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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스트로 없어지면 좋은데…난민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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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스트로 없어지면 좋은데…난민이 걱정"

카스트로 병세 악화에 백악관 참모진, '사후 대책' 숙의

"카스트로는 죽어가지만 백악관은 즐겁지 않다."
  
  <블룸버그> 등 미 통신사들은 24일 지난 7월 장출혈 수술을 이유로 권좌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건강 악화설을 두고 최근 부시 대통령의 참모진들이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플로리다에서 불과 7.2km 떨어진 '미국의 앞마당'에서 47년간 유지되고 있는 공산정권을 '눈엣가시'로 여겨 온 미국인만큼 카스트로의 '자연사' 자체는 반길만한 일이나 그의 사후 인접 국가의 정치적 불안과 난민 사태 등을 고려해 보면 그저 환영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참모진, '카스트로 死後' 대책회의
  
  지난 21일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린 '쿠바 대책회의'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칼 로브 대통령 정치고문 등 부시 대통령의 주요 참모진들이 모두 참석했다.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는 쿠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카스트로 의장은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가 몇 달은 더 살겠지만 몇 년을 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페인 언론들이 25일 쿠바 정부가 스페인으로 전세기를 보내 스페인 유명 장 전문의인 호세 가르시아 사브리도 박사를 '모셔갔다'고 보도한 것도 카스트로 의장의 병세 악화의 반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90여 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카스트로 사망 이후 예상되는 '쿠바인들의 대거 유입(Cuban Exodus)'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카스트로 의장이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좌를 넘겨둔 상태이기에 카스트로 의장의 사망이 곧 국가 소요나 정권 붕괴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쿠바 정권이 '또 다른 카스트로'에게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인 만큼 쿠바에서 공산정권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예상되는 난민 사태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작년부터 미 국무부는 '쿠바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조정관'을 따로 두고 쿠바 민주화 계획을 꾸준히 준비해 왔고 라이스 장관도 지난 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쿠바인들은 다음 정권을 또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넘겨줘선 안 되며 자유투표를 통한 민주화를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혀둔 바 있다.
  
  '쿠바 난민 집결지' 플로리다는 '비상'
  
  이처럼 '카스트로 이후'를 기대반 고민반의 시선으로 전망하고 있는 백악관 내 분위기와 달리 난민 유입시 직격탄을 맞게 될 플로리다 주는 공포어린 시선으로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만반의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역 신문인 <브라톤헤럴드>는 "지난주에도 26명의 쿠바인들이 보트를 타고 마이애미 시로 건너왔다"며 "카스트로의 건강 이상 이후 플로리다 주는 최악의 사태까지 고려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주에서 마련한 '카스트로 사망에 대한 반응 계획'에는 카스트로의 사망을 축하하는 기존 난민들의 집회 통제 계획에서부터 대량 이민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안경비대 및 국토안보부와의 공동 훈련 계획까지 단계별로 짜여져 있다.
  
  이달 초에는 플로리다 주 공무원 500여 명과 연방, 주, 카운티 소속 요원 75명이 마이애미에서 쿠바 소요사태를 대비한 합동 가상훈련을 벌였고 내년 3월에도 더 큰 규모의 가상훈련이 예정돼 있다.
  
  플로리다 주는 또 쿠바인들의 밀입국 주요 경로로 선박을 지목하고 해안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으로 이미 유입된 난민들이 가족, 친구 등의 새 난민을 불러 모으는 일을 막기 위해 남부로 향하는 교통 흐름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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