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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언론 우군화 전략' 내부문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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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언론 우군화 전략' 내부문건 공개

대선자금 수사 때 대량광고-협찬 등 물량공세

삼성그룹이 지난 2003년 중반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되던 무렵 언론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언론 우군화 전략'을 세우고 상당액의 예산을 집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그룹은 이 전략에 따라 별도로 책정한 예산을 활용, 각 언론사에 대량광고를 집행하는 한편 각 언론사의 사장이나 편집권을 쥐고 있는 부장급 이상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드럼세탁기, LCD 모니터 등을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제공하는 등 개인 관리도 철저히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 앞두고 광고 대폭 확대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입수해 18일 공개한 '언론계 시사잡지 강화방안'이라는 삼성그룹 내부문서에 따르면, 삼성 그룹은 "언론사 우군화 전략으로 진행되는 신문광고 집행 확대와 함께 이들 언론사에서 발행하는 시사잡지에 대한 광고확대 필요성이 증대"됐다며 주간·월간잡지 16개를 대상으로 2003년 9월부터 2004년 1월까지 5개월간 광고비를 총 10억원 추가 책정하기로 했다.

이 문건을 보면 삼성은 2003년 1월부터 8월까지 13억5600만 원의 광고를 집행했고 9월부터 12월까지는 광고비를 3억2400만 원을 쓸 계획이었으나 이 결정에 따라 이 시기에만 13억2400만 원을 썼다. 당시 광고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었고 본래 삼성이 책정했던 2003년 한 해 월·주간지 총 광고예산이 16억 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삼성이 당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시기적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이 작성된 2003년 8월은 검찰이 대선자금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점으로 삼성이 수사를 앞두고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대량 광고를 통해 언론과의 친밀감을 높이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시 삼성은 검찰 조사 결과 불법대선자금으로 336억 원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검찰은 '이건희 회장의 개인 돈이며 이학수 부회장이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집행했다'는 결론을 내려 이 부회장만 처벌됐다.

각종 협찬과 교환광고 등 '현물지원'도

한편 박영선 의원은 삼성그룹이 각 언론사의 사장이나 논설위원 그리고 부장 등 고위층에게 제공한 전자제품 내역이 담긴 '제품협찬 내역'이라는 문건도 일부 공개했다.

2004년 4월 6일부터 5월 7일까지 열흘 단위로 만들어진 이 3장의 문서를 보면 △4월8일 모 일보의 아무개 논설실장에게 59만3000원 상당의 휴대전화 1대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 4월9일 모 일보 아무개 부장과 국장에게 휴대전화 2대(118만6000원)를 제공한 내역 등이 기록되어 있다. 4월13일 하루에는 모 신문 아무개 사장에게 하우젠 김치냉장고 1대(129만 원), 모 방송의 아무개 부장에게 LCD모니터 1대(60만 원), 모 신문 아무개 사장에게 하우젠 드럼세탁기(129만 원)를 한꺼번에 제공했다. 

삼성은 이 기간동안 모두 19명의 언론사 간부들의 요청을 받아 휴대전화와 세탁기, 김치냉장고,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모두 39점의 전자제품을 '협찬'했다. 협찬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2212만6000원이었다.

이 중 단일 건으로 가장 많은 협찬을 받은 이는 모 뉴스의 아무개 차장으로 세탁기 1대와 29인치 브라운관 텔레비전 1대, 전자렌지 3대, 청소기 3대, MP3플레이어 3대 등이다. 이는 회사의 체육대회 등에 경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 일보 사회부의 경우는 5월7일에 MP3플레이어 7대를 받아가기도 했다.

몇몇 언론들은 교환 광고의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모 신문은 2004년 4월 총 40대의 신문사 편집용 데스크탑 컴퓨터 모니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그 비용을 광고로 처리하기로 했다. 삼성은 총 6240만2000원을 들여 이 신문사에 컴퓨터를 지원했으며 이 신문사는 5~6월 2개월간 총 3회의 광고를 통해 상계 처리했다.

또 삼성은 "모 신문이 기자들의 취재 속보성 차원에서 200대의 휴대폰을 요청"해오자 "대언론 우군화 차원에서 교환광고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 문건에서 삼성은 "모 신문이 직접 당사 특판을 통해 제품을 선 구입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3개월에 걸쳐 광고비로 정산"하는 등 교환광고의 구체적인 방식까지 제시하고 있다.
▲ 박영선 의원실이 입수한 "언론계 시시잡지 강화방안"과 "제품 협찬 내역"이라는 내부 문건.ⓒ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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