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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재선돼도 사임 가능성 있다"?

김영길의 '남미리포트'<205>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 인터뷰

일주일 정도를 남겨 놓은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재선이 거의 확정적이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재선이 된다 해도 임기를 다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9일 오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은 아르헨 외신기자협회 초청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룰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1992년 국민저항에 의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페르난도 콜로르 전 대통령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 ⓒ프레시안

우파로서 브라질 엘리트층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는 카르도소 전 대통령은 이 간담회 자리에서 시종일관 완벽한 스페인어와 영어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좌중을 휘어잡았다. 하지만 그는 브라질 정국이 분열되거나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룰라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사임할 가능성을 은연중에 내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는 <오 글로보>를 비롯한 브라질 유력언론사 부에노스아이레스 특파원들과 유럽, 미국 등 중남미 언론사 기자들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진행됐다. 필자는 아르헨 외신기자협 수석부회장 자격으로 이 간담회를 이끌면서 카르도소 전 대통령으로부터 브라질 대선의 전망과 대선 이후 룰라 대통령의 입지 등을 알아보았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에서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우선 브라질 대선의 결선투표 추이가 궁금하다.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 현 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

"누가 확정적으로 당선된다고 결과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선거란 변수가 많은 것 아니냐. 1차 투표에서도 대다수가 룰라의 절대적인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우리당 후보의 선전으로 압축됐다. 나는 아직 사민당의 알키민 후보가 역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 룰라 대통령의 통치 전반에 대해 평가한다면,

"일반적인 통치는 일단 긍정적이다. 경제와 교육·의료 부분 등에서 상당히 많은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는 선심정책으로 일관한 게 문제라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이끌기보다는 브라질 빈민층들과의 연설을 즐기고 그들만을 챙긴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태생적으로 룰라는 북부지역의 극빈자들의 지지로 정치적인 대망을 이루었으나 집권당의 각종 부정부패로 극빈자들의 희망이라는 정치적인 상징성을 이미 상실했다."

- 집권여당인 노동자당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그들은 정치 이념은 갖고 있으나 경제와 통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보라. 그들은 집권 이후 오늘날까지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이번 선거가 정치개혁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통치경험이 있고 경제전문가들로 구성이 돼 있다. 노동자당은 태생부터 근로자들과 종교계·좌익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되었다. 물론 지금은 노동자출신 인사들이 득세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집권당의 비리관료나 정치인들이 사법적인 제재를 피해간다는 것이다. 룰라 집권 이후 수많은 여권 인사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말만 앞세우고 실제로 통치력을 발휘해보지는 못했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대중선동만을 일삼았을 뿐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를 후퇴시켰다."


- 결선투표에서 룰라 재선이 확정된다면 사민당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반(反)룰라 전선이 형성될 거라는 말들이 있는데,

"우리는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극단적인 행동을 반대한다. 오히려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사법적인 투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선의 결과는 겸허하게 국민들의 선택에 맡길 것이다. 하지만 룰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1992년 국민저항에 의해 사임한 페르난도 콜로르 전 대통령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시간이 증명해줄 것으로 믿는다."

- 브라질 대선이 좌우의 대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전 브라질 대통령이자 우파의 수장이라는 당신이 보기에 좌우 정치노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남미 정치권에서 좌우의 정치적인 개념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룰라도 좌파라고는 하지만 정치와 경제노선은 정확하게 내가 취했던 정치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은가. 브라질 정치권에서 좌우 혹은 급진파 등의 개념은 이미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 됐다. 다만 다르다면 반미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 조찬간담회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과 필자. ⓒ프레시안

- 남미공동시장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주도로 새 판을 짤 태세인데 당신이 보기에 좌파 일색인 남미에서 정권이 바뀐다면 이에 대한 변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룰라가 재집권을 하든 알키민이 당선이 되든 남미공동시장의 기본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남미공동시장의 기본은 각 나라가 정치적인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통합을 이루자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차베스나 키르츠네르 등 이른바 좌파정권과 거리를 두진 않을 것이다."

- 그렇다면 차베스가 추진중인 중남미대륙을 가로지르는 가스관공사는 어떻게 보나.

"너무 거대한 프로젝트이고 아직은 실용적인 면보다는 이상적인 면이 너무 강조됐다. 하지만 불가능한 계획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 차베스의 중남미 통합노선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사민당이 집권을 한다면 브라질의 국영석유를 비롯한 공기업을 민영화할 거라고 밝혔는데,

"국유화가 다 성공한 건 아니다. 브라질은 통신서비스산업 등 민영화 조치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많다. 따라서 나는 개인적으로 브라질 국영석유의 민영화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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