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9일, 대한민국 17대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을 보는 두 남자.
그들의 수다를 배경으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얼굴이 지나간다.
"사나이의 세계에서 보스의 캐릭터가 아니야, 보스의 X지. 보스의 더러운 일을 처리하는 X, 그런 캐리터잖아. 그런데 이명박, 쟤도 보면 그 범주에 속한 인간인 거야."
"이명박 같은 경우에는 산업화된 X지."
"일단은 보스 캐릭터가 아니라는 거지. BBK나 이런 것도 보면 되게 유치하고 수준 낮게 저지르잖아. 자기 빌딩에 자식들 위장 취업시키고."
"지저분한 것도 아니고 유치한 것도 아니고 소인배!"
"그래, 소인배, 졸부. 뭐, 그런 건데…."
▲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중 ⓒ김경만 |
김경만 감독의 2008년 작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우리를 5년 전 그날, 12월 19일로 데려간다. 하지만 영상은 종종 박정희의 라이방을 떠올리게 하고, 전두환의 빛나는 머리를 환기시킨다. 그리고는 묻는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10월의 마지막 주, '프레시안-월요살롱'은 김경만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다섯 편을 준비했다.
일산 풍동에서 철거민들이 골리앗을 짓고 싸우게 된 이유를 담은 <골리앗의 구조(27분, 2006년)>, 국가 보안법이 계속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7분, 2004년)>, 하지 말아야 되는데 계속되는 것들-전쟁·군대·남성성의 과시를 이야기 한 <하지 말아야 될 것들(5분, 2003년)>,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등장하는 <각하의 만수무강(13분, 2002년)>, 그리고 2007년 대선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는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19분, 2008년)>가 그것이다.
김 감독의 작품들은 일단 필름이 돌기 시작하면, 카메라를 든 사람의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없이 당시의 '현실'이 기록된다. 기록된 영상이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쌓이면서 역사가 되고. 다만, 영상물에는 편집자의 특정 정치적 성향이 담기게 된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그러나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의미를 한 번쯤은 무겁게 생각하게 한다. 특히 <각하의 만수무강>에서 볼 수 있는 안익태의 지휘 장면에서….
오는 29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프레시안 강의실(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하단 약도 참고)에서 상영된다. 참가 희망자는 이름과 연락처, 동반인원, 참가 이유를 적어 sns@pressian.com으로 신청하면 된다.
information 김경만 감독 단편 콜렉션 "하지 말아야 될 것들" : <골리앗의 구조>,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 <하지 말아야 될 것들>, <각하의 만수무강>,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상영
일시 : 10월 29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 프레시안 강의실 * 참여를 원하는 분은 sns@pressian.com으로 이름, 연락처, 동반 인원, 참가 이유를 적어 신청 메일을 보내주세요. 메일은 오는 26일(금)까지 받겠습니다. 행사 참가는 무료입니다. 당첨되신 분들에겐 27일(토)까지 개별적으로 전화 또는 이메일을 보내드립니다. * 작품 상영은 7시 30분 정시에 시작합니다. 상영이 끝난 후, '감독과의 토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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