적으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기도 했는데 그 때 엘리슨 의원은 성경 대신 코란을 사용키로 한 것이다.
엘리슨 의원 측은 "제퍼슨 전 대통령의 코란은 '종교적 관용'이 미국 건국의 토대가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라며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자이자 미 건국의 주역이었던 제퍼슨 전 대통령이 코란을 소장하고 있었던 점을 강조했다.
'공직자 선서는 성경에'라는 공식이 처음으로 깨지게 된 데 대해 진보 진영과 미국 내 이슬람 신자들은 환영을 표하는 분위기지만 기독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우파 진영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전 국민의 80% 가량이 스스로를 '기독교 신자'로 여기는 미국에서 공무수행의 기본 신념은 기독교 교리에 기반해야 하고 선서도 성경에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이들 논리의 골자다.
이에 버질 구드 공화당 의원은 "미국 내 이슬람 교도들이 자꾸 늘어나면 엘리슨의 사례를 따라하는 의원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민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의회도서관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지난 1901년 당시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음이자 유일하게 성경 없이 취임선서를 했고 1961년 당시 존 F.케네디 대통령은 가톨릭버전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해 논란이 일었지만 공직자가 성경이 아닌 다른 경전에 선서를 한 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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