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금융제재 실무회의의 미국 측 대표인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이날 저녁 북한 측과 회담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이번 회의가 실무적이었고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실무회의를 가진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북한은 우리를 정중하게 맞이했고(gracious host) 우리는 이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북미 양국의 금융제재 논의가 차기 회담 일정까지 잡고 끝남에 따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2400만 달러의 동결 해제 논의에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또 금융제재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제재가 해결되지 않으면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없다던 북한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들(북한)은 자꾸 금융제재를 핵문제와 연계시키려고 한다"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20일 저녁 발언대로 금융제재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진전을 이루려면 좀 더 생산적이고 유용해야 한다. 이제부터 불법금융 우려에 대해 매우 세밀하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 북한과 논의할 내용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음을 암시했다.
금융 실무회의는 북한 측 수석대표인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가 도착한 19일 오후 3시부터 3시간여 동안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1차 회의가 열렸다. 다음날인 20일에는 장소를 북한 대사관으로 옮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는 이날 금융 실무회의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상당히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하고 있고, 이런 협의가 열렸고, 양측 간 여러 가지 깊이 있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는 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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