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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걸린 가시' 금융제재, 6자회담 좌우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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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걸린 가시' 금융제재, 6자회담 좌우할듯

6자회담 대표단 베이징 속속 도착…"낙관 힘들다"

13개월 만에 시작을 앞두고 있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최우선 쟁점으로 삼을 것은 역시 금융제재 문제로 보인다.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8일 시작될 6자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 도착하면서 제일성(第一聲)으로 "제재 해제가 선결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달 28~29일 베이징 북미접촉에서 미국이 제시한 초기 이행조치나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 보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여 있는 2400만 달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라는 의미다.

김 부상은 또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평화공존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금융제재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상징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이 역시 금융제재 문제의 해소를 우선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16일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금융제제 별도 실무회의 결과 주목돼

9.19공동성명 이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열린 5차 1단계 6자회담이 북한에서 제기한 BDA 문제 때문에 결렬된 후 1년 1개월간의 긴장 상황이 결국 같은 문제 때문인 것으로 미뤄볼 때 김 부상의 이같은 반응은 예상된 것이었다.

김 부상이 지난 10월 31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도 이 문제에 관한 미국 측의 태도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란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6자 본회담과 금융제재를 논의하는 실무회의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회의에는 북한과 미국의 재무 담당자들이 참여할 예정인데, 제재 해제에 관한 북한의 강한 집착으로 볼 때 그 회의의 추이가 본회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자회담과 금융제재는 별개라는 입장인 미국이지만 이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다. 힐 차관보가 지난 13일 "미국은 BDA 문제를 놓고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BDA 문제의 해결은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할지와, 일부는 법적인 문제에 달려 있다"며 양면적인 태도도 보였다. 북한의 달러위조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북한의 해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집행 차원이라 어쩔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동시에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금융제재 실무회의가 시작되면 미국은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해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BDA 북한 계좌에 관한 미국 금융 당국의 조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북한 불법 행위에 관한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증거'와 '사실관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어렵사리 시작된 6자회담이 또다시 교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국 정부 당국자는 BDA는 북미 양자간의 문제로 6자회담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김 부상의 발언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당국자는 "두 회의는 완전히 분리됐고 동시에 개최되는 것밖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다만 미국이 6자회담이 재개돼야 금융제재를 논의할 수 있다고 해서 같이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 역시 "BDA 문제가 진척이 안 되면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무회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금융제재 논의 상황을 무시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김계관 "6자회담 아직 낙관 힘들다"

한편 김 부상은 북한의 초기 핵폐기 이행조치와 기타 참가국들의 상응조치를 논의할 본회담에 대해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는) 다른 공약들은 논의하겠다"고만 말했다. 이는 미국이 상정하고 있는 '초기이행조치 대(對) 상응조치'라는 틀 보다 9.19공동성명을 논의의 틀로 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변 원자로의 가동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핵시설 신고 등으로 이뤄진 초기이행조치는 북한과 미국의 동시행동이 아닌 북한의 선제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 부상은 이어 6자회담 전망에 대해 "아직 낙관하기 힘들다"며 "지난번 베이징 조미접촉에서 미국에 우리의 요구를 이야기했으며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돌아갔다. 토의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해서 조(북)미관계가 나빠진 게 아니라 조미관계가 나빠져서 미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미국에 대처하기 위해 억지력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라면서 "억지력이 필요로 하는 한 핵무기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6자회담을 이틀 앞둔 베이징에는 북한을 시작으로 각국의 대표단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도착했고, 미국·일본·러시아 대표단은 17일 도착할 예정이다.

회담 공식 개막에 앞서 열릴 양자 및 다자 접촉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은 16일 저녁 양자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고, 힐 차관보는 17일 북한과의 양자접촉을 희망한다는 말을 했다. 17일에는 또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주최하는 수석대표 만찬이 있을 예정이고 그에 앞서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와 양자접촉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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