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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핵실험 유보ㆍ6자회담 복귀엔 '美 양보'가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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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핵실험 유보ㆍ6자회담 복귀엔 '美 양보'가 전제

중-미, 김정일의 같은 말 두고 다른 해석·다른 강조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일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 2차 핵실험 유보와 6자회담 복귀 △ 미국과 평화공존 실현 후 핵포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그러나 이같은 김 위원장의 말은 미국의 양보를 전제한 것으로 중국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은 기존의 입장과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관계국들에게 한 설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차 핵실험에 대해 "현시점에서 실시할 계획은 없다. 다만 미국이 압력을 계속 가할 경우에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6자회담에 대해 "협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복귀할 의사도 있다. 금융제제를 완전히 풀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재에 관해 일정한 보증이 있으면 나간다"고 말해 미국이 제재 해제나 완화를 위해 일정한 성의를 보이면 6자 협의에 복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과거 금융제재를 풀어야 6자회담에 나가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6자회담에 먼저 나갈 테니 곧바로 금융제재를 풀라고 요청했다는 22일 국내 일부 언론의 보도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금융제재가 6자협의 복귀의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 지금은 환경이 정비돼 있지 않다"며 무조건 복귀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의 핵포기에 관해서도 "한반도 비핵화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내가 목표하는 바다. 우리는 미국과 평화공존을 바라고 있다. 북미 양국의 평화공존이 실현되면 우리에게 핵무기는 필요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에 대해 "작년 9월 6자협의 공동성명에 찬성했으면서도 금융제재를 발동했다. 성명을 준수할 용의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자쉬안 특사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북한은 지금 심각한 상황에 있다. 유엔 안보리도 제재결의를 채택했다. 유엔 가맹국은 이행 의무가 있으며, 중국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탕 특사 또 자신의 앞선 방미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으며, 미국이 조약상의 의무에 입각해 한일 양국의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또 "추가 핵실험 유보 다짐 없었다"
  
  <아사히>의 이같은 보도는 김 위원장이 2차 핵실험을 유보하고, 금융제재 해제를 전제로 6자회담에 먼저 나가겠다고 말했다는 한국과 일본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또한번 확인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이 신문은 "북미 평화공존이 실현되면 핵무기는 필요없게 된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추가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21일 탕 특사를 만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놀라울 만한 것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6자회담 복귀와 같은 제안을 받은 게 없다"고 말해 혼란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이 △의도적으로 시치미를 떼며 북한의 제안을 무시하거나 △김 위원장의 말로 인해 한국과 중국이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금융제재와 6자회담은 별개라고 보는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 먼저 복귀할테니 금융제재를 풀어라'라는 북한의 제안은 과거에 비해 선후만 바뀌었을 뿐 금융제재-6자회담 연계는 그대로라고 판단해 "놀라운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빅터 차 미 백악관 아시아 담당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탕 특사를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말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계속하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 보좌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아사히신문>이 공동주최한 미일관계 세미나에 참석한 뒤 "북한은 (핵실험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았고, 추가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reassurance)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그는 탕 위원과 라이스 장관의 면담에 자신이 배석했었다며 이렇게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말은 "(추가 실험을 않겠다는) 다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현시점에서 실시할 계획은 없다. 다만 미국이 압력을 계속 가할 경우에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는 <아사히>의 보도로 미뤄 볼 때, 중국은 현 시점에서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앞의 말을 주목하고 있고, 차 보좌관은 뒤의 말에 더 강조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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