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에이브럼스 NSC보좌관, 네오콘의 '새 핵심'으로 부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에이브럼스 NSC보좌관, 네오콘의 '새 핵심'으로 부상

볼턴도 '아웃'…美 '네오콘 퇴조' 가속화…대북정책은?

존 볼턴 유엔주재 미 대사가 4일 사임한 것은 부시 행정부 내 네오콘(Neo-Conservatives: 신보수) 퇴조 현상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중동정책을 총괄하면서 '카우보이식 일방외교' 기조를 세웠던 네오콘 세력이 민주당이 상하원을 접수한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중간선거 직후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물러난 것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볼턴, 공화당에 밀려 사퇴?

볼턴 대사의 사임은 공화당 내 '일반 보수층' 사이에서도 외면당한 네오콘의 처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이기도 하다.

볼턴 대사는 지난해 8월 '편법적으로' 임명됐다. 유엔대사 인준권을 가진 상원 외교위원회가 볼턴 대사 임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의석은 공화당 대 민주당이 10대 8로 공화당 우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보이노비치 상원의원이 볼턴 대사는 "윗사람에게는 굽실거리면서 아랫사람은 찍어 누르는 인물(kiss up, kick down)"이라며 반대했고 결국 부시 대통령은 휴회기간 중 임명 규정을 적용해 의회 인준 없이 볼턴 대사를 임명했다.

볼턴 대사의 '임시 임명'에 대한 인준 기간이 돌아오자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다시 상원에 요청을 넣었다. 그러나 새로 구성될 의회의 주도권이 이미 민주당에 넘어간 데에다가 공화당 내의 호응도 높지 않자 볼턴 대사가 '자진해서' 사표를 냈고 부시 대통령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볼턴 대사를 밀어낸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공화당 내 반네오콘 세력'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 4일 사임으로 네오콘의 퇴조를 분명히 보여준 존 볼턴 유엔 미 대사ⓒ로이터=뉴시스

'네오콘 퇴조', 북미관계 미칠 영향은?

기존 보수층 내에서도 네오콘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은 일단 대 중동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전쟁의 '설계자'라 할 수 있는 네오콘은 이란에 대해서도 현 정권 붕괴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이 "부시에게도 미국과 세계를 화합시킬 인재를 유엔대사로 지명할 기회가 왔다"고 압박한 데에서도 드러나듯, 후임자 지명에서부터 향후 중동 정책에까지, 민주당 진영의 압박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콘의 퇴조 기류는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도 나쁠 것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적대 외교' 혹은 '일방주의적 외교'가 일반 여론은 물론 보수층의 신뢰까지 잃어버린 만큼 부시 행정부 내에서도 대화와 협상을 중요시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부 장관이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입지가 커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특히 볼턴 대사는 지난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 관련 결의안을 논의하던 당시 '군사조치'를 포함한 제재를 강하게 요구한 대북 강경파였다.

결의안 채택에 박길연 북한대사가 "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자 "유엔 헌장 2장에 나와 있는 규정을 적용해 북한을 유엔에서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격한 발언을 쏟아냈던 볼턴 대사가 유엔 외교 수장에서 물러난 것 역시 북미 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일견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볼턴 대사가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직을 떠나 유엔대사로 발탁되면서부터 정책 결정 권한이 상당부분 축소됐기 때문에 볼턴 대사의 사임으로 직접적인 대북정책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네오콘의 희망, 엘리엇 에이브럼스"

럼스펠드도 가고, 볼튼도 가고…. 부시 행정부 내 네오콘으로는 딕 체니 부통령과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정도가 남은 가운데,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 4일자는 네오콘의 '마지막 희망'으로 엘리어트 에이브럼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꼽았다.

하버드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 에이브럼스는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중동 정책 전반을 조율해 온 인물로 이란의 '점진적인 정권교체'를 목표로 이란용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개발에 8500만 달러 예산을 투입한 것의 그의 '최근 작품'이다.

항상 이스라엘 편에 서 온 유대인인 그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콘트라 반군 스캔들에 연루된 이후에는 미디어와의 접촉을 극도로 싫어하는 '장막 뒤의 인물'이기도 하다.

<뉴스위크>는 "부시 대통령이 이런 그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전하며 이라크 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 속에서 네오콘들은 에이브럼스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주도할 의회 정책에 대비하면서 네오콘들도 반대 논리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에이브럼스가 그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랫동안 네오콘을 연구해 온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스탠더드 편집장은 "민주당의 '현실노선'은 이라크 철수에만 집착해 핵개발을 하는 이란과 협력하도록 하고 하마스와 협력하면서 동맹인 이스라엘을 압박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이 현실주의 노선 지지자들의 요구대로 모든 정책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이브럼스가 파편화된 네오콘의 힘을 다시 모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