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추가 핵실험 계획 없다"

'6자회담 재개'로까지 나아갈지는 미지수

'평양 방문은 헛되지 않았다'는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중국 측에 약속했음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추가적인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핵실험을 당분간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냐,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핵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탕 위원이 "평양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베이징을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였다. 따라서 탕 위원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을 라이스 장관에게 전하고 6자회담 재개 방안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적용 범위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핵실험 계획 철회 '양날의 칼'
  
  그러나 김 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비실시' 약속은 이미 9일의 한 차례 실험으로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어서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 움직임을 약화시키는 데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약속은 향후 안보리 결의안 이행이 본격화되고 금융제재 해제 문제 등에서 중국과 한국의 대미 설득이 부진할 경우 언제든지 철회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라이스 장관과 만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한반도 핵문제가 현재 기로에 놓여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안정과 직결된다"고 말하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라이스 장관과 만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의 언급으로 비춰볼 때 김 위원장과 탕 위원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모종의 '전략'을 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 부장은 "탕 국무위원이 평양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적어도 북한과 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고, 모두가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