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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탐나면 북핵 원인 말고 해법 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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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권 탐나면 북핵 원인 말고 해법 논하라"

정세현 前장관 "햇볕정책이 핵무기 만들어? 그건 망상"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 정치의 논쟁은 원인 논쟁 수준에서 빙빙 돌고 있다. 햇볕정책이 핵무기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말만 하지 핵 보유를 인정하고 해법을 찾자는 얘기가 없다. 나라 걱정을 안 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과 노무현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햇볕정책을 직접 추진해 온 정세현 전 장관이 지난 27일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언론광장>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원인 논쟁만 분분할 뿐 해법과 관련한 논의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은 특히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정권을 담당하고 싶으면 해법을 얘기해야 한다"며 "이왕 북핵이 기정사실화가 됐으니 어떻게 풀 것인지 의견을 통일하고 협의를 시작하든 협상을 시작하든 하자는 식으로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작한 대북 퍼주기가 미사일이 돼 돌아왔다'는 보수층의 논리에 대해서는 "망상이자 누명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 핵실험 이후 국내 논쟁이 원인 중심으로만 진행되는데 대해 "나라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해법 논의로 판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사진은 햇볕정책 폐기와 대북제재를 주장하는 부수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일단, 남한의 대북지원은 쌀, 비료 등 물자지원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미사일 개발에 쓰인 현금은 한 푼도 포함돼지 않았음에도 쌀, 비료를 모두 현금으로 환산해 몰아붙이는 것은 여론 호도라는 것이 정 전 장관의 설명이었다.

금강산 관광비와 개성공단 임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되는 연간 1800만 달러가 보수층의 표적이 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북한이 미사일 수출 등으로 연간 15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나라임을 상기시키며 "불법적이긴 하지만 해마다 15억 달러씩 현금을 만지는 나라가 노동자 임금을 모두 미사일 개발에 전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남한의 오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이 시작된 2001년 이후 개발된 핵무기에 대한 책임을 1998년부터 시작된 햇볕정책에 지우는 것 역시 모순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한의 안보위기가 과장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북한이 보유한 초보 수준의 핵은 미사일로 쏠 기술을 개발하기 전엔 너무 무거워 싣고 다닐 비행기도 없다"며 "미국이 선제공격을 해 올 때 반격의 수단이 될지는 모르지만 북한이 이를 남한 공산화에 쓸 것이라고 여긴다면 피해망상이 커도 아주 큰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정 전 장관의 특별강연 주요대목이다.


핵실험 이후의 남북관계 : 북한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나는 제 1차 핵 위기가 발생했던 1993년 3월에 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으로 있다가 핵 문제가 터지자 청와대 통일 비서관으로 뽑혀 들어가서 김영삼 정권 내에서 3년 8개월 간 핵 문제가 풀려나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리고 2차 핵 위가 터졌을 때에는 통일부 장관에 재직 중이었다. 어떻게 보면 핵과 밀접하다고 할 수 있는 경력이다.

최근에 와서 북한의 핵 실험의 원인을 놓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왜 북한이 핵실험에까지 가게 됐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에서는 비교적 냉철한 분석이 나오는 반면 국내에서는 엉뚱한 데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원인을 엉뚱한 데에서 찾으니 해법도 엉뚱한 데에서 제시되고 있다.

"대북지원이 핵무기 됐다는 건 잘못된 선동"

열독률이 높은 신문들이 펼치는 주요 논조는 그동안 햇볕정책과 대북지원의 결과가 핵실험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북지원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95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였다. 춘궁기에 북한에서 식량난을 호소하자 일본에서 쌀 50만 톤을 지원하겠다고 나왔고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쟁심을 느껴 일본보다 먼저 15만 톤의 쌀을 지원한 것이다. 정부에서 식량 지원을 시작하자 그때부터 민간단체들의 지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등을 통한 국제적 지원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국제 연대가 있는 단체들은 제3의 경로를 통해 지원을 해 왔지만 정부가 독자적인 창구로 대북지원을 시작하면서 그 폭이 넓어진 셈이다.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 때문에 갑자기 대북지원을 시작했다기보다는 햇볕정책을 하다보니 대북지원의 볼륨이 커지고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 됐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북지원에 쓰인 남북협력기금이 핵무기 만드는 쓰였다는 주장도 따져보면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말이다. 금년에 남북협력기금을 1조2000억 원로 잡았으나 상황이 이렇게 돼서 집행을 못하고 있고 이전에 가장 많았던 시절이 5000억 원, 달러로 계산하면 5억 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그 5억 달러 중에는 북한에 현금으로 보낼 게 없다. 쌀, 비료 사 주고 민간단체에 지원하면 여기서 매칭 펀드로 쓰니 정부에서 5억 달러를 다 써도 현금으로 보내는 건 한 푼도 안 되는 것이다. 쌀과 비료로 보낸 것을 돈으로 환산해서 이 돈이 다 핵무기가 됐다고 우기니 보통 국민들은 협력기금이 무기가 됐구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잘못된 선동이다.

현금으로 들어가는 금강산 관광 경비와 개성공단 임금도 그렇다. 금강산 관광을 시작할 때에 현대가 6년 3개월 동안 9억4200만 달러를 주기로 하고 금강산을 조차한 것이다. 정주영 전 회장이 살아 있을 때 현대가 돈이 있어서 이 중 4억5000만 달러를 줬으나 이 후 현대 그룹이 깨지면서는 일인당 계산해서 입산료를 주고 있는 게 월평균 100만 달러, 1년이면 1200만 달러다. 금강산 대가 외에 나중에 대북송금 특검에서 밝혀진 7대 경협 사업 독점권으로 준 돈 4억5000만 달러, 합쳐 총 9억 달러 정도 현금이 갔으나 모두 2000년 이전에 준 것이니 그걸 두고 무기에 쓰였다고 하긴 무리가 있고. 개성공단에 인건비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부터다. 노동자 8000명이 일하고 있는데 월 임금이 46만 달러로, 1년이면 552만 달러다. 결국 북한에 현금으로 들어가고 있는 돈이 1800만 달러가 채 안 되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 없어도 매년 15억 달러씩 벌어 쓰는 나라"

이 돈이 핵폭탄이 됐고 미사일이 됐다고 하는 것은 누명 씌우는 것과 다름없다. 북한이 우리 아니면 굶어 죽을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일단 중국이라는 큰 나라가 있고 여기에다가 미사일을 수출해 버는 돈이 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핵 동결 대가로 미국이 약속한 것이 경수로 공사와 미국과의 수교다. 그런데 수교 문제가 잘 안 풀리자 북한이 미사일을 팔겠다고 미국을 위협했고 미국이 이를 저지하니 북한이 돈으로 계산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물밑 협상을 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수출로 버는 돈이 연간 5억 달러는 된다고 계산을 했다. 불법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미사일 만들고 양담배, 위조지폐 만들어 벌어 쓰는 돈이 15억 달러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15억 달러를 만들어 쓰는 나라가 노동자 임금으로 만들어 들어오는 1800만 달러를 뺏어서 핵무기 만드는 데 쓴다는 게 성립이 되는 얘기냐.

이런 건 지적을 해 줘야 한다. 우리 쪽에서는 무턱대고 북한에 지원해 준 6조, 7조가 다 핵무기 개발에 들어갔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매년 15억 달러를 부적절한 거래를 통해 벌어 쓰고 있는 나라가 굳이 남한이 조금 준 돈을 모두 핵 실험에 돌렸다고 하는 것은 선동일 뿐이다.

대북 지원 액수를 계산할 때 KEDO 사업으로 경수로 지어준 돈까지 다 환산해서 올려버리는 경우도 있더라. 말이야 바른 말이지 1994년 제네바 합의하면서 경수로 건설 전체 경비 46억 달러 중 70%를 한국이 책임지기로 약속한 것은 김영삼 정부 아니냐. 지원하기로 한 32억2000만 달러 중 13억5000만 달러는 이미 지원이 됐다. 근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안 한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게다가 북한은 원가라는 게 없는 나라다. 핵실험 기술자를 우리처럼 돈 많이 주고 데려와야 하는 나라가 아니지 않냐. 김정일이 등 한 번 두드려주면 북한 기술자들은 목숨 바쳐 일하게 돼 있다. 외국 기술 수입하는 데 돈이 든다고 하는데 파키스탄에서 핵 기술 들여온 것도 미사일과 물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데 대한 이해 없이 남한이 준 돈이 다 핵무기 개발에 쓰이고 남한 지원이 없으면 북한이 금방 죽는 것 마냥 대북 퍼주기가 김정일 정권을 연명해주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망상 중의 망상이 아닐 수 없다.

"북한 핵무기 만들어 준 건 햇볕정책 아니라 부시"

북한이 핵에 집착하게 된 것은 남북 국력 비교에서 북한이 완전히 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990년대 초 북한은 남한에 흡수통일 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해결책으로 북-미 수교를 주장했다. 경제력 차이 때문에 흡수통일 된다면 이를 막아줄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역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1991년 북한의 국제담당 비서가 미국 국무부를 찾아가서 미군이 남조선에 있어도 좋으니 수교만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고, 북한은 '미국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을 수 있는 카드를 개발하자'고 해서 NPT 탈퇴를 선언했다.

클린턴으로 대통령이 바뀌면서는 국면이 좀 달라졌다. 클린턴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와도 연계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시킨다는 방침을 세웠고 결국 북한으로부터 핵을 동결하겠다는 약속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받아냈다.

그래서 핵 문제가 묻혔는데 아들 부시는 당선되자마자 200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에 대한 부정적인 언사를 시작했다. 자기 나라에서는 그야말로 위대한 영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폭군이라고 욕하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냐. 요즘 남미 지도자들이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면 미국도 화 내지 않냐. 그러면서 자기네들은 말로 공격을 다 한다.

미국은 남한에도 남북관계 진전에 관련한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 6개월 동안은 남북 관계가 아주 급격하게 진전돼서 우리 같은 사람도 이렇게 빨라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2001년 한 해는 놀았다.

2002년 들어와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 북한을 선제공격하지 않는다, 대화를 계속한다, 인도적 식량지원은 계속한다는 세 가지 약속을 받아냈고 부시 대통령 입으로 이를 발표하게 했다. 이 약속을 믿고 한국 정부는 임동원 특사를 북한에 보내 미국을 달래놨으니 남북관계를 다시 발전시키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그 전에 북한이 서해에서 총을 쐈다. 북한이 가끔 물정 모르는 짓을 한다. 그래도 상봉 행사는 그대로 추진됐고 북한도 25일 만에 사과를 했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자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의 고이즈미 수상에게 전화를 해서 북일관계 개선을 서두르자고 제안했고 고이즈미 수상이 평양에 갔다.

그때부터 부시 정권의 몸이 달기 시작한 것 같다. 볼튼이 한국에 와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있다는 식의 말을 던지고 갔다. 다음에는 켈리가 가서 고농축 우라늄 팔고 있지 않냐는 얘길 했고 여기에 북한이 '우리가 주권국가인데 뭘 못하냐, 그 이상도 할 수 있다'고 응대한 것을 두고 우라늄 농축을 시인했다는 식으로 기정사실화 해 버렸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대북 압박에 들어갔다.

미국이 이렇게 세게 나오니 북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국이 이런 식의 누명 씌우고 협박할 바에야 우리도 마음대로 하겠다며 NPT를 탈퇴하고 IAEA 사찰단을 퇴출하고 클린턴 때 동결했던 폐연료봉 8000개를 꺼냈다. 폐연료봉을 꺼내 2년 반 정도 재처리를 하면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2003년 1월부터 재처리를 시작했으니 2005년 중순부터 추출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9일 핵실험 직후 한반도 인근 방사능을 채집한 결과 이번 실험한 플루토늄은 나이가 3년밖에 안 된 것이라고 미 정보 당국자가 말했다고 한다. 2003년에 만든 핵무기란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 핵실험 하고 무기 만든 것이 1998년부터 시작된 햇볕정책 때문이냐. 부시 때문이지.

"열린우리당까지 보수 주도 원인 논쟁에 매몰돼서야"

이제는 북핵과 관련된 논의가 국내정치와 연동이 돼 버렸다. 반핵, 반김, 반진보, 반노무현 전선을 짜려는 사람들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중단을 얘기하는 사람들이다. 이 분들이 진정으로 개성 공단 임금이 핵무기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믿는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것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 분들이다.

일본 역시 북핵문제가 국내 정치와 연결돼 있다. 북핵 문제와 납북자 문제를 빌미로 북한을 계속 때려서 일본의 우경화를 정당화하고 평화헌법을 뜯어 고쳐서 군사 대국이 되려고 한다.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도 국내 정치와 연결돼 있다. 일단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 희망은 지난 9월 말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대북 조정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 데 있다. 12월 17일 이전에는 임명을 해야 하고 내년 1월 17일 이전까지는 보고서가 나와야 한다. 그 보고서에서 합리적으로 대북정책 수정을 권고한다면 부시 대통령도 모양새가 나쁘지 않게 양보할 수 있는 길이 트인다. 가장 나쁜 경우의 수는 정권이 바뀔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 관계는 내년에도 쉬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는데 민주당에 의회 주도권이 넘어가느냐 문제를 맞아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공화당 지지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험한 말을 쏟아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른 모든 나라가 북핵 문제를 국내 정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 중의 핵심은 미국이다.

혹자는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데 미국만 움직여 어떻게 하냐고도 한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핵을 쓴 나라가 어디에 있냐. 소련과 미국이 1만 개 이상씩 탄두를 갖고 있지만 오히려 핵 교착이 생겨서 서로 폐기하는 단계 아니냐. 영국이 핵을 갖고 있다고 독일이 그 아래서 기더냐. 핵 공갈이 안 통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북한과 같은 초보적인 수준의 핵은 미사일로 쏘기 전엔 싣고 다닐 비행기도 없다. 결국 북한이 갖고 있는 핵은 미국이 공격을 해 올 때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 될지는 모르지만 북한이 이를 남한 공산화에 쓸 것이라는 생각은 피해망상이 커도 아주 큰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 정치의 논쟁은 원인 논쟁 수준에서 빙빙 돌고 있다. 햇볕정책이 핵무기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말만 하지 핵 보유를 인정하고 해법을 찾자는 얘기가 없다. 나라 걱정을 안 하는 것이다.

"이제는 사고를 바꿔 해법을 얘기할 때"

정권을 담당하고 싶으면 해법을 얘기해야 한다. 그 점에서는 열린우리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왕 기정사실화가 됐으니 어떻게 풀 것인지 의견을 통일하고 협의를 시작하든 협상을 시작하든 하자는 식으로 사고를 바꿔줘야 한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왜 이렇게 때를 놓치냐는 얘기를 여러 번 해 왔다. 보수층이 시작한 원인 논쟁에 휘둘려 해법 논쟁으로 판을 바꾸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원인 논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해법을 얘기해야 민족의 활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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