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김만복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진실위)'가 도마에 올랐다.
얼마 전 진실위 출범 2년을 맞아 활동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한 데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며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이 정치적으로 악용 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
한나라 "국정원 진실위가 대선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참여한 위원 구성을 봐도 모두 진보적 인사에 편향되어 있어 정치적 중립성이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국정원 진실위가 맡은 사건 중 중요한 조사내용은 거의 발표됐는데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무리하게 활동기간을 연장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국정원이 아니더라도 외부에서 이런 문제를 파헤칠 수 있지 않느냐"며 "이 진실위의 활동은 국정원의 본래 활동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 공성진 의원은 "국정원 진실위가 조사 중인 김대중 납치사건은 박근혜 전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만큼 (조사결과 발표가) 정치공작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형근 의원은 국정원 진실위의 수사내용을 반박하기도 했다. "KAL기 폭파사건은 북한공작원에 의한 것이고 아무리 정보기관이 조작한다고 한들 간 크게 김현희라는 북한 공작원까지 조작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정원 진실위가 출범한 뒤 98건의 사건을 접수했는데 7개밖에 처리하지 못했다"고 활동 시한을 1년 연장한 배경을 해명했다. 이어 "조사결과를 토대로 종합보고서를 낼 것"이라고도 밝혔다.
송영선 "우리 당에도 목사님 모셔놨지만…"
이 와중에 송영선 의원은 이날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진실위원장 오충일 목사에게 "우리 당에도 목사님을 모셔놨지만 목사님들은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중간자라고 착각해 자기 말은 절대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오류는 수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송 의원은 이어 "국정원 과거사위의 활동시한 연장은 내년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명감을 갖고 하는 일이라면 국가에 이익이 되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증인으로 출석한 오 목사는 이에 대해 "목사 출신으로 정보기관의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에 적격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더욱 사명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정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송 의원 주장을 일축했다.
송 의원이 말한 '우리 당에 모신 목사님'은 최근 한나라당에 윤리위원장에 영입된 인명진 목사를 겨냥한 것이었다. 현재 한나라당 윤리위에는 송 의원과 공성진, 김학송 의원 등의 '국방위 골프 사건'과 김용갑 의원의 광주비하 발언 등이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인명진 위원장은 오는 27일 윤리위를 소집해 징계를 최종 결정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해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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