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각 정파간 역관계를 가늠할 열린우리당 의원총회가 2일 오전 시작됐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100여 명의 여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들어 정계개편 논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의총에 앞서 국회 당의장실에서 비공개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의원총회에 대비한 입장 조율을 시도했으나 "여당으로서 정기국회의 법률과 예산안 심의에 충실하고 비대위를 중심으로 정계개편 논의를 해나간다"는 원론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각 계파별 해법은 제각각
의총을 앞두고 당내 각 계파도 긴급 회동을 갖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 김근태 의장 계열로 분류되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정동영 전 의장 계열 초 재선 의원 모임인 '희망 21' 등이 이날 아침 조찬 모임을 갖고 의견을 정리했고, 이에 앞서 중도성향 초선모임인 '국민의 길'과 중도보수 성향 의원모임인 '안개모'도 전날 저녁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의원들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은 공유하면서도 해법은 각각 큰 차이를 보였다. 민평련 우원식 의원은 "당내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할 통합 논의기구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회의 결론을 전했다.
반면 '처음처럼'은 '조기 전당대회를 먼저 치러야 하며 통합을 추진하더라도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전권을 갖고 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처음처럼' 최재성 의원은 "답답하다고 당부터 깨서 어쩌자는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날 의총에서는 통합신당파와 재창당파 간의 의견 차이는 물론 통합신당파 내에서도 '통합수임기구'를 별도로 둘 것인지 아니면 비대위가 전권을 가지고 추진할 것인지 등 각론을 두고서도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길 '정계개편 논의 자제' 재차 강조
한편 김한길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자제론'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소한 정기국회 회기 중에는 정계개편 논의보다는 법안,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겠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나라 걱정과 당 걱정 중 나라 걱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대통령께서도 안보와 경제위기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며 "대통령과 당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일을 다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오늘 당의 진로를 논의하되 결론은 정기국회 끝난 뒤에 내는 것이 좋겠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질서있는 논의이고 질서있는 변화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의총은 우선 비대위 제안 사항을 전달 받은 뒤 비공개로 전환해 의원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한 '비대위 중심으로 정계개편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원칙이 반영된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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