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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냉정·차분"…美 "유엔결의 전면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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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냉정·차분"…美 "유엔결의 전면 이행"

외교장관회담 '온도차'…탕자쉬안 만남 주목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이 20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리 부장은 냉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강조했고 라이스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전면적 이행에 힘을 실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리 부장과 유엔 결의의 전면적인 이행에 관해 논의했다"며 북한에 대해 "조건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을 '심각한 도발이자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불법적인 화물과 위험한 물질의 교역이나 운송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적 이행 문제를 협의했다고 말했다.
▲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20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이스 장관이 강조한 '전면적 이행'은 중국이 더 강화된 금융제재를 취할 것과 현재 거부하고 있는 해상에서의 선박 검색을 시행할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의 최대 지원국이자 교역국인 중국이 안보리 결의안에 전면 참여해야 결의안 이행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화물차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있지만 선박 검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이 북한을 들어오고 나가는 물자를 통제하는 키를 쥐고 있다고 강조하고, 금수조치는 현금이 부족한 북한 정부가 테러리스트에게 핵물질이나 불법적인 무기를 팔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리자오싱 외교부장 "핵문제 해결 멀리 봐야"

이에 대해 리자오싱 부장은 "중국이 유엔 회원국이자 상임이사국으로서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관련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면서 유엔 결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흉내나 내는 정도'로 제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항의의 뜻으로 들린다.

리 부장은 또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멀리 내다봐야 한다"며 "모든 관련국들이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중미 양국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야기된 위기상황을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은 위험한 불법물질의 거래를 막기 위한 유엔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내세워 강조점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리 부장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신중한 행동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북한을 포함한 모든 관련국들에게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접근이 미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리 부장과 라이스 장관의 발언은 표현상의 강조점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연수원의 한반도 전문가 장리앙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의 결정은 미국 지도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다른 이들도 부시 행정부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한 중국 역시 미국과 같이 움직일 것이라며 장리앙위의 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무기통제 및 군축협회 회원이자 퇴역 장성인 수광유는 "중국과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것은 해상에서의 선박 검색밖에 없다"며 "미국의 대응은 대부분 적절하고 중국과 미국의 협력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다"고 말했다.

탕자쉬안 방북 결과 조심스런 낙관론

한편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자바오 총리는 라이스 장관과의 접견에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원 총리는 "한반도 핵문제가 현재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안정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이어 한반도 핵문제를 외교적 수단과 대화를 통해 푸는 것이 모든 당사국에 유리하다"면서 "이것 말고 다른 선택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라이스 장관과 만나 중미 양국이 일련의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에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라이스 장관도 이에 동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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