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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접촉 제안한 北, '뻔한 주장'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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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접촉 제안한 北, '뻔한 주장' 왜 했나?

대남 '탐색전' 및 대화 재개 시그널인 듯

지난 5월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군사당국 접촉이 북측의 대북 선전활동 중단 요구 등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주장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되자 북한이 회담을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2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10분경까지 2시간여 동안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
  
  남측 수석대표인 문성묵(육군 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이날 오후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측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리측 민간단체에 의한 전단살포 문제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에서의 통행 질서 문제를 제기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선전활동 중단' 합의를 위반하고 의도적으로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개성 및 금강산에서의 통행질서 문제에 대해서는 남측 인사들이 휴대전화나 차량에 부착된 GPS 장비, 남측의 신문이나 잡지 등을 소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남측은 전단을 살포한 민간단체에 자제를 촉구하는 등 재발 방지노력을 한 점을 적극 설명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대해 북측이 이해할 것을 당부했다.
  
  우리측은 대신 남북 경협사업을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군사적 보장에 대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를 위한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팀장은 "남북 양측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군사당국간 협력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번 접촉에서 제기된 사항에 대해 각자 검토한 후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팀장은 접촉 분위기에 대해 "서로 주장을 펼칠 때는 강력히 톤을 높여서 얘기한다"고 말해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음을 시사했다.
  
  또 북측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남측 역시 "우리 국민이 남북관계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로 미사일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건 조성' 의미 해석 분분
  
  북측이 제기한 전단살포 문제는 상호 비방활동을 중단키로 한 2004년 남북 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측의 일부 민간단체가 대북 비난 전단을 뿌렸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로 보인다.
  
  또 개성·금강산에서의 통행 질서 문제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지난달 18일 금강산 방문 도중 북한측 초병과 불필요한 접촉을 하고 일부 금강산 관광버스 내에서 북측에 반입하지 않기로 합의한 일부 품목(서적)이 발견된 사례 등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단살포의 경우 통일부는 지난 1일 황하수 남북회담본부장의 브리핑을 통해 민간단체에 자제를 촉구하며 '성의'를 보인 바 있다. 차 의원 사건의 경우도 일부 논란이 있긴 했지만 군사실무회담을 열어 거론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갑작스럽게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회의를 먼저 제안한 데에는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화 '콘텐츠'에는 처음부터 무관심했던 듯
  
  가장 유력한 분석은 북측이 남측과의 대화를 위한 탐색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측은 지난 7월 3일 전화 통지문을 보내 나흘 뒤인 7일 장성급 군사회담 연락장교 접촉을 제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틀 뒤인 5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자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회담 연기를 통보했다.
  
  이에 북측은 미사일을 발사한 지 3개월 남짓 지난 시점에서 군사회담을 다시 제안할 경우 남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를 살펴봄으로써 남북대화에 임하는 남측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회담을 제안했다는 분석이다.
  
  사실 이번 접촉은 북측이 지난달 28일 "이미 이룩한 군사적 합의와 관련된 문제들을 토의하자"는 모호한 의제를 내걸고 접촉을 제안했을 때부터 남북간 군사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북측의 수석대표가 그간 군사실무회담의 북측 단장을 맡았던 유영철 대좌(대령급)가 아닌 박기용 인민군 상좌(중령과 대령 사이)가 '단장 대리'로 참석했다는 점은 그같은 분석을 뒷받침했고, 실제 회담 내용이 그를 증명했다.
  
  따라서 이번 접촉은 실제 테이블에서 논의된 내용보다는 만남 자체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측이 큰 틀에서 남북 당국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낸 만큼 이를 활용해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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