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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멍청하면 이라크 간다" 발언으로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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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멍청하면 이라크 간다" 발언으로 곤욕

'애드립' 하다가 그만…"내 발언 잘못 알려져 유감" 사과

존 케리 미 민주당 상원의원(메사추세스)이 7일 예정된 중간선거 지원유세 과정에서 "똑똑하지 않으면 이라크 간다"는 내용의 말실수를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과 맞붙었던 케리 의원은 지난 달 30일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 대학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를 지원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똑똑해지려고 노력해라.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에 쳐박히게 된다(get stuck in Iraq)"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이라크 전쟁 실패 논란으로 궁지에 몰렸던 공화당은 옳다구나 맹비난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31일 조지아주 지원 유세에서 "미군이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식의 발언은 모욕적"이라며 "케리 의원은 미군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리의 발언을 이라크 주둔군뿐 아니라 미군과 미군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켜 반사이익을 노리는 것이다.
  
  각 지의 공화당 소속 후보들도 지난 이틀 동안 쉬지 않고 케리 의원의 발언을 반복하면서 시민들의 반감을 자극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 시달린 끝에 케리 의원 측은 사과 성명을 내놨다. "현역 군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내 발언이 잘못 전해진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것이었다.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작은 실수(small gaffe)'라며 실언임을 인정했으나 군인들을 모욕하거나 깔보는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와 함께 '자중'의 의미로 케리 의원은 미네소타, 펜실베니아, 아이오와 등 계획돼 있던 지방 유세 일정도 취소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2일자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민주당 후보들이 케리에게 사과를 촉구했고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케리와 거리두기를 하는 후보들도 생겼다"며 선거를 목전에 두고 실언의 여파가 커질까 민감해 하는 민주당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케리 의원 측은 사과 성명과 함께 당시 지원유세를 위해 준비돼 있던 연설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연설문에는 대목대목마다 부시와 부시 행정부를 꼬집는 몇 가지 조크들이 포함돼 있어. 요컨대,
  
  "아시다시피 어제부터 우리는 시계의 시간을 한 시간 뒤로 돌려 놨다 (섬머타임 해제를 의미). 물론 민주당원들도 그렇게 했다. 그런데 공화당은 그 시계를 1958년(공화당이 대패했던 아이젠하워 시절 중간선거)으로 되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어제 나는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주(state of Texas)에 다녀왔다. 그런데 그는 더 이상 거기 살지 않았다. 지금 그는 '부인하는 국가'(state of denial: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외교 정책 실수를 파헤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밥 우드워드의 신간 제목)에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식이었다.
  
  이라크 군과 관련한 발언도 이 맥락에서 나왔다. 준비된 원고 상의 조크는 다음과 같다.
  
  "나는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해 여러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공부하지 않고 똑똑해지려 노력하지 않고 지적으로 게을러진다면 여러분들 인생은 어떻게 끝날까? 여러분들은 결국 이라크 전쟁을 벌여서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말 것이다 (You end up getting us stuck in a war in Iraq). 부시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케리 의원은 준비된 원고를 따르지 않고 '애드립'으로 재치를 발휘하려다가 그만 궁지에 몰려 있던 공화당과 부시 대통령에게 반격의 빌미를 준 셈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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