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사설은 특히 "경제문제를 푸는 데 국가적 힘을 집중"해야 하며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틀어쥐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 현대화' 강조한 北, 개방정책에 속도내나
공동사설은 일단 핵실험에 성공한 2006년에 대해서는 "지난해 주체 95(2006)년은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려명이 밝아온 위대한 승리의 해, 격동의 해로 수놓아졌다"며 "강성대국 건설에서 전환적 국면이 열린 긍지 높은 해"로 평가했다.
그리고 2007년은 "선군혁명의 민족사적인 승리와 성과에 기초하여 조국번영의 전면적 개화기를 열어나가는 보람찬 년대"로 규정했다. 핵실험으로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은 일정 정도 이상 상쇄됐다는 판단 아래 올 한해는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경제문제 해결의 경로로는 '현대화'를 제시했다. 공동사설은 "오늘의 총진군의 주되는 과업은 인민생활을 빨리 높이는 데 선차적인 힘을 넣으면서 우리 경제의 현대화를 위한 기술개건을 다그치고 그 잠재력을 최대로 발양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한정치 전문가인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현지지도 단위들의 귀중한 경험과 생동한 모범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일반화하여야 한다'는 대목을 짚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가 현대화의 기준점으로 세워진 데 주목했다.
정 소장은 "핵실험 이후 김 위원장이 원산을 중심으로 현지지도를 한 바 있는데 여기서 '대외교역을 포함하는 자력갱생'을 강조했었다"며 "내부에서 다 만드는 자력갱생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이 싸면 외부에서 사 올 수도 있다는 것이 '경제 현대화'의 취지"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외부와의 교역을 전제로 한 '경제 현대화'에 역점을 둔다면 대외개방 정책의 가속화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북한 공동사설이란? 북한은 1994년에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로는 김 주석이 매년 1월 1일 발표하던 신년사를 대신해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게재해 오고 있다. 공동사설은 북한 지도부가 밝히는 새해의 총체적인 구상이라 할 수 있다. 공동사설이 나오면 북한 주민들은 모두 이를 학습하고 중요한 부분을 외운 다음 바른 의미가 전달됐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모두가 지도부의 방향에 대해 이해한다고 한다. 공동사설에 덧붙여 주요 문구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 해설제강도 배포된다. |
'민족중시', 정부교류도 트자는 긍정신호?
공동사설은 또한 "인민군대에서는 건군 75돐을 맞이하는 올해에 전투준비와 전투력 강화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킴으로써 백두산 장군들의 슬하에서 백승의 위훈을 떨쳐온 최정예 혁명강군의 영광스러운 력사와 전통을 끝없이 빛내여 나가야 한다"며 '국방력 강화'에도 강조점을 뒀다.
특히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을 끊임없이 심화발전시켜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 최우수 부대에 부여하는 '오중흡 7연대' 칭호를 두고 부대별 경쟁을 유도하는 이 운동을 통해 부대 단위별 점검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느슨해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군에 대한 조직강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그 어느 외세도, 그 어떤 리념도 민족의 리익보다 앞설 수 없다"며 '민족중시'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정 소장은 "남쪽 정부가 쌀과 비료 지원 등 인도적 조치를 베푼다면 민간 부분뿐 아니라 정부 간의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 소장은 공동사설이 주장하고 있는 '반보수 투쟁'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6.15 공동선언 등 이전 정권과 맺어온 관계들이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드러낸 것일 뿐 공격의 수위가 예전보다 크게 강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공동사설은 "지금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동보수세력은 외세를 등에 업고 매국반역적인 기도와 재집권야망을 실현해 보려고 발악적으로 책동하고 있다"며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들은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막아도 6.15 공동선언을 리행하기 위한 투쟁을 중단없이 벌려야 하며 그것을 거세말살하려는 온갖 책동을 철저히 짓부셔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사설의 각 분야별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치 = 새해는 선군 조선의 새로운 번영의 연대가 펼쳐지는 위대한 변혁의 해이다. 올해를 부강조국 건설 구상이 더욱 활짝 꽃펴나가는 해, 온 나라가 흥성거리는 해로 되게 해야 한다. 우리가 들고 나가야 할 투쟁과 전진의 구호는 '승리의 신심 드높이 선군 조선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나가자'이다. 정치, 사상 강국의 위력을 높이 떨쳐야 한다. 일심단결보다 더 위력한 무기는 없다. 사상 교양을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 원수들의 심리 모략전과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려야 한다. 영도자의 사상과 의지에 따라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높은 조직성, 규율성을 힘있게 과시해야 한다.
■경제 = 경제강국 건설은 현시기 우리 혁명과 사회 발전의 절박한 요구이며 강성 대국의 면모를 전면적으로 갖추기 위한 보람찬 역사적 위업이다. 경제 문제를 푸는데 국가적 힘을 집중해야 한다. 주된 과업은 인민 생활을 빨리 높이는 데 선차적인 힘을 넣으면서 우리 경제의 현대화를 위한 기술 개건을 다그치고 그 잠재력을 최대로 발양시키는 것이다.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틀어쥐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 전진을 이룩해야 한다. 경공업 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일으켜 인민 소비품 생산을 결정적으로 추켜세워야 한다. 인민경제의 4대 선행부문인 전력, 석탄, 금속, 철도운수 부문이 경제강국 건설의 전초선을 튼튼히 지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자력갱생의 구호를 더 높이 들어야 할 때이다. 철저히 자체의 힘으로 번영하는 사회주의 낙원을 일떠(일으켜)세울 각오를 가지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기초해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 강한 민족적 자존심과 드센 배짱으로 제국주의자들의 비열한 제재, 봉쇄 책동을 짓부셔 버려야 한다. 과학기술중시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고 인민 경제의 기술 개건, 교육 사업에도 힘을 넣어야 한다.
■군사 = 국방력 강화에 계속 커다란 힘을 넣어야 한다. 선군은 조국과 인민의 생명이며 민족의 존엄이다. 주체의 선군 사상과 노선을 당과 혁명의 변함없는 지도적 지침으로 억세게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 인민 군대를 정치, 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끊임없이 강화해야 한다. 건군 75돌을 맞이하는 올해에 전투 준비와 전투력 강화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전군을 혁명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불사신의 총폭탄 대오, 무적필승의 강군으로 준비시켜야 한다. 일당 백의 전투력을 억척같이 다져야 한다. 원수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이 서릿발 같이 솟구치게 해야 한다. 군민(軍民) 대단결을 철통같이 다져야 한다. 국방공업 발전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군사력의 물리적 기초를 끊임없이 강화해 나가야 한다.
■남북관계 =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은 통일 위업의 불변의 지침이다. 민족 중시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북남 관계와 조국 통일운동을 철저히 우리민족끼리 이념에 맞게 발전, 공고화해 나가야 한다.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방해 책동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평화 수호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 전민족이 반전평화 옹호 투쟁에 떨쳐나 민족을 위협하는 군사적 압력과 전쟁 연습, 무력 증강 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려야 한다. 남조선 강점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투쟁을 강력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 남조선에서 반보수 투쟁은 민족 대단합 실현의 중요한 고리이다. 남조선 각계 각층 인민들은 반보수 대연합을 실현해 올해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매국적인 친미반동 보수 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여 나가야 한다. 온 겨레는 선군정치를 견결히 옹호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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